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한 감성의 에세이스트이며 동시에 전투적 논객으로 문학•예술•정치•사회를 넘나든 서경식의 사유를 다시 읽고자 했다. 서경식과 여러 기획을 통해 만나거나,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고받은 이들이 다시 읽기 필자로 참여했다. 문학과 예술 창작, 한국 사회, 출판 현장의 최전선 등에 미친 그의 영향과 일본 현장에서 바라본 교육자로의 모습까지 살핀다.
책소개
“고통과 기억의 연대는 가능한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지며 디아스포라의 관점에서 국경과 국민주의 너머를 상상해온 서경식 선생이 2021년 도쿄경제대학에서 정년을 맞았다. 서경식 선생은 파울 첼란의 말 ‘투병 통신’을 빌려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다.
“(글쓰기란) 외딴섬에 표류하는 사람이 빈 병에 편지를 넣어 바다에 흘려보내는 것과 같은, 또는 어둠을 향해 돌을 던지는 것과 같은 행위다. 누군가에게 가닿을지, 반향이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채 알지 못하는 독자를 향해 말하기를 계속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유리병과 돌이 마냥 멀고 어두운 곳을 헤매지만은 않았음을 기억하고자 몇 분의 필자에게 원고를 의뢰하는 편지를 보냈다. 그들이 응답해주지 않았으면 사라졌을지도 모르는 열여덟 개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이 구성되었다.
1부는 서경식의 글이 문학과 예술 창작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에 관한 이야기를 모았다. 윤석남은 서경식 초상화 작업을 진행하며 떠올린 단상과 기억을 작업 노트 형식으로 기록했다. 소설가 김연수는 오랜 시간 따라 읽어왔던 서경식의 책을 다시 꺼내 보면서 쓰는 자, 그리는 자, 노래하는 자, 즉 믿음을 가지고 표현하는 사람들의 방황에는 방향이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한다. 소설가 조해진은 서경식의 궤적 안과 밖을 오가며 고민하고 알아 갔던 과정이『빛의 호위』를 비롯한 자신의 소설 쓰기로 어떻게 이어졌는지 보여준다. 서경식과 (그를 통해 알게 된)프리모 레비, 그리고 자신의 문장이 이루는 삼각형의 세계 안에서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었는지를 말한다. 미디어 아티스트 정연두는 서경식과 2012년 첫 만남 이후 영감을 받아 만든 작품들을 소개한다. 특히 서경식의 『시의 힘』을 읽으며 타자에 대한 현실과 공감을 담은 작품 〈블라인드 퍼스펙티브〉를 제작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서술했다.
2부는 서경식을 다시 읽으며 그가 한국 사회에 미친 영향과 자극을 살펴본다. 사회학자이자 문화평론가 서동진은 소수자(마이너리티)의 삶과 실존적 아픔을, 그리고 현재 우리 사회가 예술을 향유(소비)하는 방식을 사유한다. 서경식을 향한 자신의 오해가 독서와 만남을 통해 공감으로 바뀌었던 흥미로운 에피소드도 담았다. 문학평론가 권성우는 서경식의 에세이가 자신을 매혹하는 이유를 고백하면서 그의 글이 지닌 힘과 가치를 조명한다. 아울러 서경식의 글을 읽으며 이 비관적인 시대 속에서도 여전히 문학의 역할이 유효하다는 희망을 전한다. 서경식의 사회 비평 칼럼을 꾸준히 번역해 오고 있는 언론인 한승동은 포스트콜로니얼 시대로 이어진 ‘기억의 투쟁’ 현장에 선 ‘고독한 반식민주의 투사’로서 서경식을 주목한다. 문학평론가 박혜진은 발언 기회를 박탈당한 사람들의 통로가 되었던 서경식을 ‘증언의 시대’를 연 사람으로 기억하며 연대의 길을 걷고자 다짐한다.
3부의 필자들은 자신이 속한 분야(문화, 철학, 음악, 미술)에서 서경식의 저작을 다시 읽는다. 독립문화기획자이자 비평가 이종찬은 『나의 서양미술 순례』를 언급하며 서경식의 ‘길 떠남’을 여행이 아닌 ‘순례’의 시선으로 해석한다. 순례자의 시선을 통해 문화와 예술이 사회적으로 어떻게 존재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 소장파 철학연구자 권영민은 서경식을 읽으며 꾸려갔던 연구공동체와 독서모임의 경험을 이야기한다. 서경식의 자택에 걸려 있던 해부도를 실마리 삼아 근대성, 인문주의, 윤리의 문제를 파고든다. 서울시향 기획팀장을 지냈던 양창섭은 『나의 서양음악 순례』를 꼼꼼히 재독하면서 매혹과 각성을 끊임없이 오가야 하는 것이 음악을 감상하는 이의 자세라는 서경식의 말을 되새긴다. 번역가이며 미술사학자 최재혁은 서경식에게 있어 갇힌 ‘지하실’ 너머를 보게끔 한 ‘창’이었던 미술이 ‘나’의 고통 극복뿐만 아니라, ‘우리’가 속한 세계를 의심하고 새로운 세계를 인지하여 경계를 넘을 수 있게 했는지를 언급한다.
4부에서는 일본의 현장에서 바라본 교육자 서경식의 모습을 담았다. 차별과 아이덴티티의 혼란 가운데 있는 재일조선인의 삶과 대학 수업의 생생한 정경도 그려진다. 일본인 제자 하마무는 고등학생 때 진학 상담을 하며 서경식을 만나 처음 ‘좋아하는 어른’이 생겼던 날의 기억으로 글을 시작한다. 그 인연으로 도쿄경제대학을 거쳐 현재 서울에서 유학 생활을 하며 페미니즘 연구자와 아티스트로서 어떻게 자신의 삶을 개척해 가는지 서술한다. 『역사의 증인 재일조선인』일본어판의 디자인을 담당한 후 도쿄경제대학의 연구조교가 된 재일조선인 유유자는 서경식이 어떻게 학생들과 진솔한 대화를 하려 노력했는지 그 지난하고도 감동적인 소통 과정을 전한다. 리행리는 귀화를 고민하던 중 서경식의 「재일조선인의 위기와 기로에 놓인 민족관」을 읽게 된다. 결국 자신이 왜 귀화를 선택하지 않았는지, 그 과정 속에서 서경식이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를 회상하며, 식민지배 역사의 증인으로서 재일조선인 문제, 소수자를 향한 일본 사회의 폭력 등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5부는 출판 현장의 최전선에서 서경식 저작의 영향을 살핀다. 인터넷서점 알라딘의 MD로 활동했던 박태근은 ‘바갈라딘’이라는 이름을 지어 준 서경식과의 인연을 회상하며, 서경식이 한국 독자에게 전해준 ‘이름’을 열거한다. 20세기를 온몸으로 살아간 49인의 이름을 전해 준 그의 저서 『사라지지 않는 사람들』이 아이러니하게도 ‘품절’ 상태라는 씁쓸한 상황을 전하지만, 그에게 이름을 전해 받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서경식과의 연대를 꿈꾼다. 서경식의 책 14종을 편집 혹은 기획했던 김희진은 자신의 본격적인 첫 기획인 서경식-김상봉의 대담집 『만남』(돌베개, 2004)의 출간 과정을 되짚는다. 두 경계적 지식인이 펼치는 치열한 문답을 복기하면서 그 과정을 통해 남은 귀한 유산을 꼼꼼하게 기록했다.
지은이 | 권성우
문학비평가. 1963년에 서울에서 태어났다. 1985년 서울대 대학문학상 평론 부문에 당선되며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세계의 문학』『사회비평』 편집위원을 역임했으며, 현재 숙명여대 한국어문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비평이 그 자체로 하나의 매혹적인 읽을거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평가. 사유와 지성의 힘을 갖추면서도 감각의 아름다움을 지닌 에세이를 쓰고픈 희망을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서울신문』에 칼럼 ‘권성우의 청파동 통신’을 연재했다. 저서로는 『비평의 매혹』 『낭만적 망명』 『비평의 고독』 등이 있다. 임화문학예술상과 김환태평론문학상을 수상했다.
지은이 | 권영민
연세대학교에서 경영학과 철학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철학을 공부했다. 철학연구자로 자신의 육아 경험을 현상학에 기초해 반성하는 『철학자 아빠의 인문육아』(추수밭, 2013)라는 책을 썼다. 지역에서 지방대 학생들과 연대하며 설립한 연구공동체인 ‘본색소사이어티’에서 지방대생의 자존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독서모임을 운영하고, 강연을 기획해 왔다. 다양한 주제로 여러 매체에 칼럼을 쓰며 살고 있다.
지은이 | 김연수
경상북도의 작은 도시 김천에서 태어났다. 대학에 들어가면서 시를 좋아하게 됐다. 좋은 시를 읽고 날마다 뭔가를 썼다. 충분히 만족스러운 삶이라 읽고 쓰는 사람이 되겠다고 결심했다. 그로부터 4년 뒤인 1993년 시 「강화에 대하여」를 문학잡지에 발표하며 시인이 됐다. 이듬해에는 장편소설 『가면을 가리키며 걷기』로 제3회 작가세계 문학상을 받으며 소설가가 됐다. 이후로 줄곧 책 읽고 글 쓰는 삶을 살아왔다. 지금까지 『일곱 해의 마지막』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세계의 끝 여자친구』 『소설가의 일』 등 20여 권의 책을 펴냈고, 이상문학상, 동인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등 여러 문학상을 받았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읽지 않은 책과 쓰지 않은 글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있다.
지은이 | 김희진
대학에서 영문학을, 대학원에서 비교문학을 공부한 후 편집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 채 해맑게 편집자 생활을 시작했다. 세 군데 출판사에서 10년 정도 일한 후, 10년 차가 되던 2010년에 민음사의 인문교양 브랜드 반비를 만들어 10년 동안 편집장으로 일하고 20년 차가 되던 2020년에 퇴사했다. 엄밀한 사회과학책보다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은 책을 많이 만들어서 이 책을 쓰게 된 것 같다.
『디아스포라 기행』 외 서경식의 책들, 『이것이 인간인가』 등 프리모 레비의 아우슈비츠 증언 문학, 수 클리볼드의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멀고도 가까운』과 『걷기의 인문학』 등 리베카 솔닛의 에세이, 『메트로폴리스 서울의 탄생』 등 공간과 주거에 관한 책, 『생각을 빼앗긴 세계』 등 테크놀로지와 매체 변화에 관한 책을 기획?편집했다. 반비에서 마지막으로 편집한 책은 세라 스마시의 『하틀랜드』다.
2017년 한국출판인회의에서 올해의 출판인(편집부문)으로 선정되었고, 한국출판예비학교(SBI)와 한겨레교육문화센터에서 출판 편집의 여러 과정을 가르치고 있다. 『돌봄 인문학 수업』을 썼고 출판사 창업을 준비 중이다.
지은이 | 리행리
역사학자. 도쿄경제대학의 서경식 세미나에서 공부한 뒤 히토쓰바시대학 대학원에서 재일조선인 생활사(‘밀주’-탁주투쟁)에 대해 연구하고 박사학위를 받았다. 논문으로 「탈식민지와 재일조선인여성들의 교란」『젠더사학』 13(2017)이 있다.
지은이 | 박태근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온라인서점 알라딘에서 인문MD로 일했다. 알라딘에서 지내는 동안, 서경식이 우연히 지어 준 별명 ‘바갈라딘’으로 활동했다. 위즈덤하우스 편집본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지은이 | 박혜진
민음사에서 문학편집자로 일하며 동시에 평론과 산문을 쓰는 사람. 1986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201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다. 제19회 젊은평론가상을 수상했다. 마음에 드는 글을 읽으면 책으로 만들고 싶고, 좋은 책을 읽으면 마음이 움직이는 글을 쓰고 싶은 설렘 속에 매일같이 읽고 쓰고 만들면서 책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지은이 | 서동진
사회학자이자 문화평론가, 계원예술대학교 융합예술학과 교수입니다. 자본주의의 역사적 형태와 문화/예술의 관계에 대하여 관심이 깊습니다. 해당 프로젝트에 ‘장난감 나라의 유토피아’라는 글을 기고했다.
지은이 | 양창섭
어릴 때 클래식 음악을 조금 들었던 것을 계기로 이른바 ‘공연 기획’과 관련된 일들을 비교적 오래 했다. 공부와 일을 핑계로 런던과 부다페스트에서 몇 년 동안 살면서 밤마다 열심히 음악회를 다녔고, 지금은 그 시절을 그리워하며 사무직 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지은이 | 유유자
그래픽 디자이너. 서경식의 『역사의 증인 재일조선인』일본어판의 디자인을 담당했고 도쿄경제대학에서 연구조교로 근무했다. 도쿄에서 거주 중이다.
지은이 | 윤석남
미술가. ‘여성주의 미술의 대모’, ‘페미니스트 화가 1세대’라고 불리는 윤석남의 첫 화두는 어머니였다. 어머니를 통해 이 시대 여성상을 대변하는 작업으로 마흔이 넘은 나이에 첫 개인전을 열어 많은 이의 공감을 얻었고, 차분하면서도 서늘한 시선으로 가부장적 권위에 대응하는 작품활동을 이어 갔다. 허난설헌, 이매창 등 과거의 여성뿐만 아니라 현실의 여성을 화폭 혹은 설치, 조각으로 건져냈고, 1,025마리 유기견 조각을 통해 여성뿐만 아니라 동물을 포함한 모든 생명에 대한 배려로 작품 세계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화 기법과 재료에 도전하여 《벗들의 초상을 그리다》전을 열었고 《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전에서 시작된 여성 독립운동가 초상화 연작을 진행 중이다. 지은 책으로는 《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세상을 뒤흔든 여성독립운동가 14인의 초상》, 《다정해서 다정한 다정씨》, 《김승희 윤석남의 여성이야기》 등의 저서가 있다.
지은이 | 이종찬
대학(원) 영문과에서 문예비평 및 문화이론을 공부하고, 비판적 문화연구 집단 ‘문화사회연구소’에서 활동했다. 경계의 사유로부터 촉발된 문학과 예술의 사회적 존재론에 관심이 많다.
지은이 | 정연두
미술가. 서울에서 활동하며 퍼포먼스 기반의 사진, 영상, 설치 작업에 주력해 왔다. 주로 현대인의 일상에서 소재를 발견하고, 그로부터 파생되는 수많은 가능성을 탐구하는 작업은 기억과 재현, 실제와 허구를 교차시키며 타자의 현실을 매번 다르게 반복함으로써 시대의 틈을 드러낸다. 때로 낭만적 감상으로, 때로 현실 비판적 시선으로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나들며, 자본주의 사회의 판타지를 현실과의 미묘한 차이 속에 연출함으로써 환영으로서 예술과 삶의 본질을 강화한다. 주요 작품으로는 〈내 사랑 지니〉, 〈보라매 댄스홀〉, 〈상록 타워〉, 〈다큐멘터리 노스탤지어〉,〈여기와 저기 사이〉,〈키갈리, 밤 속으로〉, 〈고전과 신작〉,〈DMZ 극장〉등과 저서로 《DMZ 극장》 이 있다.
지은이 | 조해진
농담에 재능이 없다. 농담이 농담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가 많아서이다. 농담임을 밝혀야 성립되는 농담에 웃음의 전파력이 잠재되어 있을 리 없다. 대신 상황이나 대화의 흐름에 맞지 않는, 농담과 달리 아무런 의도나 기획이 없는 말과 행동으로 누군가에게 웃음을 주는 경우는 종종 있다. 흐름에서 이탈하는 건 내게 다른 세계로 떠나는 타임머신이 제법 많아서인지도 모르겠다. 다리도, 다리와 연결된 몸도 없이 국경을 넘고 대륙을 가로지른다. 시대를 오간다. 그것이 내 일이고 내 모든 것이라고 생각한다.
소설 쓰는 사람으로 18여 년 동안 지내오면서 소설집 『천사들의 도시』 『목요일에 만나요』 『빛의 호위』 『환한 숨』, 장편소설 『한없이 멋진 꿈에』 『로기완을 만났다』 『아무도 보지 못한 숲』 『여름을 지나가다』 『단순한 진심』 『완벽한 생애』를 썼다. 신동엽문학상, 젊은작가상, 이효석문학상, 대산문학상, 김만중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강인하고 자유롭고 싶다. 애쓰는 중이다.
지은이 | 최재혁
책을 쓰고 옮기고 만든다. 도쿄예술대학에서 동아시아 근대미술사를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 공저로 『아트, 도쿄』, 『美術の日本近現代史—制度· 言說· 造型』이 있다. 2012년부터 서경식의 미술 관련 서적 『나의 조선미술 순례』, 『나의 이탈리아 인문 기행』, 『나의 영국 인문 기행』을 옮겼다. 그 밖의 번역서로 『베르메르, 매혹의 비밀을 풀다』, 『무서운 그림 2』, 『인간은 언제부터 지루해 했을까—한가함과 지루함의 윤리학』, 『재일의 연인』, 『아키바 손의 사고』, 『운명의 그림』 등이 있다.
지은이 | 하마무
일본에서 태어났다. 2011년 3·11 동일본대지진 이후 방사능 오염에서 피난을 와서 현재 서울에 거주하며 페미니즘을 공부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많아서 그것을 드러내는 한 방편으로 시, 영상, 그림, 사진 등의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몸에 관한 이야기에 관심을 두고 흩어진 몸의 조각을 줍는다. 페미니즘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또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예술 또는 표현 실천의 가능성을 모색 중이다.
지은이 | 한승동
1957년 경남 창원에서 태어나 서강대 사학과를 다녔다. 《한겨레신문》창간멤버로 참여해 도쿄 특파원, 국제부장과 문화부 선임기자를 거쳐 논설위원을 역임했다. 저서로 『대한민국 걷어차기: 미국·일본의 패권 게임과 우리의 생존법』, 『지금 동아시아를 읽는다: 보수의 시대를 가로지르는 생각』이 있으며, 역서로는 『예수와 그의 시대』 『삼국지 그림 기행』, 『1★9★3★7 이쿠미나』, 『들어라 와다쓰미의 소리를』 『우익에 눈먼 미국: 어느 보수주의자의 고백』, 『시대를 건너는 법』, 『나의 서양음악 순례』, 『디아스포라의 눈: 서경식 에세이』, 『내 서재 속 고전: 나를 견디게 해준 책들』, 『재일조선인: 역사, 그 너머의 역사』, 『다시 일본을 생각한다: 퇴락한 반동기의 사상적 풍경』, 『종전의 설계자들』, 『책임에 대하여』, 『국체론』 『강제 징용자의 질문』, 『정신과 물질』, 『제국의 브로커들』 등이 있다. 현재 출판기획 및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이 | 후나하시 유코
서경식의 파트너. 성악을 전공하고 오사카에서 중학교 음악교사로 근무했다. 2022년에는 슈만, 브람스, 바하 등으로 가곡 콘서트를 열 예정이다. 특히 좋아하는 곡은 브람스의 〈Der Tod, das ist die kuhle Nacht(죽음, 그것은 차가운 밤)〉이다.
지은이 | 서경식
1951년 일본 교토에서 재일조선인 2세로 태어났다. 와세다대학 불문과를 졸업하고 1971년 ‘재일교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으로 구속된 형 서승, 서준식의 구명과 한국의 민주화를 위한 운동을 펼쳤다. 이때의 체험과 사유는 이후 저술과 강연, 사회 운동으로 이어졌다.
성장기의 독서 편력과 사색을 담은 『소년의 눈물』로 1995년 ‘일본에세이스트클럽상’을, 『시대의 증언자 쁘리모 레비를 찾아서』로 2000년 ‘마르코폴로상’을 받았고, 2012년에는 민주주의와 소수자 인권 신장에 기여한 공로로 ‘후광 김대중학술상’을 수상했다.
1992년 한국에 번역 출간되면서 많은 독자의 공감을 얻은 『나의 서양미술 순례』 이후, 그의 미술 순례 여정은 ‘우리’와 ‘미술’이라는 개념을 탈(재)구축하려는 시도였던 『나의 조선미술 순례』를 거쳐, 일본 근대미술의 이단자 계보를 따라가는 『나의 일본미술 순례』로 이어지고 있다. 『청춘의 사신』, 『고뇌의 원근법』, 『디아스포라 기행』, 『나의 이탈리아 인문기행』, 『나의 영국 인문 기행』 등의 저서를 통해 폭력의 시대와 차별에 맞선 예술가의 삶과 작품을 소개했으며 『난민과 국민 사이』, 『고통과 기억의 연대는 가능한가?』, 『내 서재 속 고전』, 『시의 힘』, 『언어의 감옥에서』, 『다시, 일본을 생각한다』 등의 사회 비평, 인문 교양 관련 서적을 출간했다.
2000년부터 도쿄경제대학에서 현대법학부 교수로 재직하면서 인권론과 예술론을 강의하고 도서관장을 역임했으며 2021년에 정년퇴직했다. 2022년에는 한국과 일본에서 동료와 후학 등이 그의 퇴임을 기념하는 문집과 대담집인 『서경식 다시 읽기』와 『徐京植 回想と對話(서경식 회상과 대화)』(高文硏)를 발간했다.
목차
『서경식 다시 읽기』를 시작하며
re-ading 1
윤석남_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순간이 있다
김연수_ 믿는 자여, 그대 더욱 방황하리라
조해진_ 그의 궤적 안과 바깥에서
정연두_ 서경식 선생님에게 나는 “맏아들”이라는 칭호를 부여받았다, 그것도 아주 “완고한”
re-ading 2
서동진_ 서경식 선생과 로얄 밀크티
권성우_ 희망과 비관 사이—나는 왜 서경식의 에세이에 끌리는 것일까?
한승동_ 고독한 반식민주의 투사
박혜진_ 번개 같은 직감
re-ading 3
이종찬_ 여행자가 될 수 없었던 순례자
권영민_ 해부도의 윤리학
양창섭_ 매혹과 각성의 시간—서경식과 함께 음악 듣기
최재혁_ 월경하는 미술
re-ading 4
하마무_ 소녀의 눈물
유유자_ 안으로부터의 굴레, 밖으로부터의 굴레
리행리_ 만남을 통해 확장된 질문
re-ading 5
박태근_이름을 전하는 사람
김희진_다시 만난『만남』
후나하시 유코(F) 만남
서경식 길 위에서—응답과 감사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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