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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클라우드 14)클로드 모네 : 빛과 색으로 완성한 회화의 혁명

  • 청구기호653.26/허192ㅁ
  • 저자명허나영 지음
  • 출판사아르테
  • 출판년도2019년 11월
  • ISBN9788950984458
  • 가격18,800원

상세정보

모네의 그림을 예쁜 그림으로 받아들이는 오늘 우리에게, 19세기 후반 당시 ‘빛’으로 혁명을 일으켰던 파리부터 르아브르까지 직접 찾아가 작품과 함께 모네 삶에서의 깊은 이해를 제안한다. 모네의 생애와 예술을 그가 집요하게 탐구했던 하루의 빛, 여명•일출•아침 햇살•정오•오후의 태양•노을로 대입해 소개하는 기획은 그에게 더없이 잘 어울린다.

책소개

미술사의 흐름을 뒤바꾼 인상주의 혁명

그 시작과 끝에 ‘빛과 색을 쫓는 사냥꾼’ 모네가 있다

빛의 인상을 쫓는 여정을 시작한 르아브르 해안에서

구세대 미술에 도전장을 내민 파리를 거쳐

대표작 〈수련〉을 피워낸 지베르니 정원까지

빛으로 가득한 모네의 화실을 찾아 나서다


인상주의자 모네의 ‘예쁜 그림’에 담긴 아방가르드 정신

회화가 나아갈 길에 새로운 빛을 제시한 그의 삶과 예술로의 여행

프랑스의 근대를 대표하는 건축물이 에펠탑이라면, 미술에는 인상주의 회화가 있다. 둘 다 19세기 후반 파리에서 탄생했고, 처음 발표된 당시에는 비난을 받았지만 결국 예술사에서 확고부동한 가치와 위상을 차지하게 되었다. 만국박람회를 통해 에펠탑이 세상에 첫 선을 보인 1889년에 모네는 로댕과 함께 각각 프랑스를 대표하는 화가와 조각가로서 2인전을 열었다. 르누아르, 드가 등 동료 화가들과 의기투합해 첫 인상주의 전시를 열고 〈인상, 해돋이〉를 발표한 지 꼭 15년만이었다. 그 후로 현재까지 모네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사랑받는 화가 중 한 명으로 남아 있다. 모네와 인상주의를 주제로 한 전시는 거의 예외 없이 성황을 이루고, 2019년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는 모네의 1890년작 〈건초더미〉가 낙찰가 신기록을 세웠다.

모네가 이토록 큰 인기를 누리는 이유는 무엇보다 그의 그림이 대중에게 ‘아름답다’고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과연 우리가 그의 작품을 오늘날의 시각에서 그저 ‘예쁜 그림’으로만 봐도 좋은 것일까? 1874년에 〈인상, 해돋이〉를 보고 루이 르루아가 내린 ‘인상밖에 없는 그림’이라는 평가는 명백한 조롱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 자크 루이 다비드로 대표되는 신고전주의 회화를 모범으로 삼는 아카데미와 살롱의 기준에서 이 그림은 아름답기는커녕 모자라도 한참 모자란 그림이었다. 모네는 기존 회화가 추구하던 이상화된 형태와 색, 실제의 환영을 만들어내는 원근법을 벗어던지고 자신의 눈에 보이는 그대로의 ‘인상’을 그렸다. 안개 낀 날과 맑은 날 센강의 물빛이 다르고, 공기와 햇빛의 질에 따라 그림자조차 수백 혹은 수천 가지 다른 색을 띤다. 오늘날 우리에게 너무도 당연한 이런 시각적 차이를 그림으로 구현한 최초의 화가들이 모네와 인상주의자들이다. 이들의 새로운 시도는 아직 옛것에 얽매인 당대의 대중과 평단으로부터 외면당했지만, 결국 역사는 모네와 인상주의의 손을 들어주었다.

기존 주류 미술에 대항해 시대를 앞선 새로운 미술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인상주의는 혁명이고 아방가르드다. 이 혁명을 모네는 ‘빛’과 ‘색’으로 이루어냈다. 그는 자신의 눈에 실제로 보이는 자연의 빛을 그린다는 신념을 고수했다. 그가 말년에 시력을 잃어가면서 그린 작품들에 나타난 왜곡된 형상과 색채조차 그의 자의적인 해석이 아니라 그의 눈에 비친 세상의 모습과 같았다고 한다. 모네는 천재라기보다는 예민한 시각과 감수성의 소유자였으며, 빛과 색에 관한 그의 집요한 탐구는 마치 스테인드글라스를 조각하는 장인과 같았다. 모네의 발자취를 쫓는 이 책은 불가해하리만치 집요한 그 열정의 세계를 조금이나마 가까이에서 이해해보려는 시도다. 그가 어린 시절을 보낸 르아브르에서부터 본격적인 화가 생활을 시작한 파리를 거쳐 아르장퇴유, 베퇴유, 루앙, 지베르니 등으로 이어지는 여정 속에서 저자 허나영은 종종 멈춰 서서 화가이자 한 인간으로서 모네의 삶과 예술을 추동한 것이 무엇이었는지 곰곰이 헤아린다. 르아브르 바닷가에서는 화가의 길을 반대했던 아버지의 유산을 정리하기 위해 한창 인상주의 전시 준비로 바쁜 와중에 이곳을 찾은 그의 심경을 상상해보고, 파리 생라자르역의 철골 지붕을 바라보며 삶의 무게와 이루고 싶은 꿈 사이에서 우리와 별반 다를 바 없이 분주하고 고단했던 그의 30대를 돌아본다. 첫사랑이었던 아내 카미유를 떠나보낸 뒤 새로운 사랑 앞에서 주저하던 마음과 그럼에도 끝내 그 사랑을 지켜낸 용기까지, 이 책에는 모네의 그림만큼이나 다채로운 빛깔을 띤 그의 인생이 담겨 있다.


시대의 인상을 넘어 회화의 현대성을 포착하다

저자는 모네의 삶과 예술을 이끈 두 가지 배경을 19세기 파리 사회와 미술사의 흐름에서 찾는다. 프랑스혁명으로 주춤했던 산업혁명과 자본주의 경제 발달이 본격화된 19세기 중후반의 파리는 ‘모던’이라는 구호 아래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면에서 격렬하고 급속한 변화를 겪고 있었다. 오스만 남작의 도시 개조 프로젝트에 따라 무질서한 중세도시가 현대도시로 탈바꿈하고, 새로운 교통수단인 기차가 프랑스 전역을 핏줄처럼 연결했다. 사회의 중심 세력으로 떠오른 신흥 부르주아들은 시누아즈리나 자포니즘 같은 이국적인 문물에 환호했다. 달라진 생활 방식은 세상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요구했고, 이를 재빠르게 캔버스에 담아낸 것이 모네를 비롯한 인상주의자들이다. 이들의 그림은 한마디로 유행을 담은 그림이었다. 특히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이르는 평화와 번영의 시기인 ‘벨 에포크’가 모네의 작품 속 화려한 색채로 나타났다. 모네 자신의 삶 역시 이 시기에 전성기를 맞이했다. 그가 지베르니에 정착해 정원을 가꾸며 〈수련〉 연작을 그리던 무렵, 인상주의는 프랑스를 넘어 전 유럽과 미국에서 인기를 끌며 그에게 부와 명성을 안겨주었다.

회화가 신화, 종교, 역사 같은 고전적인 소재에서 벗어나 일상과 현실에 주목하게 되면서, 화가들이 이젤을 들고 화실 밖으로 나가게 된 것도 19세기의 일이다. 사실주의 운동을 이끈 쿠르베, 농민의 삶과 자연을 다룬 바르비종파 화가들, 야외에서 자연을 직접 보고 느끼며 그리라는 가르침을 준 부댕과 용킨트 등이 모두 모네의 스승이자 선배다. 이 같은 경향은 좀 더 앞선 시기에 영국에서 터너와 컨스터블의 풍경화로 나타났고, 모네는 프로이센·프랑스전쟁을 피해서 간 런던에서 터너의 그림을 접하고 깊은 영향을 받았다. 새로운 미술을 향한 시대적 흐름은 이미 형성되고 있었고, 모네는 그 흐름을 예민하게 포착하여 이에 부응하기 위해 뜻이 맞는 동료와 후원자 들을 모아 인상주의라는 본격적인 길을 냈다. 그 길을 타고 회화는 대상에 대한 정형화된 재현에서 예술가의 주관적인 표현이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진입한다. 미국의 모더니즘 비평가 그린버그는 인상주의가 이미 지나간 세대의 미술이 되어버린 1950년대에 모네의 현대성을 재발견했다. 특히 색으로 가득한 평면에 가까워진 모네의 후기 작품들이 회화라는 매체의 정체성을 잘 드러낸다고 보았고, 인상주의를 현대미술의 출발로 평가했다.


빛과 색으로 가득한 거대한 평면, 대장식화 〈수련〉의 탄생

흔히 ‘빛의 화가’라고 불리는 모네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두 개의 키워드는 ‘덮개’와 ‘연작’이다. 루앙대성당을 그릴 때 그는 성당이라는 대상 자체가 아니라 대상과 자신 사이에 있는 덮개를 그린다고 했다. 공기, 바람, 안개, 온도, 습기, 시간 그리고 빛과 같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우리 눈에 쉽게 지각되지 않던 것들이 모네의 그림을 통해 비로소 선명하게 드러났다. 그런데 덮개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날씨와 시간에 따라 매 순간 달라지기 때문에 이를 담기 위해 그의 작품들은 자연스럽게 연작 형식으로 발전했다. 에트르타 해안에서 모네와 어울렸던 모파상에 따르면, 그는 하늘의 변화에 따라 여러 개의 캔버스를 바꿔가며 그림을 그렸다. 이는 건초더미나 런던의 국회의사당을 그릴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빛과 색을 쫓는 사냥꾼처럼 순간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지는 인상을 포착하는 데 평생을 바쳤다.

빛과 함께 모네 미학의 핵심을 이루는 또 하나의 주제는 ‘물’이다. 말년에 그는 화가보다 정원사라는 이름이 어울릴 정도로 지베르니의 정원을 가꾸는 데 정성을 쏟았다. 특히 연못을 중심으로 한 물의 정원은 그 자체로 살아 숨 쉬는 작품이자, 대장식화 〈수련〉 연작의 모티브가 된 곳이다. 이 연작의 진정한 주인공은 사실 수련이 아니라 수련이 떠 있는 연못의 수면이다. 모네는 여타의 대상을 모두 밀어내고 오로지 거대한 수면만으로 캔버스를 가득 채웠다. 〈수련〉이 전시된 오랑주리미술관에 들어서면 관람객들은 물과 빛으로 이루어진 덮개에 감싸이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는 그림뿐 아니라 전시 공간까지도 그의 의도대로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마치 꽃의 수족관에 들어온 것처럼 느껴지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그는 둥근 벽으로 둘러싸인 타원형 전시실을 주문하고 그에 맞는 그림을 제작했다. 평론가 앙드레 마송은 모네를 미켈란젤로에 빗대어 오랑주리미술관을 ‘인상주의의 시스티나성당’이라고 불렀다. 기념비적인 크기와 함께 한 시대를 대표하는 작품이 놓인 공간이라는 점에서 매우 적절한 비유다.


86세로 삶을 마감한 모네는 한 미술 사조의 시작과 끝을 모두 함께한 드문 인물 중 하나다. 인상주의라는 혁명을 시작하고 그 ‘마지막 생존자’가 된 모네는 말년에 시력을 잃어가면서도 붓을 놓지 않았다. 덕분에 그의 평생에 걸친 예술적 탐구의 집약체이자 그것을 뛰어넘어 현대미술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대장식화 〈수련〉이 우리 앞에 놓이게 되었다. 그는 자신의 눈에 보이는 것만을 그리고자 했지만, 그 집요한 탐구의 끝에서 우리가 볼 수 없는 것을 그리는 화가가 되었다. 그의 작품에 드러난 표면적인 아름다움 그 이상을 발견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이 책과 함께하는 여정이 또 다른 영감과 울림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모네의 그림은) 우주를 지각하는 우리의 능력을 더욱 깊고 정교하게 만들어준다”

-조르주 클레망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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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 허나영

시각예술기획 인의 대표이며, 비평과 전시·포럼 기획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홍익대학교 예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미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목원대학교와 서울디지털대학교에서 가르치고 있으며, KBS 과 국립현대미술관 등 다양한 매체와 공간에서 대중 강연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지은 책으로 『이야기로 엮은 서양 미술사』『이중섭, 떠돌이 소의 꿈』『그림이 된 여인』 『키워드로 읽는 현대미술』 『화가 VS 화가』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아트폼즈』 『꼭 읽어야 할 예술비평용어 31선』 등이 있다. 그 외 국립현대미술관 웹진 《아트뮤》, 삼성카드 《매거진 O》 등 여러 매체에 미술 관련 글을 기고했다.



목차

PROLOGUE 빛이 가득한 모네의 화실을 찾아 나서다


01 여명 - 노르망디 바닷가에 이젤을 세우다

02 일출 - 미래를 향해 달리는 도시와 화가들

03 아침 햇살 - 인상주의자의 탄생

04 정오 - 두 번의 죽음을 넘어서

05 오후의 태양 - 지베르니에서 맞이한 벨 에포크

06 노을 - 〈수련〉, 꿈의 완성


EPILOGUE 아방가르드의 상징이 된 인상주의


모네 예술의 키워드

모네 생애의 결정적 장면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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