날씨의 힘이 종교와도 같던 시대부터 원치 않는 날씨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는 현재까지, 예술가에게 관찰되고 재창조된 날씨에 관해 적었다. 소설ㆍ희곡ㆍ건축ㆍ시ㆍ그림 등의 작품을 관통해 그들과 날씨 사이에 변화해온 관계를 엿보고 옮기고 있으며, 저자가 포착한 다양한 장면에는 예술가들의 삶과 감각의 기록이 섬세하게 펼쳐진다.
책소개
고농도 미세먼지로 연일 주의 예보가 들리더니 이젠 북극한파 예보로 난리다. 2030년 즈음 지구에 10년간 소빙하기가 찾아올 것이라는 날씨 경고가 들리고 있는 지금. 지구가 마지막으로 소빙하기를 겪은 것은 약 300년 전의 일이다. 다시 지구에 소빙하기가 찾아오면 300년 전처럼 런던의 템스강이 또 결빙될 것이라고 영국 노섬브리어대 연구팀은 전망했다(템스강은 현대에 들어 결빙된 적이 없다). 템스강이 마지막으로 결빙되었을 당시 상황과 이후의 난리법석(?)이 궁금하다면 이 책의 261쪽부터 흥미로운 도판과 함께 펼쳐지는 ‘잠시 멈춤’한 얼음 나라의 거리에 관해 읽어보고, 소빙하기 때의 참혹한 현실을 더 알고 싶다면 114쪽에서 117쪽을 중심으로 읽어보라. 이 책에는 날씨와 관련한 문학 작품이나 회화 작품, 그리고 예술가의 이야기 외에도 14세기의 한 영지 관리인이 가지고 있던 천둥 예측표, 큰 폭풍과 대범람을 보도하던 17세기의 소책자, 아무도 밖을 쳐다보며 자기가 본 것을 기록하진 않았던 중세에 홀로 날씨를 기록한 최초의 사람 윌리엄 머를이나 17세기 일기 기록자 존 이블린의 기록 등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하다.
“Bloody cold!(얼어죽겠어!)”
영국 문학과 예술을 가로지르는 눈부신 시간 여행
햇살, 비, 바람, 구름, 안개, 서리, 눈보라, 폭풍우, 천둥, 번개, 홍수, 가뭄! 우리 몸과 마음은 어떤 식으로든 매일 날씨를 경험한다. 날씨는 그 영향력 아래에 있는 모든 사람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것이므로 우리를 하나로 엮어 주는 가장 효과적인 끈이기도 하지만, 또한 같은 하늘 아래에서도 각자가 체감하는 느낌은 모두 제각각 다른 것이기도 하다. 저마다 개인적인 기억과 기분으로 날씨를 경험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또 하나, 우리에게 날씨의 어느 한 부분은 작가나 예술가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기도 하다. 그들은 한순간 덧없이 지나가는 날씨에 자신이 어떻게 느끼고 반응했는지 또 날씨의 영향력이 어떤 것인지를 작품에 영원히 기록해놓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걸리버 여행기》로 유명한 조너선 스위프트가 1713년 ‘Bloody cold(얼어 죽겠다)’라는 표현을 처음 사용한 것, 구름 속으로 녹아들고 싶다던 영국 낭만파 시인 퍼시 셸리, 구름을 병에 담아 저장해두고 싶었던 존 러스킨 등등. 이 책에는 날씨를 대하는 예술가들의 각양각색의 태도와 그것이 작품에 미친 영향이 흥미롭게 소개된다. 저자인 알렉산드라 해리스는 고대에서 중세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여러 작가와 예술가의 작품에 영감을 준 작은 디테일은 물론이고 다양한 작품에 대한 각각의 목소리를 놓치지 않고 들려준다.
얼음과 우박 그리고 겨울의 고독…
‘추위’에서 시작된 영문학은 어떤 날씨를 거쳐 왔나
날씨는 엄청난 자연의 힘과 결합하고 포착하기 어렵다는 속성 때문에 거의 모든 문화권의 사람들이 어느 단계에 이르면 날씨를 신성한 것으로 여겨왔다. 구약 성서에 나오는 가장 최악의 벌이 재난을 가져오는 날씨라는 것에서 알 수 있듯 기독교에서 죄지은 인간에게 내려지는 징벌 중 하나가 변화무쌍한 날씨이다. 날씨가 전부 비유적인 의미나 상징으로 쓰이던 시대가 있는가 하면, 강우기에 쓰인 숫자들이 천상의 신들을 모신 신전보다 훨씬 중요하게 여겨지는 시대도 있었다.
이 책의 저자가 시간을 거슬러 떠나는 날씨 여행은 대략 8세기나 9세기에 지어진 것으로 보이는 <방랑자>라는 애가에서 시작하는 연대기이다. 영문학의 시발점은 얼음과 우박 그리고 겨울의 고독과 같은 ‘추위’에서 시작한다. 앵글로색슨 시기의 작품은 겨울에 대한 인식은 비할 바 없이 정교하고 섬세하게 표현된 반면 따뜻함에 대한 관심은 아예 없는 것처럼 보이고 태양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그들의 문학에서 따뜻함은 태양이 아니라 연회장에서 타오르는 실내 불빛이었다.
저자는 축축한 들판과 서리가 내린 초원을 가로질러 두꺼운 안개를 통과하며 독자인 우리를 이끄는데 겨울은 항상 춥고 봄은 항상 화창한 튜더 문학과 번개, 천둥, 폭풍의 기괴한 우주쇼에 매료되었던 엘리자베스 시대를 거쳐 18, 19, 20세기 그리고 현재의 21세기까지, 비할 데 없이 뛰어난 안내자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광범위하지만 혼란스럽지 않게, 수많은 예술 작품을 통과하는 이 멋진 ‘시간 여행’에 독자들은 분명 매료될 것이다.
구름, 하늘, 햇빛 그리고 비를 통해 보여지는
영국 예술과 문학, 문화적 날씨를 담은 한 편의 파노라마
14세기에는 아무도 매일같이 밖을 쳐다보며 자기가 본 것들을 기록하지 않았다. 링컨셔의 한 목사만 제외하면. 링컨셔의 목사 윌리엄 머를은 7년 동안 날씨 일지를 꾸준히 썼는데, 1337년부터 1344년의 날씨 상황을 정확히 기록해놓았다. 17세기의 서리 지방의 목사 윌리엄 엠즈는 작은 공책에 빽빽이 날씨를 적어 놓았다. 현재 윈체스터 대학에 보관된 그의 일기는 인간이 어떻게 날씨와 관계를 맺는지 보여주는 일종의 전환기 기록물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바라보는 모든 것이 기적이다” 윌리엄 쿠퍼의 말이다. 그는 겨울에 대해 진정한 기쁨을 가지고 시를 쓴 최초의 예술가 중 한 사람으로 그에게는 ‘겨울도’ 놀랍도록 아름다운 계절이었다.
“신선한 공기가 없음” 샬럿 브론테가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 그 말은 과장일 수 있다. 제인 오스틴은 날씨가 실제로 우리 삶의 플롯을 구성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고 날씨를 소설 속 인물들의 나날의 삶 속에 끼워 넣었다. 다만 오스틴의 관심은 날씨 자체가 아니라 사람들이 날씨를 겪으면서 벌어지는 일들이었다.
이 책은 소설, 희곡, 건축, 시, 그림, 일기, 편지 등 거의 모든 분야의 문화적 날씨를 담은 한 편의 파노라마와 같은 책으로 수 세기에 걸쳐 다양한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 속에 담긴 그들의 경이로운 감각의 기록들이 약 60여 점의 아름다운 도판과 함께 풍부하게 펼쳐진다.
지은이 | 알렉산드라 해리스
버밍엄 대학교 영문학 교수. 문화 역사가, 작가, 영국왕립학회 연구원. 첫 번째 저서 《로맨틱 모던스 Romantic Moderns》(2010)로 가디언 퍼스트북 상과 서머셋 모옴 상을 수상하며 주목을 받았다. 그 후 많은 에세이와 리뷰를 비롯해서 버지니아 울프에 관한 짧은 전기를 썼다. BBC의 새로운 세대 사상가 열 명 중 한 명으로 선정되어 BBC라디오 3, 4채널의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최근에는 잡지 〈하퍼스 바자〉에 문화적 특색에 관한 글을 기고하고 있으며 현재 옥스퍼드와 리버풀을 오가며 지내고 있다.
옮긴이 | 강도은
서울대학교 철학과 졸업. 산골에서 자급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 쓴 책으로 《없는 것이 많아서 자유로운》, 《꿈꾸는 씨앗 이야기》, 《농사짓는 철학자, 불편한 책을 권하다》가 있고, 번역한 책으로는 《당신은 당신 아이의 첫 번째 선생님입니다》, 《무지개 다리 너머》, 《빵의 쟁취》, 《가만히 끌어안다》, 《엄마 명상》, 《그림책 읽어주는 엄마, 철학하는 아이》, 《발도르프 교육 이해하기》 등이 있다.
목차
들어가는 말 하늘의 거울 9
모자이크 조각 31
제1장
겨울에 얻은 현명함 44
우세함의 형식들 59
영국에 도입된 날씨 요소들 72
풍향계 82
제2장
‘4월이 오면…’ 89
한 달씩 차례로 106
비밀과 신호 126
호랑가시나무 가지 137
왜 세상은 그렇게 되어가는 것일까? 143
제3장
화려함과 기교 151
셰익스피어: 전적으로 완전히 180
제4장
두 명의 분석가 207
하늘과 뼈들 221
밀턴이 느낀 온도 248
잠시 멈춤: 얼음나라의 거리에 관해 261
제5장
방법과 순서 285
진흙으로 추론하기 310
산들바람을 위한 언어 324
날씨에 항거하는 존슨 박사 349
매일매일 360
제6장
새뮤얼 콜리지와 폭풍우 386
워즈워스: 날씨의 친구 403
비행: 구름나라에서 415
제7장
하늘에 떠 있는 셸리 442
존 키츠의 고요함 454
존 클레어의 달력 471
윌리엄 터너와 태양 477
제8장
하늘의 친구들 493
똑, 똑,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 515
다양한 색조의 음울 536
황갈색 시절의 러스킨 558
무덤에 떨어지는 비 570
제9장
밝고 환한 신세계 583
회색이라는 기준 622
너무 많은 날씨 665
홍수 698
옮긴이의 말 705
참고문헌 710
그림출처 722
제명출처 727
색인 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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