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대와 역사, 화가의 영혼을 느낄 수 있는’ 옛 그림 30점과 근현대 작품 8점을 만나본다. 화가와 그 시대 사람들이 사는 이야기를 옛 그림을 통해 들여다보면, 시대의 내면과 함께 결국 오늘을 사는 나를 만나게 된다. 그렇게 삶의 의미를 더해주는 재료로 옛 그림을 추천한다. 화가이기도 한 그가 작품의 기법•구도 등 조형적 설명도 신경 써서 들려준다.
책소개
‘옛 그림을 본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이 책의 키워드는 책 제목에 그대로 나타나 있다. 제목을 풀어쓰면, 이런 뜻이 된다. “옛 그림을 본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옛 그림을 본다는 것은 한 시대를 만나는 일이자 역사를 마주하는 일이다. 또 화가의 삶과 그 시대의 사람 사는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일이다. 우리는 작품을 통해 지난 시대와 역사, 그리고 화가의 영혼을 느낄 수 있다.” 먼저, 옛 그림을 만난다는 것은 화가의 인생을 만나는 일이다. 겸재 정선은 병든 친구의 쾌유를 기원하며 「인왕제색도」를 그렸다. 표암 강세황과 연객 허필은 함께 그림을 그리며 우정을 쌓았다. 단원 김홍도의 그림에 스승 강세황이 화제를 써주기도 했다. 이처럼 그림에는 화가의 삶과 인생의 여정이 담겨 있다. 그렇기에 작품의 기운이 예사롭지 않다. 우리는 그림에서 위로를 받거나 안타까움을 느끼기도 한다. 그런 그림을 감상하며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한다. 두 번째는 시대를 만나는 일이다. 작품은 시대의 변화를 읽고 보는 역사책이다. 지금 코로나19로 혼란을 겪는 것처럼 조선시대에도 전염병과 외침, 자연재해가 있었다. 수난의 시대를 극복하는 것이야말로 그 시대를 지나온 사람들의 지혜다. 사람살이는 비슷하게 반복된다. 조선 후기에는 여행 붐이 일고 산천을 유람하는 문화가 유행했다. 관념산수가 대세를 이루던 시대는 가고, 진경산수화가 화단을 이끌었다. 양반 중심의 그림에서 서민을 주인공으로 한 풍속화가 시대의 삶을 기록했다. 정치가 변하고 사람들의 의식과 문화도 바뀌었다. 그림은 화풍의 변화와 유행, 역사를 담고 있는 큰 그릇이다. 옛 그림을 만나는 일은 시대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이다. 세 번째는 조형세계를 만나는 일이다. 작품은 체질과 체형이 제각각이다. 그림의 기법과 구도 등의 조형적인 면을 알면 더 가까워질 수 있다. 화가는 색채와 기법을 사용하여 작품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작품의 개성적인 체형과 채색은 작품의 맛을 더 깊게 한다. 그래서 저자는 화가답게 작품의 기법과 구도 등의 조형적인 설명에 더 신경 썼다. 이는 다른 책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이 책의 특징이기도 하다.
네 번째는 앞의 세 가지를 통해 자기 자신을 만나는 일이다. 옛 그림을 본다는 것은 화가를 만나고, 시대를 만나고, 작품의 조형적 아름다움을 만나는 일이지만 결국 조우하는 것은 그림을 감상하는 자기 자신이다. “그림은 거울이다. 사람들은 그림을 보면서 자신과 마주한다. 작품과 무언의 대화를 나눈다. 작품에서 우정을 엿듣는다. 멋진 풍경을 보며 가슴 벅찬 순간을 경험한다. 그림은 우리 자신을 비추는 지혜의 거울이다.” 저자의 말이다. 저자는 앞의 네 가지 사항을 바탕으로 글을 썼다. 길지 않은 글들 속에는 화가의 삶과 시대와 조형세계, 그리고 저자의 모습이 어우러져 있다. 이런 스타일이 지향하는 바는 결국 글을 접하는 독자들이 저자가 그랬듯이 작품을 통해 자신을 만나라는 뜻이다. 독자와 무관한 옛 그림이 아니라 독자의 삶에 의미를 더해주는 재료로서 옛 그림을 가까이 하라는 전언이다. 저자의 방점은, 여기에 찍혀 있다.
이번 책은 2019년에 출간한『옛 그림을 기대다』의 연장선에 있으면서도, 옛 그림에 깃든 화가의 삶과 시대상, 조형세계는 물론 그것을 통해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게 한다. 대상 작품은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에서부터 심전 안중식의 「탑원도소회지도」에 이르는 옛 그림 30점과 이중섭의 「흰소」에서부터 이영석의 「작품 2012-24」까지의 근현대 작품 8점이다. 이를 전체 3장으로 나누어 구성하되, 각 장 뒤에는 ‘덧글’이라는 코너를 배치하여 단행본으로서의 변화와 재미를 더했다.
지은이 | 김남희
계명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1987) 및 동 대학교 대학원 회화과를 졸업(1992)했다. 2009년 동 대학원 박사과정에서 「조선시대 감로탱화에 나타난 시간성과 공간성 표현에 관한 연구」로 미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라대학교 겸임교수를 역임하고, 계명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미술이론을 강의하고 있다. 논문으로 「동양화에 있어서의 여백 연구?중국회화의 사상적 배경 고찰을 중심으로」(석사학위, 1991), 「19세기 감로탱화와 풍속화의 비교연구」(2012), 「19세기 풍속화와 우키요에에 나타난 인물상 분석」(2016), 「선사시대 미술에 나타난 기호의 예술적 의미」(2016), 「조선 후기 감로탱화에 나타난 민화적 요소 연구」(2017)가 있다. 그동안 18회의 개인전을 개최했다. 지은 책으로 『야단법석 괘불탱화』(2021세종도서 교양부문 우수도서), 『옛 그림에 기대다』(2020세종도서 교양부문 우수도서), 『극재 예술혼에 취하다』(2018), 『조선시대 감로탱화』(2018, 한국대학출판협회 선정 2018올해의 우수도서), 『일본회화 특강』(2016), 『중국회화 특강』(2014), 『한국미술 특강』(2012)이 있다.
목차
005 머리글
1장. 돌아보다
018 우리 가슴속 ‘우정의 「인왕제색도」’ 한 폭 / 정선 「인왕제색도」
024 세상 밖 이치를 난초향에서 배운다 / 김정희 「세외선향」
030 녹색의 무릉도원, 소마저 귀 기울이는 / 이인문 「목양취소」
036 턱을 괴고 앉아서 자신을 돌아보다 / 심사정 「선동도해」
042 커피숍에서, 독서하는 옛 선비를 그리워하다 / 이명기 「송하독서도」
048 가을에 핀, 구절초처럼 해맑은 얼굴 / 허필 「묘길상도」
054 마스크에 번지는 가을의 피톤치드 / 이윤영 「녹애정」
060 18세기의 화가가 보낸 ‘오래된 미키마우스’ / 최북 「서설홍청」
066 매화와 까치가 부르는 봄의 이중창 / 조속 「고매서작」
072 옛 그림을 마스크 삼아 봄나들이에 나서다 / 안중식 「탑원도소회지도」
078 아버지와 아들의 즐거운 고기잡이 한때 / 김득신 「주중가효」
084 덧글 - 자화상과 초상화로 본 시대의 얼굴
윤두서, 「자화상」/이한철, 「최북 초상」/안중식, 「백악춘효도」
2장. 위로받다
096 여름을 숙성시키는 ‘먹빛 포도송이의 랩rap’ / 이계호 「포도도」
102 초현실주의 같은 물난리와 계류도 의 물소리 / 최북 「계류도」
108 「금강내산총도」를 보며, 겸재의 길을 걷다 / 정선 「금강내산총도」
114 커피 내리듯 약을 달이는 가을 한때 / 이인문 「선동전약」
120 온열기 같은 달빛으로 시린 마음을 달래다 / 김두량 「월야산수도」
126 거친 파도 속에 일출을 맞이하는 매처럼 / 정홍래 「해응영일」
132 분홍빛 꽃잔치를 굽어보며 / 김윤겸 「극락암」
138 괘불탱화로 ‘코로나 블루’를 물리치다 /「천은사 괘불탱화」
144 단풍잎처럼 콜라주된 큰 예술가 / 정점식 「콜라주 B」
150 어린 시절에서 찾아낸 영원한 행복 / 양달석 「소와 목동」
156 어린왕자 와 조선시대 ‘책가도’ / 장한종 「책가도」
162 덧글 - 야외와 정자亭子와 실내에서 대면수업을 하다
이인상, 송하수업도 /강희언, 사인휘호도 /김홍도, 「서당」
3장. 일어서다
170 희망을 배송하는 ‘흰소’의 카리스마 / 이중섭 「흰소」
176 추위 속에서 붉은 매화를 찾아 떠나다 / 심사정 「파교심매도」
182 남향으로 오시는 봄볕을 마중하다 / 오지호 「남향집」
188 산에서 펼쳐지는 봄빛의 파노라마 / 정선 「필운대상춘도」
194 시詩에서 영감을 받다 / 이인성 「해당화」
200 단오, 조선 여인들의 ‘엔터테인먼트 데이’ / 신윤복 「단오풍정」
206 우리 곁에 학처럼 머물다 간 스승 / 이영석 「작품 2012-24」
212 동심으로 그려낸 소박한 평화 / 양달석 「소와 목동」
218 구양수, 김홍도 그리고 이건희 회장의 이심전심 / 김홍도 「추성부도」
224 암울한 해방 공간에서 희망을 그리다 / 이쾌대 「봄처녀」
230 도쿄올림픽 양궁 경기와 선비들의 활쏘기 / 강희언 「사인사예도」
236 덧글 - 붓으로 그린 화가들의 웃음소리
심사정・최북・김홍도 외, 「균와아집도」
243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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