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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 디자인 평론집 6)한국 디자인 뒤집어 보기 : 12가지 주제로 뒤집어 본 한국 디자인의 현실

  • 청구기호650.4/최44ㅎ;2020
  • 저자명최범
  • 출판사안그라픽스
  • 출판년도2020년 12월
  • ISBN9788970595580
  • 가격16,000원

상세정보

저자는 한국 디자인을 근대화의 산물로 본다. 그의 시각으로, 한국의 디자인 풍경을 근현대사와 사회•정치•경제적 쟁점에서 살핀 글모음이다. 한국에서 ‘디자인’이란 언어의 위치부터, 디자인 제도가 만들어낸 공공 디자인이 시민의 삶과 동떨어지게 된 원인과 과정을 짚어간다. 이들 24편의 글에는 한국 디자인에 대한 비판적 문제의식의 핵심이 담겼다.

책소개

디자인 비평을 넘어 사회 비평으로

민주주의 공화국 대한민국의 중심 서울, 그 중심에 놓인 광화문 광장에는 왜 공화국의 상징이 아니라 조선왕조의 상징이 세워져 있을까? 왜 ‘한국적인 디자인’은 맨날 오방색을 두르고 훈민정음체로 도배된 채 나타날까? 어쩌다 우리 동네에 웃기게 생긴 마스코트가 놓였을까? 이 책은 이런 질문에 대한 해답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열두 꼭지와 이에 딸린 열두 부록에 담으며 ‘디자이너이기 이전에 시민으로서 민주주의 공화국에 걸맞는 시각 풍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하나의 어젠다로 엮어낸다.


책머리에서부터 이 책은 “한국 디자인은 지나치게 국가와 산업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온통 거기에 함몰되어 있다. (중략) 그러다 보니 나의 디자인 비평 역시 점점 사회문화 비평에 가까워졌다.”라고 밝힌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6장 「담론으로 본 한국 디자인의 구조」에 따르면 근현대 한국의 디자인은 유럽의 디자인처럼 시민 사회에서 자생한 문화적 자산이기보다, 겉으로는 자유민주주의 사회를 표방하면서도 내연은 그렇지 못했던 시대에 국가 주도로 만들어진 ‘정치 수단’에 가깝다. 그 만큼 한국에서 디자인은 정치적이면서도 사회문화적인 논제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최 범은 ‘한국 디자인을 통해서 한국 근대를 읽어내고 한국 근대를 통해서 한국 디자인을 해석해내고자’ 하지 않았을까. 한편, 그간 국가가 만들어낸 제도권에 속한 디자인계가 권위주의 체제에 부역하며 시민 사회와 디자인 문화를 좀먹지는 않았는지 자성의 목소리를 단호히 요구한다는 점에선 ‘디자인 사회’ 비평서로 읽히기도 한다. 『한국 디자인 뒤집어보기』는 디자인이라는 특수한 소재로 대한민국의 근대사와 현대 사회라는 보편적 현상을 비평한 디자인·사회 비평서라 할 수 있다.


민주주의 공화국, 대한민국의 디자인은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할까

디자인은 우리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소비하는 상품일까 아니면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삶의 양식일까? 어느 쪽이든 디자인은 우리 사회의 진면모를 솔직하게 드러내는 듯하다. 이 책은 오늘날 우리가 목격하는 ‘한국 디자인 풍경’이 무엇이며 왜, 어떻게 드러나는지 이야기한다. 10장 부록 「‘지위 추구 사회’의 디자인」에서는 소수의 명품과 이를 향한 욕구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절대 다수의 짝퉁은 우리 사회가 여전히 개성보다는 ‘명품’이라는 지위를 추구하는 사회임을 보여준다. 12장 「디자인은 민주주의다」에서는 한국에서 디자인이 일상에서 경험하는 생활양식이기보다 개인의 사적 욕망을 충족하기 위한 소비대상에 불과하다고 한다. 전자는 민주 공화국 시민으로서 디자인을 통해 민주주의라는 공동체 형식을 일상에서 경험한다는 이야기라면, 후자는 시민이기보다 소비 자본주의 사회의 소비자로서 디자인을 통해 개인의 욕망을 추구한다는 이야기다. 그런 점에서 한국의 디자인은 소비 자본주의 사회나 지위 추구 사회로서의 면모만 명료히 반영할 뿐, 모순되게도 민주주의 공화국이라는 형식과 달리 그 의미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는 셈이다.


우리가 앞으로도 시민으로서 디자인을 다루기보다 소비자로서 소비만 해도 괜찮을까? 우리는 지금 디자인을 어떤 모습으로 그려내야 할까? 이런 질문에 이 책은 12장 「디자인은 민주주의다」로 답한다. 바로 디자인이 생활 민주주의와 대중을 잇는 매개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대중이 소비자가 아닌 시민으로서 주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물건을 만들고 자신의 일상을 가꿀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디자이너에게 시민이 되기를 요구하고 시민이 일상에서 디자인을 경험하기를 기대한다. 이는 최 범이 이 책을 통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가 외연과 내연이 일치하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민주주의 공화국, 공공성을 회복한 대한민국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쩌면 이 책의 진짜 주제는 디자인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꿈꿔볼 수 있는 ‘사회’인지도 모른다. 형식과 내용이 일치하는 진정성 있는 사회 말이다.


더 나은 한국 디자인, 더 나은 한국 사회

“지난 30년 간 평론 활동을 하면서 가졌던 한국 디자인에 대한 비판적 문제의식의 핵심을 빠짐없이 담았다.”는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은 다양한 학문 지식과 이론을 엮어낸다. 하인리히 뵐플린, 한스 제들마이어, 칼 마르크스의 이론뿐 아니라 조희연 교수, 노시평 교수와 같은 국내 학자의 이론까지 정치, 사회, 미학, 철학 분야를 가리지 않고 하나의 줄기로 엮어내어 한국 디자인 현상을 설명한다. 이로써 한국 디자인계의 현실을 역사와 사회 현상을 통해 조망하고,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디자인과 밀접한 사회 문제를 짚어내며, 앞으로 한국 디자인계와 제도권이 나아갈 비전을 제시한다. 이 책을 따라 오늘날 대한민국의 디자인이 지닌 문제와 그 원인을 아주 예리하게 짚어내는 저자의 통찰을 더듬어가다 보면, 어느새 그가 보여주는 한국 디자인 담론에 발 딛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디자이너이기 이전에 시민으로서 이 책 『한국 디자인 뒤집어보기』를 읽어봄으로써 더 나은 한국 사회를 꿈꿀 수 있지 않을까.


지은이 | 최범

디자인 평론가.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과와 동 대학원 미학과를 졸업하고 월간 ≪디자인≫ 편집장을 지냈다. 디자인 비평 전문지 ≪디자인 평론≫의 편집인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디자인사연구소 소장이다. 디자인을 통해 한국 사회와 문화를 비판적으로 읽어내는 데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지은 책으로 『한국 디자인과 문화의 전환』 『한국 디자인의 문명과 야만』 『한국 디자인 신화를 넘어서』 『한국 디자인 어디로 가는가』 『한국 디자인을 보는 눈』 『공예를 생각한다』 『그때 그 책을 읽었더라면』 『최 범의 서양 디자인사』가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디자인과 유토피아』 『20세기 디자인과 문화』가 있다.


목차

머리말


1 디자인은 어쩌다 말이 되었나

우리 시대, 디자인의 현상학

2 우리에게도 근대적인 시각형식은 있는가

한국 근대 디자인을 보는 시각

3 한국 디자인에 드리운 국가주의의 그림자

‘미술수출’에서 ‘디자인 서울’까지

4 간판개선사업은 새마을 운동인가

획일적인 관주도 방식은 이제 그만

5 공공 디자인에 공공성이 없는 이유

한국 공공 디자인의 허와 실

6 공예는 언제부터 관광기념품이 되었나

근대화와 한국 공예의 운명

7 전통을 편집하라

전통이라는 이름의 권력, 그로부터 해방되기

8 디자이너의 사회학

대중매체 속 디자이너 이미지와 현실

9 담론으로 본 한국 디자인의 구조

보편과 특수, 중심과 주변의 재생산

10 두 개의 사회 두 개의 디자인

양극화 사회의 디자인

11 공화국을 위한 디자인

대한민국 70년의 초상

12 디자인은 민주주의다

생활 민주주의로서의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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