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를 한국 동시대 사진의 시작점으로 삼고, 작가 16인에 관한 비평을 8개 범주로 썼다. 이들은 작업적 개념 실현을 위해 매체의 혼용과 활용 확장을 시도하고, 한국 작가의 정체성으로 우리 사회의 특수성을 능숙한 기술로 표출하는 등 공통점이 있다. 고도 기술시대에 등장이 예고된 새로운 예술 실천의 키잡이로서 이들의 논의와 비평에 의미가 있다.
책소개
우리의 동시대 사진은 왜 2000년대 이후인가?
"2000년대 이후 한국 동시대 예술로서의 사진은 1990년대 중후반의 ‘탈 프레임적 징후’를 이어받아 깊어지고 넓어지면서 본격화되었다. 개념과 구성이 중시되는 서구의 동시대 사진 경향이 다수의 사진가에게서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각자의 주관적 시각에 따라 보다 다양한 한국적 사진 양상이 펼쳐지게 된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장치’에 맞서는 사진
사진을 찍는 행위는 도구의 변천사와 함께 변화해왔다. 사진을 찍기 위해 필요한 도구와 행위는 간편화되어 이제는 손끝으로 가볍게 건드리는 것만으로도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디지털 사상가 빌렘 플루서(Vilem Flusser)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간편해진, 정보를 생산하는 도구를 ‘장치’라고 명명한다. 대다수의 기능이 자동화된 ‘장치’에 인간은 쉽게 종속된다. 그렇다면 ‘장치’에 매몰되지 않고 맞서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저자 신혜영은 빌렘 플루서(Vilem Flusser)의 글을 인용하여 “실험적인 사진가들”은 장치 너머 이외의 것, 장치의 프로그램에 나타나지 않는 “숨겨진 정보를 생산”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이들이라고 말한다.
16인의 작가, 8개의 범주로 들여다보는 2000년대 이후의 한국 동시대 사진
이 책에서 저자는 2000년대를 한국 동시대 사진의 본격적 시작점으로 삼고 '개념'과 '구성'으로 장치에 맞서 자신만의 작업 세계를 펼쳐 온 한국 사진가 16인을 8개의 범주로 나누어 소개한다. 이들은 사진이라는 매체의 본성에 매몰되지 않고 본인의 작업적 개념 실현을 위해 매체 사용을 확장해 온 동시에 한국 사회만의 특수한 상황과 고유의 정체성을 작품으로 보여주는 작가들이다.
한국 동시대 사진의 특징을 나타내는 여덟 가지 범주 안에서 작가들은 공통점과 차이점을 보여주며 범주의 개념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이로써 단지 비평문을 모아 엮은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게 된 『장치에 맞서다』는 한국 동시대 사진의 흐름을 새로운 지형도로 그려내고 오늘날 예술로서 사진을 한다는 것의 의의를 되새기는 계기가 될 것이다.
지은이 | 신혜영
한국외국어대 불어과 학부와 서울대학교 미학과 석사를 졸업하고,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서 영상커뮤니케이션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월간미술』 기자와 가인갤러리 큐레이터를 거쳐, 현재는 동시대 미술 전반에 관한 강의와 평론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박사논문 「한국 미술생산장의 구조 변동과 행위자 전략 연구」(2017)를 비롯해, 예술과 사회의 관련성 아래 다양한 예술 실천과 문화 현상에 관한 연구와 비평을 진행 중에 있다. 번역서로 『사진이론』(공역)이 있다.
목차
서문
^^사진이라는 조형언어^^
평면으로 전환된 공간 - 김도균
지각 경험을 시각화하는 이미지 언어 - 정희승
^^행위의 흔적^^
삶과 죽음의 공존을 제시하는 사진 - 윤진영
땅과 사진을 가로지르다 - 박형렬
^^현실과 비현실의 유희^^
사진을 말하는 사진 - 백승우
재연 불가능성에 대한 재현 - 임안나
^^이미지 기호로서의 사진^^
풍경이라는 기표의 미끄러짐 - 김윤호
시선, 권력, 아버지, 그리고 카메라 - 안진균
^^또 다른 다큐멘터리^^
‘그들’을 통해 바라본 ‘우리’ - 최원준
도시와 사회의 이면을 드러내는 사실적 사진 - 금혜원
^^일상의 초상^^
도시의 삶을 기록한 현대적 초상 - 윤정미
초상을 통해 바라본 경계와 주변 - 김태동
^^조립된 사진^^
수천 장의 사진으로 기워낸 꿈과 기억 - 원성원
역사와 물질로 짜인 사진적 직조 - 박승훈
^^사진의 매체적 재해석^^
시간의 지속과 인간의 관계를 담은 사진 - 천경우
고정된 관점을 흔드는 시각적 유희 - 한경우
나가며
참고 문헌
작가 약력
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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