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후반 이래 출현한 동시대 큐레토리얼 담론을 상세히 분석했다. 큐레이팅 분야에 일어난 주요 변화를 조명하고, 큐레이팅과 예술이 서로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설명했다. 특히 여기서 생산된 전시•연구 관련 자료, 저자가 직접 수집한 인터뷰 등 광범위한 자료를 분석한 명료한 정리와 그에 따른 영향•의미의 고찰이 눈여겨 볼만하다.
책소개
큐레이터, 큐레이팅, 큐레토리얼, 큐레이션, 큐레이터십…
오늘날 흔히 쓰이는 큐레이터와 관련된 자기과잉적 용어는 어떻게 생성된 것일까?
큐레이팅이란 무엇이고 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문화 현장에서 큐레이터는 왜 주목받게 된 것일까?
『동시대 큐레이팅의 역사: 큐레이팅의 문화, 문화의 큐레이팅』(이하 『동시대 큐레이팅의 역사』)은 동시대 예술을 실천하는 이들이 연대하여 만든 출판사이자 플랫폼인 더플로어플랜(The Floorplan)의 첫 책이다. 2019년 10월 국내 출간된 이 책은 2012년 엠아이티프레스(MIT Press)에서 발간되어 전 세계적으로 널리 호평받은 미술이론서이다. 『동시대 큐레이팅의 역사』는 오늘날 편재한 큐레이터 관련 용어와 실천의 사용과 활용을 비추어 보며, 미술계에서 시작된 큐레이팅이 문화 전반에 미친 영향과 큐레이터가 주목받게 된 이유를 통시적∙공시적 관점으로 살펴본다. 독립적 큐레이터십이 등장한 1980년대 후반 이후 동시대 큐레이팅에서 발생한 주요 변화는 큐레이터십의 이해에 커다란 변화를 불러왔다. 이 책은 지난 30여 년 동안 큐레이팅 분야에 일어난 주요 변화를 조명하고, 큐레이팅이 어떻게 예술을 변화시켰고 예술이 어떻게 큐레이팅을 변화시켰는지 설명하며, 문화에서 큐레이팅의 역할을 고찰한다.
큐레이터는 ‘돌보다’라는 뜻의 라틴어 ‘쿠라(cura)’에서 유래한 말이다. 과거에는 전문 지식을 가지고 미술관 컬렉션을 관리하는 이를 의미했다. 그렇지만 큐레토리얼 실천과 담론의 진화를 통해 큐레이터는 예술 활동과 유사한 창조적 활동을 하는 집단으로 이해되기 시작했다. 『동시대 큐레이팅의 역사』는 1987년을 구체적 변화의 시작점으로 보며 오늘날까지의 큐레이터십의 역사를 개관한다. 이 시기는 전시된 예술작품을 통해서라기보다 일시적 이벤트인 전시를 통해 예술의 일차적 경험이 이뤄진다고 인식하게 된 때이며, 큐레이팅을 학구적 연구가 가능한 영역으로 보게 된 시점이다. 그 예로 이 시기에 그룹전 형식은 동시대 큐레이팅의 지배적 유형이 되었고, 1987년 프랑스 그르노블의 국립 예술•문화 센터 마가쟁(Magasin)에서 유럽 최초의 석사 과정 큐레토리얼 교육 프로그램 ‘에콜 뒤 마가쟁(École du Magasin)’을 시작했으며, 미국 뉴욕의 휘트니 미술관(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부속 미술사•박물관학 교육 프로그램이 ‘큐레토리얼과 비평학(Curatorial and Critical Studies)’으로 개칭되었다. 다시 말해 미술관 컬렉션을 관리하는 직무를 넘어 큐레이터십을 독립적이고, 비평적으로 개입하며, 실험적 형식을 시도하는 전시 기획으로 이해하게 된 중요한 시점이다. 또한 1987년 이후는 큐레이터에게 새로운 시장을 열어 준 글로벌 규모의 동시대 미술 전시와 비엔날레가 증가한 시기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큐레이팅 분야의 이러한 주요 변화와 현상을 세 개의 장(章)으로 나누어 다루었다.
제1장 ‘큐레토리얼 담론의 생성’에서는 1960년대 이래 전시 기획의 간략한 역사를 들여다본다. 전통적 미술 매체인 회화나 조각과 달리 개념을 매체로 활용하는 개념미술의 발전과 함께 큐레이터십은 새로운 예술을 경험하는 방법을 구조화했고, 예술이 만들어지고 관객과 소통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이 장에서는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초반까지 하랄트 제만(Harald Szeemann)과 같은 선구자적 독립 큐레이터가 큐레이터십을 예술의 생산과 개념화를 구성하는 것으로 인식을 전환시킨 사례를 살펴본다. 이어서 1980년대와 1990년대에 이르러, 그룹전 형식의 저자가 된 큐레이터의 상(像)을 조명한다. 1980년대 후반 ‘큐레이팅한다(to curate)’는 동사가 출현하면서 큐레이팅된 전시와 함께 ‘큐레이팅’이 예술 생산 과정에서의 주도적 참여 방식이 된 변화를 설명한다. 이 시기에 큐레이팅된 전시는 특유의 스타일과 자기표현(self-presentation) 방법을 보여 주고, 주로 전반적 큐레토리얼 틀 안에서 보편적 서사를 제시해 예술의 주관적 ‘새로운 진실’을 구축하는 큐레이터를 선보였다.
제2장 ‘비엔날레 문화와 글로벌화된 큐레토리얼 담론의 출현’에서는 일부 큐레이터가 유례없는 대중적 관심을 받게 된 현상과 1990년대 새로운 비엔날레 급증과의 영향 관계를 조사하고, 글로벌 전시와 함께 변화한 큐레토리얼 서사를 조명한다. 특히 동시대 전시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 세 가지 전시인 장위베르 마르탱(Jean-Hubert Martin)과 마크 프랜시스(Mark Francis)의 《지구의 마술가들(Magiciens de la terre)》(1989), 오쿠이 엔위저(Okwui Enwezor)의 도큐멘타(Documenta) 11 (2002), 프란체스코 보나미(Francesco Bonami)가 기획한 제50회 베니스 비엔날레 《꿈과 갈등: 관객의 독재(Dreams and Conflicts: The Dictatorship of the Viewer)》(2003)를 살펴본다. 이를 통해 큐레이팅이 주변부와 중심부, 글로벌리즘과 글로벌라이제이션(globalization), 지역과 국제성, 혼종성과 파편화의 변증법 관련 논의에 어떻게 기여했는지 서술한다. 또한 1990년대 급증한 대규모 전시에서 단독 저자의 기획이 지닌 불완전성이 발견되었는데, 이 장에서는 이로 인해 발생한 집합적•상호적 형태의 큐레이팅 모델을 설명한다.
제3장 ‘예술적 실천 매체로서의 큐레이팅’은 ‘예술가로서의 큐레이터’란 개념의 등장, 큐레토리얼 실천과 예술적 실천 간의 통합, 그로 인해 발생한 이해관계의 갈등을 보여 준다. 이러한 변화 과정에서 큐레이터십이 어떻게 동시대 미술 분야에서 자기표현의 형식이 되었는지, 전시 기획이 이제는 협업적 제작을 위한 대화적•교육학적•담론적 접근을 포괄하는 확장된 분야로 이해되는지 면밀히 살펴본다.
최근 발간된 대부분의 큐레이팅 관련 서적들은 큐레이터의 사변적 에세이나 인터뷰를 통해 큐레이팅을 설명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와 달리 『동시대 큐레이팅의 역사』는 동시대 큐레이팅에서 생산된 광범위한 자료(기념비적 전시, 전시 도록, 동시대 미술과 미술관 디스플레이에 관한 문헌, 큐레토리얼 실천에 관한 선집, 동시대 미술 잡지와 학술지에 실린 큐레이팅 관련 논의, 학회 자료, 동시대 큐레이터의 인터뷰 등)를 분석해 큐레토리얼 실천의 변화를 명료하게 정리하고 그에 따른 영향과 의미를 고찰한다. 따라서 『동시대 큐레이팅의 역사』는 지난 30여 년간 큐레이팅이 예술의 개념을 어떻게 생산하고, 구성하고, 강화하고, 이해하도록 도왔는지 조명한다. 또한 스스로를 끊임없이 규명하여 재창조하는 큐레이팅의 문화가 어떻게 형성되었고, 오늘날의 문화 현장에서 큐레이터가 어떻게 무대 위 중심에 서게 되었는지 이해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지은이 | 폴 오닐
아일랜드 출신 큐레이터이자 예술가, 저술가, 교육자이다. 지난 20여 년간 리서치 기반의 큐레이터로서 전 세계에서 60개 이상의 큐레토리얼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데 아펠(De Appel), 아일랜드 더블린의 크리에이티브 아트 & 미디어 석사 프로그램(GradCAM), 영국 런던대학교 골드스미스(Goldsmiths) 등 유럽과 영국의 유수한 교육 기관에서 큐레토리얼 실천과 공공 미술, 전시사(史)를 가르치는 학자로 활동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미국 뉴욕의 바드대학교(Bard College) 석사 프로그램 CCS(Center for Curatorial Studies) 디렉터로 일했고, 현재 핀란드 헬싱키에 위치한 큐레토리얼 에이전시 퍼블릭스(PUBLICS) 디렉터로 재직 중이다. 동시대 미술에 관한 저술 활동을 활발히 하며 「애프터올(Afterall)」에 실린 전시사 시리즈(2013-2019)의 공동 에디터, 「예술과 공공 영역(Art and the Public Sphere Journal)」의 리뷰 에디터, 「큐레토리얼 연구와 영역: 사회적으로 개입한 미술 비평 저널(The Journal of Curatorial Studies and FIELD ? A Journal of Socially Engaged Art Criticism)」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했다. 주요 저서로는 『동시대 큐레이팅의 역사: 큐레이팅의 문화, 문화의 큐레이팅(The Culture of Curating and the Curating of Culture(s))』(케임브리지: 엠아이티프레스, 2012)이 있고, 『제작자로서 자리 잡기: 공공 미술로의 지속적 접근(Locating the Producers: Durational Approaches to Public Art)』(암스테르담: 발리즈, 2011)을 클레어 도허티(Claire Doherty)와 공동 편집했으며, 루시 스티즈(Lucy Steeds), 믹 윌슨(Mick Wilson)과 『큐레토리얼 수수께끼: 무엇을 배우고, 연구하고, 실천할 것인가(The Curatorial Conundrum: What to Study? What to Research? What to Practice?)』(케임브리지: 엠아이티프레스, 2016)와 『미술제도는 어떻게 사고하는가: 동시대 미술과 큐레토리얼 담론 사이에서(How Institutions Think: Between Contemporary Art and Curatorial Discourse)』(아를: 루마 파운데이션, 2017)를 공동 편집했다. 이외에도 오픈 에디션(Open Editions)과 데 아펠에서 출판된 선집 시리즈 『큐레이팅이란 무엇인가(Curating Subjects)』(2007), 『큐레이팅과 교육적 전환(Curating and the Educational Turn)』(2010), 『큐레이팅 리서치(Curating Research)』(2015)를 믹 윌슨과 공동 편집했다. 최근 저서로는 『글로벌 이후의 큐레이팅: 현재를 위한 로드맵(Curating After the Global: Roadmaps for the Present)』(케임브리지: 엠아이티프레스, 2019)이 있다.
옮긴이 | 변현주
목차
여는 글
제1장 큐레토리얼 담론의 생성: 1960년대 후반부터 현재까지
“(…) 전시는 디스플레이 테크닉부터 전시 도록 디자인까지, 홍보 전략에서부터 예술가와 미술제도의 관계에 이르기까지, 여러 측면에서 전통적 전시와 비교할 때 혁신적이었다.” (23쪽)
제2장 비엔날레 문화와 글로벌화된 큐레토리얼 담론의 출현:
1989년 이후 비엔날레와 대규모 전시맥락에서의 큐레이팅
“이제 비엔날레는 세계적 기준에서 기본 전시 모델이 되었다. 또한 국가와 도시 브랜딩의 홍보 수단으로 가치를 인정받아 문화 정책자에게 거부하기 힘든 대상이자 동질화되고 싶은 영향력, 즉 전복하기보다 복제하고 싶은 모델이 되었다.” (58쪽)
제3장 예술적 실천 매체로서의 큐레이팅: 1990년대 이후 예술과 큐레토리얼 실천의 통합
“ 전시는 사적인 의도를 공적으로 만드는 텍스트로서 문화 생산의 정치적.경제적 일부를 구성한다. 특히 일시적 미술 전시는 예술을 전파하고 수용하기에 가장 좋은 매체다.” (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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