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디자이너로써 20여 년간의 경험을 정리해 전시디자인을 소개한다. 전시디자인은 배려와 소통을 기본으로 만남을 위한 때와 장소를 마련하는 일이며, 무엇보다 타인의 삶에 진실하게 다가서는 자세가 먼저라고 말한다. 예술가의 삶을 읽는 것부터 시작하는 그의 기획에는, 주어진 제약과 한계에서 돌파구를 찾고 디딤돌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있다.
책소개
우리나라 전시 디스플레이가 언제 이렇게 발전했느냐는 찬사 (……) 정말 환상적이다.
–본문 중에서, 유홍준(미술사가, 명지대 석좌교수)
작품에 스토리를 입히다
우리나라 전시디자인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받는 김용주 국립현대미술관 전시디자이너가 10여 년간의 전시 경험을 바탕으로 전시디자인의 세계를 알려주는 책『전시디자인, 미술의 발견』을 냈다.
이 책의 저자 김용주는 국립현대미술관 공채 1호 전시디자이너다. 지금 덕수궁에서 펼쳐지고 있는 화제의 전시 장욱진전을 비롯하여 몇 년 전 큰 주목을 받았던 이중섭전, BTS의 RM이 헌정 앨범을 만들 정도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았던 윤형근전, 건축가 정기용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등 화제가 됐던 많은 전시를 디자인하고 세계적인 디자인 어워드에서 여러 차례 수상했다.
그는 미술작품에 스토리를 입히는 디자이너다. 그의 손을 거쳐 전시가 되면 작품은 맥락을 갖게 되고 그전에는 눈여겨보지 않았던 미술 요소를 새로이 발견하게 된다. 무엇보다 그는 관람객에게 작품을 작가의 삶, 생애와 연결시켜 보게 한다.
전시디자인, 미술을 만나게 하다
이 책은 김용주 디자이너가 직접 참여하고 진행한 전시를 기반으로 쓰였다. 저자는 현대미술 전시를 만드는 과정 속에 펼쳐지는 다양한 감각과 사유, 난관 극복과정, 그 속에 숨은 전시디자이너의 고민과 창조적 과정을 풍부하고 깊게 이야기한다. 그의 글을 따라가다 보면 현대미술의 또다른 세계를 엿보게 된다. 독자들은 전시디자이너가 무슨 일을 하는지부터, 어떻게 작품에 스토리를 입히는지, 전시디자인에서 공간, 예산, 시간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는지, 온도까지 디자인했던 이야기까지 전시디자인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흠뻑 빠져들 것이다. 나아가 작품을 더 깊이 있고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미술작품을 보는 안목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다.
1. 전시디자인에 관한 국내 최초의 교양서
전시디자인에 관해 발간된 국내 도서는 학술적이거나 실용적인 책이 대부분이고, 그나마 몇 종 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전시디자인, 미술의 발견』은 전공자는 물론 일반 대중이 전시와 전시디자인의 세계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국내 최초의 전시디자인에 관한 교양서다.
2. 한국 전시디자인의 역사를 기록하다
유홍준 선생님의 말처럼 우리나라 전시디자인은 어느새 세계적 수준으로 성큼 발전했다. 전시장을 찾는 발걸음도 많아졌다. 전시의 콘텐츠가 좋아지고 다양해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여기에는 작품에 스토리를 입히고 미술을 재발견하게 한 전시디자인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전시디자인은 전시가 끝나고 나면 휘발된다(작가의 전시작품이나 기획자의 글은 도록에라도 남지만 전시디자인은 도록에 실리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우리 미술계의 소중한 자산이 될 전시디자인의 경험과 과정을 기록한 첫 책으로 미술사와 출판사적으로 소중한 의미를 지닌다. 기록하지 않으면(이 책이 없다면) 전시디자인의 과정과 결과는 작업자의 pc에서만 존재할 것이다.
3. 전시디자인의 세계를 소개하고 가치를 알린다: 전시디자인은 배려와 소통에서 출발한다.
큐레이터가 전시의 내용을 기획하고 작품을 섭외한다면, 전시디자이너는 이 작품들이 어떻게 관객과 만나게 할까를 고민하며 공간을 디자인한다. 작가의 삶, 작품의 의미와 스토리를 관람객들에게 오롯이 전달하기 위해 작가의 섬세한 붓터치, 작업실 공간, 관람객의 동선을 면밀히 계산하고 작품을 배치한다. 전시디자인에 따라 작품의 느낌이 달라진다. 전시는 벽에 작품을 거는 것 이상의 일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디자인은 배려와 소통이 태생적 목적인 학문이다”(5쪽)라고 한다. 공간을 읽어내는 감각 이전에 “타인의 삶에 진실한 마음으로 다가서려는 자세”(4쪽)가 먼저라는 저자의 디자인에 대한 태도야말로 저자가 전시디자인한 전시에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는 이유는 아닐까.
예를 들어, 이중섭 탄생 100주년 기념으로 열린 전시에서 저자는 관람객들이 이중섭의 작품과 삶을 더 가까이서 만나도록 하고 싶었다. 그런데 이중섭의 작품은 크기가 대체로 작다. 가난한 화가의 섬세한 손길과 가족을 향한 애틋한 그리움을 어떻게 하면 관람객이 더 잘 느낄 수 있을까. 저자는 마주한 현실적 문제를 새로운 발상을 통해 해결했다.
“이중섭은 공공장소에 거대한 벽화를 그려 예술이 많은 이에게 향유되기를 바라곤 했다. 은지화는 훗날 벽화를 그리기 위한 밑그림이라고 작가는 말했다. 그의 바람이 이제 나의 바람이 되었다. 작가를 위해 벽화를 만들자. 아주 큰 벽화를. 은지화는 대부분의 사이즈가 고작 16센티미터 안팎이다. 이렇게 작은 은지화를 100년이 지난 지금 16미터로 100배 확대하여 벽면에 영사한다면 그의 섬세한 표현이 벽면을 가득 채우리라. 은지화의 반짝이는 물성, 물감이 스며든 선, 그의 독창적 기법이 다 함께 커다란 벽화로 환생하리라.” (31쪽)
이 전시는 30만 명 가까운 방문객 수를 기록하며 성황리에 진행됐다.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연일 관람자들이 덕수궁 대한문까지 줄을 섰고, 유홍준 명지대 교수를 비롯해 전시에 대한 호평도 줄을 이었다. 그리고 독일 아이에프 디자인어워드iF Design Award에서 수상했다.
전시장에서 여러 미술관 관장을 만나 중섭의 예술에 대한 감상을 교감하였는데 대화 끝에는 이구동성으로 우리나라 전시 디스플레이가 언제 이렇게 발전했느냐는 찬사였다. 정말 환상적이다. 100년 전에 세워진 석조건물에 백 년 뒤 후손들이 이중섭이라는 ‘백년의 전설’을 이렇게 장식하고 있는 것을 천상의 중섭은 지금 보고 있는지 모르고 있는지.”
–본문 중에서, 유홍준(미술사가, 명지대 석좌교수)
저자는 크게 세 파트로 나누어, 저자의 디자인 철학과 전시디자인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이야기를 들려준다. 저자가 맞닥뜨린 문제를 풀어나간 에피소드를 따라가다 보면, 전시디자인이라는 새로운 세계가 독자 앞에 펼쳐진다. 전시디자인 과정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전시마다 서로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 반복되고 여러 문제가 중첩되기도 한다. 파트별로 에피소드를 하나씩 소개한다.
1. 관계의 해석, 해석의 관계: 전시디자인은 작가와 관람객을 연결한다
전시디자이너는 작가의 삶에 진실하게 다가가고, 관람객이 전시를 통해 작가의 삶과 작품을 가장 가장 잘 만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미술애호가로 알려진 BTS RM이 헌정 앨범을 만들 정도로 좋아했고,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한 개인전으로는 32만이라는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윤형근전의 과정을 기술한 <시대를 인내한 화가, 시간이 흔적>에서 저자는 150여 회의 전시 경험 중 가장 힘들었던 전시디자인이었다고 토로한다. 윤형근은 우리나라 단색화를 대표하는 ‘굵은 직선’의 화가이자 전쟁과 군사정권이라는 시대적 상황 속에 죽음을 넘나드는 삶을 살았다.
직선의 화가를 사선에 담다
저자는 관람객에게 윤형근을 안내하기 위해 윤형근의 삶, 작품과 끊임없이 대화했다. 베네치아비엔날레 한국관을 디자인을 위해 베네치아로 출장 가서도 밤에는 서울의 윤형근전을 디자인을 했다.(120쪽) 그리고 기획자가 우려할 정도로, 직선적인 화가를 사선의 공간에 담기로 한다. 이 책에는 이 과정이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로 긴박감 있고 진솔하게 서술돼 있다.
저자에 따르면, 전시는 공간 속 작품이 놓인 관계, 전시장 분위기, 작품들 사이의 관계,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자의 다양한 경험과 인식체계가 교차하면서 비로소 완성되는 복합적 관계의 산물이다. 독자들은 전시를 만드는 과정에서 전시디자이너가 주제를 풀기 위해 얼마나 진지하게 작가의 삶에 다가서는지 이 책을 통해 경험할 수 있다.
“진실되고 묵직한 울림을 전달하는 그의 작품을 어떻게 전개해 나갈지 고민이 시작됐다. 허허로운 설원 같은 화이트 큐브의 서울관 벽면을 윤형근 작품의 착륙지로 정하긴 했지만 이 설원에는 착륙지가 따로 없다. 텅 빈 공간에 만들어야 한다.
매번 전시 때마다 맞닥뜨리게 되는 이 빈 도면은 때로 눈부시게 아름다운 설원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대개 고절감과 공포감을 함께 안겨 준다.” (118쪽)
사선으로 공간을 분할한 것은 ‘직선적 (성향의) 화가 윤형근’의 작품을 펼치기에 더없이 적합하다는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먼저 사선 분할 공간은 시선이 모였다 펼쳐지며 감상에 호흡을 만들어낸다. 또 한 사선으로 구획된 벽에 걸린 작품에 다가서는 과정에는 위치 변화에 따라 작품에 닿는 시선의 면적이 달라진다. 감상자의 시선이 작품과 정면으로 마주하게 되는 시선의 이동 과정에서 붓이 지나간 자리, 물감이 스며든 흔적, 캔버스 측면에 흐른 물감 자국들을 새롭게 인식하게 된다. 윤형근의 작품은 정면에서 바라볼 때 느껴지는 화면의 깊이와 측면에서 볼 때 발견되는 시간의 켜를 함께 보아야 하는 ‘과정의 회화’이기도 하다. (126쪽)
베네치아 거리의 전시 배너
크고 강렬한 각각의 목소리를 내는 작품들은 여백을 많이 두는 식으로, 윤형근 전시에서는 작품간 세심한 여백 조절을 통해 작품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찬찬히 들을 수 있게 했고 전체적으로 공간의 흐름을 느슨히 계획하여 천천히 그리고 온전히 감상할 수 있게 했다. (129쪽)
베네치아 출장 중 디자인했던 작가의 전시가 결국 베네치아로 가다
관객들은 전시디자이너의 노력과 진심에 호응했다. 앞서 이야기했듯 국립현대미술관 개인전 사상 최다 인원이 관람했고, 비평가들의 호평이 쏟아졌다. 그리고 베테치아에서 전시디자인을 한 덕분인지 베네치아의 대표 전시관 중 하나인 포르투니 미술관의 초청을 받아 전시를 하게 된다.
2. 내용이 형식이 될 때: 전시디자인은 내용에 맞게 형식을 새로 만들어낸다.
전시디자이너는 내용을 담기 위해 새로운 형식을 끊임없이 시도하는 사람이다. 그 한 예.
특허 받은 전시대-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보이는 수장고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은 연초제조창에 만들어진 국내 최초의 수장고형 전시관으로, 영국의 대표적 미술관 테이트모던처럼 산업시설을 미술관으로 리모델링한 대표적 사례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수장고를 보이게 하여 미술관의 기능(전시)과 수장고의 기능(보관)을 모두 갖추기로 했다. 수장고가 전시실이 되고 전시실이 수장고가 되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보관’ ‘전시’ 두 목적에 충실하기 위해 다기능 팰릿(파레트)을 개발하여 특허까지 받은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작품을 안전하게 보관해야 하고, 이동이 편리해야 하며, 전시 좌대로서의 심미적 기능을 함께 수행하는 알루미늄 재질의 조립형 팻릿을 디자인한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담는 내용에 따라 디자인은 얼마든지 새로워진다.
청주관 디자인 전 마음을 다잡게 된 이야기도 흥미롭다.
그 무렵 현장 답사를 위해 마지못해 청주를 방문했을 때 일이다. 고속버스에서 내려 택시로 청주관이 들어설 연초제조창을 찾아가고 있었는데, 택시 기사님은 내가 청주관 건립과 관련된 사람인 줄 모르고 자랑스러운 목소리로 “손님, 그거 아세요? 여기에 글쎄, 국립미술관이 생긴데요. 그러니 손님도 자주 오셔서 미술작품도 보고 문화 생활하세요. 아무튼 청주가 아주 근사해질 겁니다.” 나이가 지긋하게 보이는 기사님은 언뜻 보아도 청주 지역 토박이셨다. 그분이 느끼셨을 기대와 설렘은 지역민의 기대와 바람의 목소리였을 것이다. 기사님의 기대에 찬 눈빛을 본 순간 그저 과중한 업무로 여기며 피하고 싶어했던 안일한 내 모습을 돌아보게 됐다. “김용주! 정신 차려! 이런 일을 귀찮아하면서 이 자리에서 국가의 세금으로 월급 받으면 안 되는 거야!” 최선을 다해 잘 해보자는 외침이 마음속에서 일었다. 그러면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수장고형 미술관을 위한 특화된 디자인을 하기로 결심했다.
시.스.템.을. 디.자.인.하.자!
수장고와 전시의 기능을 동시에 충족하며 모듈처럼 활용할 다기능 팰릿을 개발해 국내외 특허를 보유해 보자. 의욕은 결과를 낳는다고 했던가? (153쪽)
이 다기능 팰릿은 우리나라, EU, 미국, 일본의 특허청으로부터 차례로 디자인 등록증을 획득한다. 공무원인 저자가 받은 것은 감사 공문과 포상금 10만원이었다.
3. 걸림돌이 디딤돌이 되다: 전시디자인은 한계를 도약을 위한 디딤돌로 바꾼다.
전시디자이너는 한계를 도약을 위한 디딤돌로 바꾼다.
전시디자이너는 공간, 예산, 시간 등 주어진 제약 속에서 최선의 해결책을 찾는 사람들이다. 현실적으로 마주한 여러 한계 속에서 발상을 전환하고, 새로운 방법을 찾아 돌파구를 만들고 전진한다. 이 책의 이야기 곳곳에는 그 한계들이 도약의 디딤돌이 된 이야기가 나온다. 그중 하나, 온도를 디자인한 이야기.
악조건의 공간을 최고 인기 있는 공간으로
국립현대미술관은 과천관 30주년 특별전으로 과천관 전체에 과거의 30년을 전시하고(오프라인), 《상상의 항해》라는 제목으로 온라인상에서 미래의 30년을 전시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 온라인 전시를 홍보할 수 있는 오프라인 플랫폼을 과천관에 만들기로 한다. 저자는 유리로 된, 잘 사용하지 않는 꼭대기층의 통로를 제안하지만, 즉각적인 반대에 부딪힌다. 여름이면 비닐하우스 안처럼 뜨거워진다는 것이 이유였다.
전시가 진행되는 기간이 한여름인 것을 생각하면 그럴 듯도 싶은 반대였다. 유리로 된 통로는 한여름의 태양을 그대로 받고 있었고, 입구와 출구의 크기가 통로 내부 너비보다 작았기에 뜨거워진 공기는 통로에 정체되는 현상이 발생했기에 실제 온도보다 유리 통로의 체감 온도는 훨씬 더 높았다. 이렇듯 통로의 온도가 높이 올라가기에 관람객들을 이곳에서 머물며 관람하게 했다가는 그 원성을 어떻게 감당하겠느냐는 만류의 아우성이 8월의 직사광선처럼 쨍쨍 들이쳤다. 사실 그때까지 그곳에서 《상상의 항해》 온라인 전시의 홍보를 위한 오프라인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생각은 그저 50퍼센트 정도였다. 그런데 참 희한하게도 여러 사람의 반대에 부딪히니 오기가 생겨 쨍쨍 들이친 비난의 직사광선을 반사해 주고 싶었다.
그럼 제가 “온,도,까,지, 디,자,인,하,면, 되,겠,네,요!” (265쪽)
그런데 이 공간의 배경이 된 이야기를 통로 영역 어딘가에 적어 둔다 해도, 그것을 읽지 않고 접근한 관람자는 불만을 제기할 여지가 아직 남아 있었다. 그렇다면 멀리서 이 통로를 진입하기 전부터 온도를 감지하게 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햇빛이 투과되는 유리창에 붉은 셀로판 시트를 붙이게 되었다. 통로는 햇빛을 받으며 붉은 색감으로 물들었다. 누구나 한눈에 통로의 열기가 후끈할 것이라는 것을 짐작하기에 충분했다. 그에 더하여 밉기만 하던 한여름의 뜨거운 태양은 시간 때에 따라 고도를 달리하며 공간의 색채를 변화시켰다. (……)
주어진 상황에 난관이 있다면 말을 걸어 보자. 무엇을 원하는지. 내 편으로 만들기를 작정하고 다가서면 걸림돌은 반드시 디딤돌이 되어 돌아온다. (271~272쪽)
불과 15미터의 길이의 이 작은 통로 공간은 전시 동안 수많은 관람자들에게 가장 인상 깊고 흥미로웠다는 평가를 받았고, 독일 디자인 어워드, 아시아 디자인 어워드 등 출품하는 국제 어워드를 모두 휩쓸게 된다.
지은이 | 김용주
국립현대미술관 전시운영·디자인 기획관으로, 미술관 정체성을 만들어내는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전반에 관심을 두고 활동 중이다. 종교 건축 설계를 시작으로 인간과 장소의 교감을 연구하면서 자연스럽게 작품과 작가, 공간과 관람자 사이 이야기와 경험을 만들어내는 뮤지엄 디자이너의 길을 걷게 되었다.
국립민속박물관, 미국 피보디에식스 박물관에서 전시디자이너로 활동했으며 홍익대학교, 건국대학교, 계원예술대학교 등에서 강의했다.
2023 독일 아이에프iF 디자인 어워드 공간·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심사위원을 역임했으며, 제16회 베네치아 건축 비엔날레 한국관 공간 연출, 제3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서울, 게스트시티전 공간 연출, MMCA 서울관 및 청주관 개관 디자인 총괄, 이중섭·윤형근·장욱진·정기용 등 다수의 기획전을 담당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 2022 자랑스러운박물관인상, 2021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우수 작품상, 독일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독일 아이에프 디자인 어워드, 일본 굿디자인 어워드, 아시아 디자인 프라이즈 등 국제 디자인 어워드에서 다수를 수상하며 한국 전시디자인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다. 《전시 A to Z》 《큐레이팅을 말하다》 등에 공저자로 참여했다.
목차
저자의 글 _ 004
01 관계의 해석, 해석의 관계
결핍과 희구_《이중섭, 백년의 신화》
Re_중섭, 우리 앞에 놓인 세 가지 난제
아리고도 아름다운 시절, 가장 이중섭다운
은지화, 100년 후 다시 피어난 꿈
이중섭의 소원이 이루어지다
이중섭의 ‘소’싸움
그 사람, 이중섭
그리움으로…
전시는 새로움을 발견하는 과정
실천하는 사람, 풍경이 된 기록_《그림일기, 정기용 건축 아카이브》
스크린 속 그의 이야기를 마주하다
정기용의 건축 전시를 디자인하다니
당신의 삶을 어떻게 보여 주면 좋을까요?
이런 것도 전시가 될 수 있나요?
고비-너머-창-너머-길
길과 풍경 그리고 아카이브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독일 프리미엄 프라이즈를 동시 석권
무덤가에 핀 노오란 꽃
치유의 여정에서 존재의 사유로_《한국현대미술작가: 최만린》
지불식간에 친숙해진 작품의 작가를 만나다
때 묻은 석고 원형, 태고의 오리진을 느끼다
장면으로 이어지는 공간
엇갈린 비평
《최만린》 전과 함께 일본의 디자인 문턱을 넘다
제 발표를 들을 준비가 되셨나요?
시대를 인내한 화가, 시간의 흔적_《윤형근》
윤형근의 회화에 적합한 전시 방식을 모색하다
압도적이다 못해 때로는 위압적인 백지의 힘
새로운 관점, 확장된 생각으로
노老에 이르는 길
직선적 화가, 사선의 공간에 담다
전시는 총체적 경험
2019년 베네치아 비엔날레 포르투니 미술관의 선택
시간을 견딘 작가, 세월을 머금은 공간에 스미다
02 내용이 형식이 될 때
시스템, 형식이 되다_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 보이는 수장고
낡은 산업시설이 예술이 되다
5층으로 이루어진 ‘속 보이는 미술관’
항온 항습, 보존과 개방
수장·이동·좌대가 되는 다기능 팰릿 개발
보이는 수장고, 빛과 형상의 조화
움직이는 시선, 보행이 맺는 관계_《한국의 단색화》
한국의 단색화 열풍의 시작되다
단색화, 자기 성찰과 몸의 노동
2차원 평면 회화, 3차원 공간 경험
파란색의 의미와 우리 전통 건축의 배치 구조
자료 하나하나, 더불어 숲이 되기를
지구를 구하자_《대지의 시간》
팬데믹 시기에 생각하는 공생과 연결, 균형의 회복
전시디자인, 어떻게 생태적 가치를 구현할 것인가
공기막 구조, 우주의 씨앗
열린 개념, 제로 레벨 아카이브
다양한 경계를 넘나들며 이룩한 조형 세계로의 여행_《문신: 우주를 향하여》
문신, 삶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든 자유로운 예술가
문신의 예술을 총체적으로 보여 주는 회고전
두 개의 중심, 타원의 공간
형태의 삶, 조각의 서식지
손끝으로 빚은 우주 생명체, 관계와 시선
사라진 조각, 행위를 감각하기
03 걸림돌이 디딤돌이 되다
시간과 면적의 제약을 넘어_《문명-지금 우리가 사는 방법》
난맥상의 홍수인가, 놀라운 광경의 폭포인가
우리가 사는 세상, 이미지 매트릭스
거대 미로가 된 인류 문명
열린 미로, 길을 찾고 헤매며 이야기를 엮는 관객
현재 진행형, 우리가 사는 방법
온도를 디자인하다_《공간 변형 프로젝트-상상의 항해》
미래를 상상하며, 30년 뒤 미술관
전시디자인에는 온도도 포함된다
압축된 시간의 통로, 30년 뒤 미래를 가다
이야기가 된 상황 조건들
기록되는 현장_《어반 매니페스토 2024》
젊은 건축가들의 미래도시 비전을 공유하다
대안의 대안
내용과 형식, 전시 공간의 조건
우연이 맺은 기회, 『도무스』 표지를 장식하다
한국 건축계의 과거와 미래의 이야기를 담다
_2018 베네치아 건축 비엔날레 한국관 《국가 아방가르드의 유령》
베네치아에서 열린 주술적 천도제
현실로 다가온 꿈, 베네치아 건축 비엔날레
국가 아방가르드, 해석의 관계
자유 공간, 지워진 청사진
부재하는 과거, 도래할 미래, ‘없음’을 디자인하다
첫 번째 핵심 장소, 부재하는 아카이브
두 번째 핵심 장소, 도래하는 아카이브
세 번째 핵심 장소, 그리드
크레딧과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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