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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교 너머의 아름다움 : 미술로 보는 한국의 소박미

  • 청구기호609.11/최15ㄱ;2021-3
  • 저자명최광진 지음
  • 출판사현암사
  • 출판년도2021년 6월
  • ISBN9788932320946
  • 가격20,000원

상세정보

‘소박’을 주제로 한국인의 미의식을 조명한다. 소박의 미학적 개념을 정의하고, 서양의 자연주의와 차별되는 한국적 자연주의 특징을 고찰했다. 이어 소박의 미의식이 의식주 문화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살폈다. 200여 점에 달하는 미술 작품이 다뤄지지만 한국의 미학•미의식의 정립을 통해 한국인의 정체성 회복을 기대하는 것이 저자의 의도이다.


책소개

* 본 책은 저자의 『미술로 보는 한국의 미의식 1 : 신명』,『미술로 보는 한국의 미의식 2 : 해학』 시리즈의 세 번째 편임. 


문명사적으로 새로운 성찰이 필요한 시대,

우리의 전통 미의식인 ‘소박’의 미학에서

우리가 헤쳐나갈 새로운 길을 만난다!


우리 건축, 공예, 문인화, 현대 미술에 생생히 살아 숨 쉬는

우리의 문화적 정체성과 소박미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

이 책은 한국인의 미의식을 조명하는 기획으로 ‘소박’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 요즘처럼 자본주의가 팽배하고 돈을 절대시하는 황금만능주의 시대에 ‘소박’이라는 주제는 왠지 사회적 요구와 동떨어져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화려한 물질문명에 취해 정신없이 달려온 인간 문명을 반성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인간의 이기적인 욕심과 무분별한 개발로 생태계가 파괴되고 각종 환경오염과 기상재해로 생명을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도 사실 인간에 대한 자연의 복수라고 할 수 있다. 열대우림의 파괴로 서식처를 잃은 야생동물이 인간과 가까워지면서 박쥐 같은 야생동물을 숙주로 하는 새로운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전해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처럼 오늘날 인류에게 닥친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환경운동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자연에 대한 인간의 근본적 태도가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인간의 문화는 애초에 자연의 위협과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작되었고, 특히 인간 중심적인 서양의 문화는 자연을 인간보다 열등한 존재로 보고 정복의 대상으로 삼았다. 이성의 시대로 불리는 근대에는 자연을 이용하여 인간을 위한 물질문명을 발달시켰다. 이러한 인간 중심의 이기주의가 종국에는 자연의 분노와 역습을 불러왔고, 오늘날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지경까지 이른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것이 오늘날 미학으로서의 ‘소박’이 우리에게 절실하게 요청되는 이유라고 말한다.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소박하다”라는 말은 사치스럽거나 과하지 않고 검소하다는 의미다. 그러나 미학적으로 ‘소박’의 의미는 그보다 훨씬 심오한 자연에 대한 사유를 담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다면, 우리의 결정적 과오가 무엇인지를 깨닫고, 이를 보완하고 극복할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강조한다.

인간을 중시한 서양의 전통과 달리 동양은 전통적으로 자연을 중시하고, 자연에서 인간의 이상적인 모델을 찾았다. 특히 노장사상에서는 인위성을 배제한 ‘무위자연’의 경지를 인간이 따라야 할 최고의 도덕적 이상으로 삼았다. 『신약성경』의 핵심이 한마디로 ‘사랑’이라면, 『도덕경』의 핵심은 ‘소박’이라고 할 수 있다. 인위적인 기교와 화려한 장식에 익숙한 인간에게 자연은 미숙하고 졸렬해 보이지만, 그 스스로 완전하기에 노자는 ‘대교약졸(大巧若拙)’이라 했다. 노장사상은 비록 중국에서 체계화되었지만, 정작 중국의 예술 문화는 소박하지 않다. 놀라울 정도로 섬세하여 고도의 인위적 기교가 느껴지는가 하면, 때로는 육중하고 거대한 규모에서 숭고미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화려한 색채와 아기자기하고 세련된 장식을 좋아하는 일본의 예술 문화도 ‘소박’과 거리가 먼 것은 마찬가지다. 이에 비해 한국은 동아시아 삼국 중에서 가장 소박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는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고자 한 한국인의 지혜가 담겨 있다. 만약에 ‘소박의 미학’으로 미술사를 조명한다면, 한국은 분명 세계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나라가 될 것이다. 이러한 소박의 미학을 이해하지 못하고 숭고의 미학으로 한국 미술을 본다면 매우 초라하고 기교가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야나기 무네요시가 한국 미술을 “무기교의 기교”라고 표현했듯이, 소박의 미학으로 한국 미술을 본다면 자연을 중시하는 절제되고 심오한 미의식에 경탄하게 될 것이다. 예술작품은 어떠한 미학적 안경으로 보느냐에 따라 가치가 전혀 달라진다. 이 책을 통해 자연 친화적인 소박의 미학을 알게 된다면, 한국 예술이 분명 새롭게 다가올 것이다.


시대를 넘어 통용될 수 있는 ‘소박’이라는 미의식의 정수를 읽는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한국 특유의 소박미의 특징을 규명하기 위해 서장에서는 ‘소박’의 미학적 개념을 정의하고, 서양의 자연주의와 다른 ‘한국적 자연주의’라고 불릴 만한 특징들을 고찰했다. 그리고 ‘소박’의 미의식이 한국인의 의식주 문화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를 살폈다. 특히 과거 흰옷을 즐겨 입었던 한국인의 의상 문화, 담백함을 추구한 음식 문화에서 한국인 특유의 자연관과 소박의 미의식을 읽어냈다.

1장에서는 명당을 통해 자연과 인간의 이상적인 어울림을 추구한 풍수지리에서부터 정원, 한옥, 석탑에 이르기까지 자연과 더불어 소박한 삶을 영위하고자 했던 한국의 건축 문화를 다루었다. 서양 모던 건축의 영향으로 지금은 이러한 전통이 많이 사라졌지만, 한국의 전통 건축에서는 다른 민족과 확연히 구분되는 한국 특유의 자연 친화적인 소박미를 느낄 수 있다.

2장은 소소한 일상생활에서 자연과 교류하고 자연의 숨결을 느끼고자 했던 공예 문화를 다루었다. 특히 고려청자에서 분청사기, 조선백자로 이어지는 한국의 도자기는 실용성을 취하면서도 자연과 교류하고 타협하며 자연을 최대한 담아내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이러한 한국 도자기에서 현대 미술의 추상 정신을 읽어내고, 고려청자와 청색 모노크롬, 분청사기와 표현주의, 조선백자와 백색 모노크롬의 관련을 미학적으로 살펴본다. 그리고 조선 선비들의 문화와 철학이 담긴 목가구에서는 서양의 미니멀리즘 정신과 견줄 만한 절제된 소박미를 읽어냈다.

3장에서는 조선 선비들의 문인화를 다루었다. 시・서・화를 연마한 조선의 문인들은 장식과 기교를 멀리하고 시각 너머에서 작용하는 자연의 생동하는 기운을 느끼고 그 생명력을 표현하고자 했다. 군자의 덕성을 담고자 한 사군자화, 동식물에서 도덕적 이상을 꿈꾼 화훼영모화(花卉翎毛畵), 자연과 교류하고 기운생동하는 힘을 표현한 산수화, 그리고 서예를 통해 추상 정신을 구현한 추사체를 통해 자연을 탐한 문인들의 소박미를 살펴보았다.

4장에서는 이러한 한국 특유의 소박미가 현대 미술에 어떻게 계승되고 있는지를 장르별로 살펴보았다. 백자 달항아리의 미학을 회화로 계승한 김환기, 추사 김정희의 서예 정신을 추상 조각으로 계승한 김종영, 자유분방한 분청사기의 전통을 표현주의 도예로 부활시킨 윤광조, 문인화의 여백 개념을 설치미술로 구현한 이우환의 작품을 통해 한국 특유의 소박미가 현대 미술에서도 여전히 생생히 살아 있음을 보여준다. 


지은이 | 최광진

홍익대학교에서 예술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현대미술비평에 있어서 자율성과 재현의 문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2년부터 호암미술관(현 삼성미술관 리움) 큐레이터로 활동하면서 〈한국의 미, 그 현대적 변용전〉, 〈천경자전〉, 〈청전 이상범전〉, 〈소정 변관식전〉 등을 기획하였고, 현재 홍익대학교 초빙교수로 출강하고 있다. 2004년부터 이미지(理美知)연구소를 열어 기호학, 생태학, 포스트 모더니즘, 비교 미학, 비교 신화학, 창작론 등을 통해 인문학과 예술을 접목하는 강좌를 진행했고, 현재는 유튜브 〈최광진의 미학 방송〉을 운영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천경자 평전』, 『한국의 미학』, 『미술로 보는 한국의 미의식 1-신명』, 『미술로 보는 한국의 미의식 2-해학』, 『현대 미술의 전략』, 『미학적 인간으로 살아가기』 등이 있다.

목차

책을 내며

서장│‘소박’이란 무엇인가


1장 자연과 어우러진 건축의 소박미

풍수지리│건축의 절반을 차지하는 ‘터’의 미학

정원│자연의 구릉과 풍광을 품은 쉼터

한옥│자연과 소통하는 생활 공간

석탑│불교의 정신성을 추구한 추상 조각


2장 자연을 담은 공예의 소박미

고려청자│무한한 우주를 상징하는 청색 모노크롬

분청사기│천진하고 자유분방한 표현주의적 감성

조선백자│자연의 근원으로 환원한 백색 모노크롬

막사발│일본에서 신격화된 조선의 사발

목가구│방에서 살아 숨 쉬는 미니멀 가구


3장 자연을 탐한 문인화의 소박미

사군자│‘매난국죽’에서 배우는 군자의 덕성

화훼영모화│동식물에서 찾은 선비의 이상

산수화│자연의 기운과 공명된 마음의 울림

서예│글씨로 구현한 추사체의 추상 정신


4장 추상화된 현대 미술로 계승된 소박미

김환기│회화로 구현된 백자 달항아리의 멋

김종영│자연의 원형을 찾아가는 ‘불각’의 미

윤광조│무심으로 자연을 빚은 현대 도예

이우환│관계를 통해 무한을 여는 ‘여백’의 미학

맺음말│현대 사회의 문제들을 해결할 종합 백신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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