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평론가인 저자가 ‘미술’이라는 전시를 설명하는 가이드북이다. 미술을 찾아서 일상을 둘러보는 것부터 미술관의 작품과 전시를 만든 사람들을 지나 우리 사회와 자연을 경유하고, 미술을 일상으로 들이는 여정이다. 무엇보다 작품을 바라보는 내 관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당장 소극적으로 혹은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일상을 미술로 채우도록 독려한다.
책소개
“이런 것도 미술이야? 이 작품은 무슨 의미인 거야?”
요즘 미술이 어렵기만 한 당신을 위한 미술 수업!
‘미술’이라는 말을 들으면 당신은 가장 먼저 무엇이 생각나는가? 어떤 사람은 평화로운 풍경을 그려낸 모네의 회화를, 또 어떤 사람은 이상적인 인간의 모습을 담은 미켈란젤로의 대리석 조각을 떠올릴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술이라는 말에서 회화나 조각 작품을 연상하고, 미술관에 갈 때 아름다운 작품들을 볼 것이라고 기대한다. 하지만 간혹 미술관이 이런 기대를 저버리는 일이 일어난다. 동물의 사체로 만들어진 작품을 보고 불쾌해지거나, 관람객이 직접 작품을 만들어야 하거나, 어쩌면 전시장이 텅 비어 있을 수도 있다. 그럴 때 우리는 이런 감상을 꺼내게 된다. “이게 왜 미술이야? 요즘 미술은 정말 어렵고 알 수가 없어.”
『세상 모든 곳이 미술관이다』는 같은 질문을 수없이 받아온 미술평론가의 답변이다. 현대 미술이 낯설어서 전시장으로 발걸음을 떼기가 쉽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미술 가이드북이다. 미술이 어렵다는 사람들에게 미술이란 무엇인지, 요즘 미술은 어떤 경향이 있는지, 어떻게 해야 미술 작품을 더 잘 감상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어떻게 하면 내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지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미술’이라는 전시를 즐기기 위해서
모처럼 시간을 내 전시장에 도착한 당신. 아무리 둘러봐도 작품이 보이지 않는다. 하얀 벽은 텅 비어 있고, 바닥도 깨끗하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당황스럽다. 용기를 내어 들어가 보지만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어디선가 불어오는 바람에 머리카락만 날릴 뿐이다._83쪽
영국 미술가 라이언 갠더의 〈나는 내가 기억할 수 있는 의미가 필요하다〉 이야기다. 이 작품은 텅 빈 전시장과 바람으로 구성되었는데,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미술 작품과는 상당히 다르다. 현대 미술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런 상황을 마주했을 때 어떻게 이해할지 몰라 설명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미술관에서는 도슨트나 오디오 가이드를 통해 설명을 제공한다. 도슨트를 따라 미술관을 걸으며 작품에 얽힌 이야기를 하나하나 듣다 보면 전시 전체를 더 잘 이해하게 되고 작품을 보는 시선이 달라진다.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보기만 할 때보다 더 즐겁게 미술관을 누빌 수 있다.
이 책은 ‘미술’이라는 전시를 설명하는 도슨트 프로그램이다. 전시 안내를 맡은 이문정 저자는 미술 평론가로서 수많은 전시들을 관람하고 작가들과 교류해왔다. 동시대 미술에 관심을 두고 꾸준히 관련 저술 활동을 해온 저자는 새로워진 미술관 풍경을 누구보다 잘 설명해줄 수 있는 안내자이다. 저자는 현대 미술을 감상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이야기들을 차근차근 전한다. 어느 한 작품을 깊게 들여다보거나 미술사를 파고들며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대신, 독자들이 스스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돕는다.
“미술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에서 시작되는 안내는 과거와 현재, 미술관의 안과 밖을 오가며 진행된다. 책에는 반 고흐와 마네 같은 누구나 알 법한 과거의 작가들뿐만 아니라, 데미언 허스트와 바넷 뉴먼 같은 해외 스타 작가, 손동현과 이동기 같은 주목받는 동시대 한국 작가들의 작품들도 실려 있다. 저자와 함께 수많은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탐구하다 보면 더 많은 작품들을 직접 보고 싶다는 욕심이 들 것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작가들의 수만큼 다양한 작품들이 있고, 이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들의 수만큼 다양한 감상이 이루어진다._214쪽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마법, 미술 감상
이 책은 현대 미술을 낯설어하는 이들이 미술과 서서히 친해질 수 있도록 여섯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일상 속에서 가까이 있는 미술들을 살펴본 뒤에 미술관에 가서 미술 작품들을 감상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여정을 거친다. 미술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가까이 있는 미술을 돌이켜 보고, 미술관에서 작품을 만나고, 작가와 기획자의 이야기를 듣고, 미술 작품과 연관된 사회 이슈를 살펴보고, 일상을 미술로 채운다.
현대 사회에서 미술 작품을 접하기는 어렵지 않고 그 통로도 다양하다. 인터넷에서 작품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고 미술과 관련된 재미있는 책을 읽을 수도 있다. 산책길에 잠시 걸음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면 미술 작품이 눈에 들어오고, 미술가와 브랜드가 협업해서 만들어진 제품들을 구매할 수도 있다. 미술과 관련된 영화를 보는 것처럼 오늘 당장 시도해볼 수 있는 쉬운 방법도 있고, 작가와의 만남 행사에 참가하는 것같이 좀 더 적극적으로 미술을 탐구하는 방법도 있다.
다양한 방식으로 미술을 만나다 보면 삶은 더욱 풍요로워진다. 미술 감상에는 정답이 없으니 모르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고, 이해할 수 없다고 해서 무의미한 것이 아니니 의미를 알기 어려운 작품도 그저 한 번 더 보면 된다. 그런 순간이 쌓여 미술을 보는 나만의 관점이 생겨나고, 예전이라면 스쳐 지나갔을 일상 구석구석을 유심히 들여다보게 된다. 우리는 미술의 눈을 통해서 현재 사회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성찰하거나 비누나 봉투 같은 일상적인 물건들의 가치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다. 이 책은 일상을 예술로 만드는 여정에서 훌륭한 안내자가 되어줄 것이다.
당신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훌륭한 감상자이다. 작품을 마주하고, 느끼고, 생각하는 사람은 당신이다. 미술은 우리를 둘러싼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고, 삶에 변화를 가져온다._214쪽
지은이 | 이문정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조형예술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1년 미술평론가로 활동을 시작해, 현재 한국 동시대 미술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연구소 리포에틱(Leepoétique)을 운영하고 있다. 리포에틱에서는 한국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탐구하고 인터뷰하는 연구집 『평론과 대화』를 출간하고 있으며, 연구소 웹사이트에도 아카이빙을 진행 중이다.
2016년부터 《문화경제 by CNB Journal》에 「이문정의 요즘 미술 읽기」, 「이문정 평론가의 더 갤러리」를 기고 하고 있으며, 저서로 『혐오와 매혹 사이-왜 현대미술 은 불편함에 끌리는가』(2018)가 있다. 보다 많은 사람 들이 미술 감상을 편히 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미술과 관련된 글쓰기를 계속하고 있다.
목차
들어가는 글
| 1단계 | 미술에 대한 내 관점 확립하기
무엇이 미술일까?
언제나 달라지는 미술의 얼굴
미술은 눈으로 보는 창작물이다?
달라진 작품, 달라진 전시장
감상은 나 자신의 관점으로
| 2단계 | 주위에서 미술 찾아보기
미술관에 꼭 갈 필요는 없다
대중문화와 현대 미술이 만나는 곳
걸음을 멈추면 보인다
| 3단계 | 전시장에서 새로운 미술 만나기
미술관에 도착하다
보이지 않는 미술과 들리는 미술
미술, 시간을 붙잡다
재료의 규칙이 깨지다
내일은 못 볼 수도 있습니다
기술이 예술을 만날 때
| 4단계 | 전시를 만든 사람들을 만나기
큐레이터, 전시라는 작품을 만들다
교육, 미술관의 또 다른 목표
작가를 만나기 위해서
작가, 작품이 되고 스타가 되다
작가의 길로 한 걸음
| 5단계 | 미술의 눈으로 세상 보기
사회를 비추는 작업
미술에 담는 자연의 이야기
다양한 문화가 교차하다
사회가 생각하는 보편적 아름다움
| 6단계 | 미술을 내 삶으로 끌고 오기
미술이 일상을 끌고 올 때
일상도 미술을 품는다
나가는 글
미술가 찾아보기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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