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전쟁이 계속되는 세상에, 글 쓰는 화가인 저자가 보내는 희망과 치유의 편지다. 그에게 우연히 전해진 SNS의 스팸과도 같은 교류가 상상으로, 그리고 장편소설로 이어졌다. 오래전 뉴욕의 한 화랑에서 스쳐 지나간 의사와 화가가 SNS로 다시 교류하며 전개된다. 두 인물의 이야기는 편지로 진행되며, 영화 〈바그다드 카페〉가 이들을 잇고 끌어간다.
책소개
사랑의 심연으로 이끄는 심미적 문장
모노톤 그림이 어우러진 매혹의 서간 소설!
글 쓰는 화가 황주리의 개성적인 그림이 곁들인 장편소설이다. 황주리는 일찍이 자신만의 고유한 화풍을 개척한 신구상주의 계열의 선두주자이며, 삶의 본질을 날카롭게 꿰뚫는 안목과 빼어난 문장으로 주목받아온 작가이다.
소설은 SNS를 통해 교류하는 두 인물의 편지들로 구성된다. 여성인 한국인 화가와 남성인 아프가니스탄계 미국인 외과 의사가 그 주인공이며, 영화 〈바그다드 카페〉가 두 사람을 연결하고 이야기를 끌어가는 촉매 역할을 하는 매우 신선하고 독창적인 형식의 소설이다.
두 인물 사이에 연정이 싹트긴 하지만, 이 소설은 일반적인 연애소설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두 인물은 끊임없이 폭력으로 물든 세상을 관조하고,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탐색하며, 주변과 일상을 성찰한다. 그 과정에서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의 고독과 불안, 아름다움의 본질에 대한 깊은 이해가 유려하고 심미적인 문장으로 드러난다.
소설을 지배하는 음울하면서도 낭만적인 분위기,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지적인 대화와 매혹적인 서간체가 빛을 발하는 소설이다.
“내 생애 가장 고독했던 시절, 그때는 몰랐지만 그래서 더욱 아름답던 시절,
내 어깨를 어루만져준 영화 한 편으로부터 이 편지는 시작된다.”
이야기는 오래전 뉴욕의 한 화랑에서 스쳐 지났던 두 사람이 SNS에서 다시 만나 대화를 이어가며 전개된다. 화가와 의사라는 이질적인 직업을 가지고 있는 두 사람이 서로를 신뢰하고 속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촉매가 되었던 건 영화 〈바그다드 카페〉다. 이후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애정을 확인하게 되지만, 단 한 번도 만남도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아니, 애초에 두 사람은 만날 수 없는 존재였다. 독자는 소설 말미의 반전을 통해 그 사실을 깨닫게 된다. 한순간 실체가 사라진 사람과의 사랑.
저자는 저자의 말에서 이 소설이 “상상의 대상을 향한 끝나지 않는 편지이며, 사랑과 불안, 전쟁과 평화, 그리고 불멸의 이야기”임을 밝힌다. ‘불멸’은 실체의 ‘소멸’로 가능한 것인지도 모른다. 구체적 대상이 사라진 사랑은 실재와 환상의 경계에 뿌연 안개로 남는다. 어쩌면 사랑이란 게 원래 그런 것인지도.
삶의 어둡고 긴 골목 끝에서 내가 길을 잃지 않도록
당신이 기다려주면 좋겠습니다
오로지 SNS로 소통하는 두 주인공은 사랑의 감정을 품지만, 그 사랑에는 어떤 지점에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도, 이루고자 하는 성취의 욕망이 없다. 언젠간 두 사람이 설정해놓은 가상의 공간 ‘바그다드 카페’에서 만날 것을 약속하지만, 그건 이생에서는 지켜질 수 없는 영혼의 약속 같은 것일 것이다.
다만 세상 곳곳에서 집단테러가 자행되고 이슬람 IS가 전 세계의 젊고 외로운 늑대들을 전쟁 속으로 유인하던 극도로 불안한 세상 속에서 두 주인공은 끝없이 자신의 내면에 고인 이야기들을 풀어내며 서로의 외로움을 위무한다. 그사이에 찾아드는 고요와 평화의 순간들, 그게 그들이 공유했던 사랑이랄까.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인간성 진화의 불가능함에 대한 절규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통의 사이사이에 일상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희망과 치유에 대한 서사이기도 하다.
지은이 | 황주리
한국의 대표적인 여성 작가 가운데 한 사람인 화가 황주리는 평단과 미술시장에서 동시에 인정받는 몇 안 되는 화가인 동시에 산문가이며 소설가이기도 하다. 1980년대 포스트모더니즘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신구상주의 계열의 선구자로, 지금의 젊은 작가들에게 많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유려한 문체로 《산책주의자의 사생활》 등의 산문집과 그림 소설집 《한번 단 한 번, 단 한 사람을 위하여》 등을 펴냈다. 기발한 상상력과 눈부신 색채로 가득한 그의 글과 그림은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우리들 삶의 순간들에 관한 고독한 일기인 동시에 다정한 편지이다. 동시에 촘촘하게 짜인 우리들 마음의 풍경화이다.
목차
작가의 말 004
1장 Mr. A
#1 당신을 기억하는 사람 015
#2 안젤리카 극장에서 019
#3 그림은 힘이 세다 022
#4 Calling You 026
#5 고통의 파티 030
#6 시간은 상처를 제외한 모든 것을 치유한다 035
#7 그게 사랑이었을까? 039
#8 그대가 밟는 것은 내 꿈이오니 043
#9 해피 투게더 047
#10 네가 길을 잃어버리지 않게 051
2장 장엄한 폐허
#11 시간은 이데올로기다 057
#12 다이아몬드여 영원하라 062
#13 꽃이 져도 죽지 말아라 066
#14 오래 걸으려면 천천히 걸어라 070
#15 사랑은 지는 게임 075
#16 만일 내 남자가 잘못된 전쟁을 지지한다면 081
#17 당신은 그런 사람이 되어줄 수 있나요? 086
#18 우리만의 외계어로 091
3장 총성과 음악
#19 당신의 장미와 캔디가 거짓이었다 해도 101
#20 가장 좋은 시간은 저녁이다 108
#21 인간은 선물하는 동물이다 113
#22 실낱같은 희망도 여기까지다 117
#23 이젠 너무 늦었다 124
#24 아름다운 나의 친구여 131
#25 카드뮴 옐로 라이트 140
#26 더 높이 날아도 돼 148
#27 사랑이라는 외계생물 156
4장 사랑과 불안의 책
#28 오래 살수록 행복해진다 165
#29 밝은 상점들의 거리 172
#30 달에 간 사람들처럼 180
#31 인간은 향수를 발명한 존재다 189
#32 우리가 했던 모든 일이 사랑이라면 197
#33 다시, 바그다드 카페에서 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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