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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의 여정 = Journey to contemporary art : 사실주의에서 포스트모더니즘까지 미술은 인간과 사회를 어떻게 만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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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구기호609/김94ㅎ;2019
  • 저자명김현화 지음
  • 출판사한길사
  • 출판년도2019년 3월
  • ISBN9788935668083
  • 가격29,000원

상세정보

현대미술은 회화의 전통적 역할에서 빠져나와 붓질과 같은 물성을 드러내는 사실주의로 시작됐다. 진보•발전을 꿈꾸던 모더니즘은, 참혹한 세계대전 이후 포스트모더니즘으로 향한다. 칸딘스키 등 모더니즘 작가가 대중을 이끄는 리더였다면, 예술로 돈을 벌고자 하는 제프 쿤스는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서 영웅이다. 이처럼 ‘현대미술이 언제, 어떻게, 왜 생성되었는가’라는 질문에 관해, 현대미술의 여정을 다각적으로 고찰하고 그 방점을 ‘상호작용’에 두어 답한다. 현대미술이 세상과 동떨어져 독자적으로 발전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시대 표현에 매몰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러한 맥락의 이해를 도와, 기괴 혹은 난해하다고 생각될 현대미술에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해준다.

책소개

[사실주의와 모더니즘]


쿠르베와 마네의 모더니즘

서양미술사에서 순수미술은 상류층의 전유물이었다. 민중을 위한 회화 전시는 금지되었고, 미술의 주제도 지배층이 선호하는 위대한 장군의 전투, 종교, 신화 등이었다. 하지만 쿠르베는 상류층의 취향이 아니라 민중의 일상에 초점을 맞췄다. 쿠르베는 “평범한 민중의 일상이 회화의 진실이 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의 자유로운 붓질과 순수한 색채는 프랑스혁명의 자유사상을 반영했다.

쿠르베가 주제의 변화를 주도했다면 에두아르 마네(Edouard Manet, 1832-83)는 미술양식과 회화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주도했다. 마네는「올랭피아」를 발표하면서 젊은 모더니즘 미술가들의 리더로 떠올랐다.

비슷한 시기 ‘살롱’에 출품되었던 「비너스의 탄생」은 ‘요정 같은 누드’ ‘우윳빛 피부가 반짝이는 누드’ 등 서양미술사의 오랜 전통을 충실히 따랐다. 하지만 「올랭피아」에서 마네는 디테일을 생략하고 음영을 흐리게 처리하면서 캔버스 표면의 평면성을 강조했다. 꽃다발도 정교하게 그리지 않고 가벼운 붓질로 노랑, 파랑, 빨강 등 여러 색의 물감을 써 물질성을 강조했다. 이로써 마네는 누드의 신화성을 제거하고 옷을 벗고 침대에 누워 관람객을 빤히 쳐다보는 현실의 여인을 보여주었다. 또한 마네는 아프리카 식민지에서 건너온 흑인 하녀를 등장시켜 근대사회의 단면을 드러낸다. 침대 위의 검은 고양이는 성적 문란함의 상징으로 근대사회 들어 문란해진 성적 가치관을 표현한 것이다.


다리파의 등장

20세기 들어 유럽사회는 급변했다. 자본가와 노동자의 대립이 심해지고, 사회구조의 불합리성에 폭발한 청년들의 저항으로 사회는 들끓고 있었다. 미술에서도 이러한 저항을 표출하는 운동이 전개되었고, 1905년 독일 드레스덴(Dresden)에서 청년들의 이런 욕구가 반영된 다리파(Die Brucke)가 조직되었다.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다리파의 대표주자 에른스트 키르히너(Ernst Kirchner, 1880-1938)는 주저 없이 참전했다. 그는 제1차 세계대전이 부르주아의 부도덕과 부패로 가득 찬 세상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세계를 건설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가 목격한 것은 전쟁의 참혹함이었다.

키르히너는 1913년 신경쇠약으로 조기제대했다. 스위스에서 지내면서 점차 건강을 회복했으나 1933년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 1889-1945)가 개최한 ‘퇴폐미술전’에서 퇴폐미술가로 낙인찍혔다. 절망한 키르히너는 결국 자살함으로써 현실의 고통에서 벗어났다.


[추상표현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


드리핑 기법의 탄생

미국의 젊은 미술가들은 유럽에서 건너온 초현실주의와 그리스·로마 신화 그리고 정신분석학에 관심을 보였고, 미국미술의 고유성과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아메리카 원주민의 문화예술을 탐색했다. 

잭슨 폴록(Jackson Pollock, 1912-56)은 피카소의 후기작업과 초현실주의의 형식 및 기법을 아메리카 원주민의 토템양식과 연결해 본능적이고 격렬한 고유의 양식을 완성했다. 대표적인 작품이 「남과 여」다. 폴록은 이런 토템적 미술이 대상의 외적 형태에 구속되지 않기 때문에 주제와 관련된 이미지를 독특한 기호로서 자유롭게 창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암늑대」는 로마를 건국한 로물루스(Romulus)와 레무스(Remus)가 암늑대의 젖을 먹고 자랐다는 건국신화를 떠올리게 한다. 이처럼 폴록의 초기 작품에는 문학적 스토리와 상징적 은유가 들어 있다.

이후 작업에서 문학적 요소를 제거하고 물질성과 평면성을 극대화하는 데 몰두하던 폴록은 붓에서 뚝뚝 떨어지는 물방울이 캔버스에서 스스로 형태를 만들어나간다는 것을 발견한다. 폴록의 드리핑(Dripping) 회화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폴록은 붓, 이젤, 팔레트 같은 전통적인 화구를 버리고 삽, 막대기 등 여러 도구를 활용해 드리핑을 시도했다. 그는 이젤 위에 캔버스를 올린 채 붓으로 그림을 그리는 관습을 거부하고 못, 집게 등으로 화폭을 바닥에 고정한 후 그 주변을 뛰거나 천천히 걸으면서 물감을 뿌렸다. 이렇게 우연히 발생한 형상 자체가 작품이 되었다. 폴록은 제스처의 즉흥성을 예술의 정체성으로 삼은 것이다. 그는 우연성, 객관성, 중립성을 강조하기 위해 작품제목 「No.1」(1948), 「No.5」(1948)처럼 번호로 지었다.


포스트모더니즘의 등장

포스트모더니즘은 모더니즘을 계승한다는 의미보다는 ‘탈’(脫), ‘극복’이라는 대립의 의미가 더 강하다. 포스트모더니즘은 해체(Deconstruction)이론을 바탕으로 한 후기구조주의에서 촉발되었으며, 주류에서 소외되었던 학생, 여성, 흑인 그리고 제3세계가 주체적인 목소리를 내는 계기가 되었다.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 미술가들은 대중매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미술의 장르를 해체하고 융합하려 했다. 그들에게 회화의 제1원칙은 ‘복제와 차용’이었다.모더니스트들이 하나의 양식을 창조하기 위해 규범, 질서, 법칙 등을 만들고자 했다면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은 전통과 과거의 역사 속에서 인류의 위대함을 찾았으며 차용과 개작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팝아트와 페미니즘 미술

미술사에서 페미니즘 논의의 시발점은 미술사학자 린다 노클린(Linda Nochlin, 1913-2017)이 1971년에 발표한 「왜 위대한 여성 예술가는 없었는가」라는 글이다. 페미니즘 미술가들은 미술이 여성을 남성보다 사악하게 묘사하거나 성적 대상으로만 묘사하면서 여성을 열등한 존재로 표현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올랭피아」도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바라보는 남성의 시각이 개입되어 있고 풍속화도 여성은 순종적이고 현명한 아내이거나 남성을 치명적인 파탄으로 몰고 가는 팜므파탈로 표현하고 있다. 

주디 시카고(Judy Chicago, 1939- )가 「디너 파티」에 초대한 여성들이 활동한 시기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다양하다. 각 자리에는 여성의 얼굴 대신 음부 모양의 도자기가 놓여 있다. 이는 여성의 몸에 관한 편견에 정면으로 대항하는 것이었다. 삼각형 식탁은 여성의 음부를 떠올리게 하는 동시에 삼위일체를 상기시키는데 이는 자연스럽게 「최후의 만찬」과 연결된다. 전통적으로 여성은 식탁에 앉아 중요한 얘기를 나누기보다는 음식을 준비하는 역할을 맡아왔고, 만찬의 주빈은 남성이었다. 시카고는 이런 여성의 역할에 대한 관습을 전복하고자 했다. 

주디 시카고(Judy Chicago, 1939- )가 「디너 파티」에 초대한 여성들이 활동한 시기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다양하다. 각 자리에는 여성의 얼굴 대신 음부 모양의 도자기가 놓여 있다. 이는 여성의 몸에 관한 편견에 정면으로 대항하는 것이었다. 삼각형 식탁은 여성의 음부를 떠올리게 하는 동시에 삼위일체를 상기시키는데 이는 자연스럽게 「최후의 만찬」과 연결된다. 전통적으로 여성은 식탁에 앉아 중요한 얘기를 나누기보다는 음식을 준비하는 역할을 맡아왔고, 만찬의 주빈은 남성이었다. 시카고는 이런 여성의 역할에 대한 관습을 전복하고자 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저자가 『현대미술의 여정』에서 강조하는 것은 ‘상호작용’이다. 현대미술은 세상과 동떨어진 채 독자적으로 발전하지 않았고, 시대를 표현하는 것에 매몰되지도 않았다. 마네는 자유로운 붓질로 캔버스 표면의 평면성을 강조하면서도 부르주아의 부도덕한 성생활을 꼬집었으며, 폴록은 아메리카 원주민의 토템양식으로 ‘미국적’ 정체성을 표현하면서도 드리핑 기법을 개발해 제스처의 즉흥성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 

현대미술의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소변기에 서명한 후 전시한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 1887-1968)의 행위나 추상표현주의가 더 이상 기괴하게, 또 난해하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현대미술의 여정』이 현대미술을 공부하는 전공자뿐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도움을 주기 바라는 이유다.


지은이 | 김현화

프랑스 파리 제1대학에서 미술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19년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 미술대학 회화과 교수로 미술대학 학장, 숙명박물관 관장을 역임했다. 서양미술사학회 회장, 한국연구재단 문화융복합단 책임전문위원,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운영위원 등으로 활동했으며 현재 정부서울청사 미술품 전시, 운영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20세기 미술사: 추상미술의 창조와 발전』(한길아트) 『성서 미술을 만나다』(한길사) 등이 있고, 주요 논문으로는 『하이퍼리얼리즘, 20세기의 눈속임(Trompe-l’oeil): “나는 너의 거울이 될 거야”」 「민중미술: 「원시(原始)를 꿈꾸다」, 바타이유(G. Bataille)와 루카치(G. Lukas) 사상으로 접목 고찰」등이 있다.



목차

현대미술의 여정


제1부 리얼리즘의 태동과 자포니즘

1. 사실주의, ‘전통에서의 이탈’

1. 쿠르베와 사실주의 

2. 사실주의와 시대적 배경 

3. 사생교육과 바르비종 화파


2. 인상주의와 모더니티

1. 마네와 모더니티

2. 인상주의 화가들, 모네와 드가 

3. 인상주의와 정치, 경제, 미술의 만남 


3. 신인상주의와 후기인상주의, ‘본질을 향하여’

1. 제3공화국의 출범과 인상주의의 극복 

2. 신인상주의, ‘색채의 광학적 효과’

3. 후기 인상주의, 세잔, 반 고흐, 고갱


4. 파리 근대사회, 근대미술, 자포니즘

1. 19세기 파리화단과 자포니즘 

2. 인상주의 미학과 우키요에 


제2부 표현주의에서 초현실주의

1. 20세기 최초의 미술운동, 야수주의와 다리파

1. 야수주의와 마티스 

2. 독일표현주의와 다리파 


2. 큐비즘, ‘공간과 시간의 동시성’

1. 피카소, ‘큐비즘의 화신(化身)’ 

2. 큐비즘의 시작과 전개 

3. 들로네와 레제, ‘큐비즘과 현대성’ 

4. 미래주의, ‘큐비즘의 확산’


3. 추상미술의 탄생과 전개

1. 청기사파(Der Blaue Reiter)와 칸딘스키

2. 몬드리안과 드 스틸 그룹 

3. 러시아 아방가르드 미술, 절대주의와 구축주의 


4. 다다이즘과 초현실주의, ‘반反미술과 환상’

1. 다다이즘의 출현과 전개 

2. 뒤샹의 다다이즘 

3. 초현실주의, ‘초현실의 세계를 향하여’


제3부 추상표현주의에서 포스트모더니즘

1. 제2차 세계대전 이후, 1950년대 미국미술

1. 추상표현주의와 액션페인팅

2. 색면주의, ‘색채의 숭고를 향하여’ 


2. 미술, 산업사회, 대중문화의 결합

1. 팝아트, ‘순수미술과 대중문화의 결합’

2. 미니멀리즘과 포스트미니멀리즘 

3. 하이퍼리얼리즘, ‘카메라의 눈과 구상회화’ 


3. 포스트모더니즘 미술의 특징과 전개

1. 창조에서 차용으로

2. 신표현주의, ‘구상과 서술성의 재등장’ 

3. 낙서화, 페미니즘, 네오지오

‘중심에서 주변부를 향하여’ 


옮긴이주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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