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그림으로 본’ 총서에 마침표를 찍는다. ‘거의 모든’ 서울•제주 실경을 실은 전작에 이어, 조선 실경을 망라했다. 금강산을 외금강•내금강•해금강은 1권에, 관동팔경을 비롯해 설악산•오대산, 영동•영서의 주요 도시는 2권에, 3권은 경기•충청•전라•경상까지 임진강 이남을 모두 포함해 소개한다. 30여 년을 발품 팔아 모으고 연구해 옮긴 분량이 약 1천 5백 쪽에 그림이 약 1천 점이다. 한 권이었던 계획이 실패할 수밖에 없던 흥미로운 과정은 편집자 기록을 참조하자. 명승지로 가는 길과 안내자, 먹고 자는 일은 어떻게 했는지 문헌을 통해 복원한 이야기와 확대한 도판의 작은 표식도 놓치기 아깝다. 명승이 아닌 지역을 그리는 의미와 떠나는 이들의 목적•경로도 보며, 별도로 할애한 관련 인물 소개와 지도 첨삭은 찾는 재미를 더해준다.
책소개
2020년 『옛 그림으로 본 서울』에 이어 2021년 『옛 그림으로 본 제주』,
그리고 마침내 『옛 그림으로 본 조선』(전3권)의 출간!
독자들이 길을 만들어준, 독자들로 인해 이어온 ‘옛 그림으로 본’ 연작 노정의 마침표
책을 읽는 이들이 줄어든다는 2020년대 대한민국 책 생태계가 보여준 또다른 장면!
2020년 『옛 그림으로 본 서울』, 2021년 『옛 그림으로 본 제주』에 이어 『옛 그림으로 본 조선』(전3권)이 동시 출간되었다. 조선 시대 그려진 옛 그림들을 통해 그림은 물론 그 시대와 역사,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온 미술사학자 최열의 30년 노정의 결실이 이로써 마침표를 찍었다.
이 책의 출간의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국내 최초로 조선 실경을 총망라했다는 것, 그것이 단 한 사람의 저자가 이루어낸 성취라는 것, 약 30여 년에 걸친 노정의 총집성이라는 것, 이번에 펴낸 세 권의 책에 실린 그림만 약 1천 점에 육박한다는 것 등등 얼핏 떠올릴 수 있는 것만 해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이 책의 출간의 의미로 가장 앞서 내세울 수 있는 것은 이 책의 출간이 온전히 독자들의 성원의 결과라는 점이다. 이는 단순한 수사가 결코 아니다.
2020년 초 이제 막 퍼지기 시작한 코로나19가 대한민국 사회는 물론 전 세계를 불안에 떨게 했다. 그때 미술사학자 최열은 서울을 그린 옛 그림에 관한 책의 출간을 코앞에 두고 있었다. 약 25여 년에 걸쳐 쌓아온, 서울에 관한 옛 그림을 총집성한 것으로 기존에 익숙한 그림은 물론 일반 독자들에게 거의 공개되지 않던 그림들을 담은 책이었다. 대중인문서를 지향하되 그림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커다란 판형은 물론 인쇄와 종이까지 신경 쓴 막대한 제작비를 들인 책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실험이자 도전인 책의 출간은 여러모로 결과를 예상할 수 없었다. 여기에 더해 인류가 경험하지 못했던 전염병의 확산은 이 책의 앞날을 더더욱 장담할 수 없게 했다. 책의 출간은 그러한 불안함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러나 출간 이후 뜻밖의 풍경이 펼쳐졌다. 출간 직후 많은 언론사들이 이 책의 의미와 가치에 주목했다. 그 의미와 가치에 독자들이 반응하기 시작했다. 직접 책을 만난 독자들의 상찬이 이어졌다. 그런 상찬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기 시작했고, 이윽고 쇄를 거듭하는 데까지 이어지더니 어느덧 이 책은 독자들 사이에 굳건히 자리를 잡았다. 이에 힘을 입어 저자는 이듬해인 2021년 중앙에서 멀리 떨어진 제주 지역을 그린 그림들을 총집성한 『옛 그림으로 본 제주』를 출간했고, 이번에도 독자들의 호응은 이어졌다. 이는 한순간의 바람으로 그치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인한 혼란과 불안이 이어지던 몇 년 내내 이 책을 향한 독자들의 관심과 성원이 줄곧 이어졌다.
이 분야에 관심 있는 이들 사이에 미술사학자 최열의 이름이 갖는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그러나 그것이 대중적인 인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을 펴낸 곳은 그때만 해도 이제 막 8권의 책을 펴낸, 2년 남짓된 신생 1인 출판사였다. 그런 저자와 출판사에서 선뜻 감당하기 버거운 제작비와 공력을 들여 만든 이 책을 향한 독자들의 성원은 책은 물론 출판사가 견고하게 자리를 잡는 데 크게 일조했다. 이후로도 이 두 권의 책은 꾸준히 쇄를 거듭하며 독자들 사이에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으며, 그 성원은 곧 저자와 출판사로 하여금 새로운 걸음을 이어갈 수 있는 근본적인 동력이 되었다. 독자들의 성원에 답하기 위해 쇄를 거듭할 때마다 새롭게 발견한 그림들을 보태고 관련 글을 더해 펴냈다. 이로써 명실상부 서울과 제주를 그린 거의 모든 그림이라는 부제에 충실한 책으로 거듭났다.
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책 출간 이후 다양한 자리에서 저자를 만난 독자들의 일관된 질문이 이어졌다. “내가 사는 지역에 관한 그림은 언제 볼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독자들의 질문은 저자와 편집자에게는 책임감으로 다가왔으며, 그 책임감이 현실로 구현될 수 있을 만큼 독자들의 성원은 다시 이어졌다.
요약하자면, 이번에 출간한 『옛 그림으로 본 조선』(전3권)은 지난 4년여 동안 두 권의 책을 꾸준히 찾아준 독자들이 건넨 질문에 대한 미술사학자 최열의 답이며, 이 답을 가능케 한 것은 다름아닌 독자들의 성원이다. 독자들이 만들어준 길 위에서 함께 걷던 저자가 다시 답을 건넨 결과물이라는 것이야말로 이 책의 출간이 갖는 가장 큰 의미이자 가치다.
2020년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책을 읽지 않는다는 한탄과 개탄은 일상화된 지 오래다. 그러나 책을 둘러싼 세계에는 그러한 개탄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여전히 이 세계에서 저자는 책을 쓰고 출판사는 책을 만들며 독자들은 이를 읽고 새로운 책을 만들 동력을 만들어낸다. 『옛 그림으로 본 서울』이라는 한 권의 책을 펴내는 것만으로도 불안에 떨던 그때로부터 4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그 책을 출간함으로써 그보다 더 큰 분량의 책을 세 권이나 동시 출간할 수 있는 동력이 마련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TV를 켜면 나오는 유명 스타도 아니며, 책의 내용은 결코 쉽지 않으며 실제로 책의 무게는 매우 무겁다. 출판사 역시 결코 유명하지 않고 규모가 크지 않으며 엄청난 마케팅을 할 수 있는 힘을 지닌 곳은 더더욱 아니다. 오로지 수십 년 동안 쌓아온 공력을 다름아닌 책이라는 매체에 담은 저자의 노정의 결과값에 독자들이 보내준 호응이 만들어낸 결실이 바로 이번에 동시에 세상에 나온 『옛 그림으로 본 조선』(전3권)이다. 이 책의 출간을 알리는 첫머리를 이렇게 시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가볼 수 없는 땅, 금강산과 관동팔경을 비롯한 명승의 대명사 강원도를 각각 한 권으로,
임진강 이남, 우리 땅 전부를 담아 경기/충청/전라/경상을 또 한 권으로,
미술사학자 최열의 30여 년의 시간이 만들어낸
총 1,520페이지, 수록 그림 1천 장을 훌쩍 넘는 국내 최초의 시도이자 결실
『옛 그림으로 본 조선』은 금강산과 강원도를 그린 그림들을 모아 각각 한 권으로, 경기도/충청도/전라도/경상도 지역을 그린 그림을 독립된 한 권에 담아 모두 3권으로 동시 출간되었다.
『옛 그림으로 본 조선 1, 금강』은 ‘천하에 기이한, 나라 안에 제일가는 명산’이라는 부제를 달고 외금강, 내금강, 해금강으로 크게 권역을 나눠 이 지역을 다녀온 조선의 화가들이 그린 그림을 총망라했다.
『옛 그림으로 본 조선 2, 강원』은 ‘강원이여, 우리 산과 강의 본향이여’라는 부제를 달고 관동팔경은 물론 설악산과 오대산, 영동과 영서 지역의 주요 도시들을 그린 그림들을 샅샅이 모아 담았다.
『옛 그림으로 본 조선 3, 경기/충청/전라/경상』은 ‘과연 조선은 아름다운 실경의 나라’라는 부제를 달고 경기도를 시작으로 충청도와 전라도에 이어 경상도까지 임진강 이남 우리 국토의 실경을 총망라했다.
애초에 이 책은 한 권으로 펴낼 예정이었다. 그러나 저자가 30여 년 동안 꾸준히 발품을 팔아 모아온 그림들과 이 그림들에 관해 연구해온 내용들을 펼쳐보니 한 권에 담을 수 있는 분량이 아니었다. 한 권에 담기 위해 내용을 줄이거나 덜어내지 않아야 한다는 다짐으로 추스르니 한 권은 두 권이 되고 급기야 세 권이 되었다. 그렇게 하여 최종적으로 1천 장을 훌쩍 넘는 그림을 총망라하게 되었고, 무려 1,52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으로 국내에서 이전에 결코 볼 수 없던, 최초의 시도이자 결실로 독자들 앞에 등장하게 되었다. 지난 30여 년 동안 미술사학자 최열은 옛 그림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나아가 실견하고 이를 세세히 살펴 자신의 눈과 마음에 담았다. 이후를 장담하거나 무엇을 계획하고 한 일이 아니었다. 그림을 보는 것, 그림을 즐기는 것, 나아가 그림을 통해 지나간 시대를 살피고 그때의 풍경을 기억하는 것이야말로 그로 하여금 그림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의 전부였다.
그러한 한 사람이 쌓아온 30여 년에 걸친 꾸준함의 덕분에 우리는 오늘날, 산산이 흩어져 하나로 꿰어지지 못하고 말았을 조선의 실경을 한자리에 모아두고 볼 수 있는 안복의 원천을 손에 쥘 수 있게 되었다.
장편대하소설에서 착안한 등장인물 소개부터 옛 화가들이 그려넣은 세부 도판의 위트까지,
그때 그 시절 여행 경로와 교통 수단과 먹고 자는 문제 등등 시시콜콜한 이면까지,
저자가 직접 그린 손지도부터 그림 속 주요 지명까지,
함께 펴낸 세 권의 책, 때로는 같고 때로는 다르게 만들어낸 재미와 정보까지
책을 통해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의 극대화를 위한 아이디어의 총출동
흔히 지역을 그린 옛 그림을 모은 책이라고 하면, 머리에 그려지는 지역명의 나열과 그에 속한 그림들의 나열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 책은 거기에서 결코 멈추지 않는다. 수록한 그림의 숫자와 이에 관한 정보의 양만으로도 이미 이전에 결코 볼 수 없는 성취임에는 분명하나, 그것이 다일 수 없었다. 이전에 볼 수 없던 그림을 보여주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그림을 통해 우리 산과 강에 얽힌 역사와 사람들의 이야기를 건네는 것이야말로 이 책의 지향점이다.
다시 말해 압도적 분량의 그림을 담았다는 일차적인 의미를 뛰어넘어 그 이상의 즐거움을 독자들에게 건네기 위해 권별마다 특징에 맞게 새로운 구성을 더하고 보탰다. 이러한 구성들은 각 권마다 때로는 같게, 또 때로는 다르게 다양한 장치로 구현이 되었고, 이러한 요소들은 독자로 하여금 새로운 방식으로 옛 그림을 통해 그 시대를 경험케 한다.
우선 각 권의 공통적인 요소로는 해당 지역의 특징을 일별하는 기본적인 것은 물론, 그 지역을 다녀온 화가들과 인물들에 대한 소개를 앞부분에 배치했다. 이는 흔히 장편대하소설 앞부분에 나오는 ‘주요 등장인물’ 소개에서 착안한 것으로, 독자들로 하여금 책 속으로 본격 진입하기 이전, 주요 배경에 대한 이해를 장착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물론 본문을 읽으며 실제로 살아 있는 인물들의 유람 경로를 따라 동행하는 듯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하기 위한 장치라 할 수 있다.
또한 각 지역의 동선을 효과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저자가 직접 그린 손지도를 바탕으로 세부 지도를 삽입한 것 또한 세 권의 책에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부분이다. 이를 통해 관동팔경이나 행정 구역의 전반적인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금강산과 설악산, 오대산 등의 세부 지역까지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그림 속에 옛 화가들이 써넣은 주요 지명까지 풀어 소개함으로써 그림으로만 보던 옛 풍경의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는 것에까지 게을리하지 않았다.
이 책의 가장 큰 즐거움은 뭐니뭐니해도 그림에서 나온다. 그러나 한정된 판형 안에서 그림의 즐거움을 백 퍼센트 만끽하기란 쉽지 않다. 이러한 한계를 최대한 극복하기 위해 세부도를 매우 적극적으로 배치하되, 미술사적으로 의미 있는 지점만이 아니라 옛 화가들이 그림에 담은 위트와 즐거움을 포착하여 시대를 뛰어넘은 오늘날의 독자들에게 전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
구성의 묘미는 이러한 재미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지역적 특색을 감안하여 각 권마다 차별화된 컨텐츠를 담아냄으로써 세 권을 동시에 출간하는 의미를 극대화한 것 또한 눈여겨볼 지점이다.
『옛 그림으로 본 조선 1, 금강』에는 금강산을 그린 여러 화가들의 내력과 시대별로 누가 어떻게 금강산을 그려왔으며 어떤 차이를 가지고 있는가에 대해 집중적으로 들여다보았다. 또한 한양에서 금강까지 이르는 주요 유람 경로와 거기까지 가는 동안 길안내는 누가 어떻게 했는지, 먹고 자는 건 어떻게 했는지까지 실제로 유람을 다녀온 이들이 남긴 고문헌을 바탕으로 세세하게 다루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오늘날 금강을 갈 수 없는 우리의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 실제로 옛 사람들과 함께 금강산 유람을 다녀오는 듯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옛 그림으로 본 조선 2, 강원』에는 관동팔경의 유래와 그 의미에 대해 살피는 것은 물론이고 옛 그림에 담긴 옛 사람들의 디테일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흔히 그림을 볼 때 우리는 어디까지 보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떠올리게 하는 이 구성은 보았으나 보지 못하고 지나가는 그림의 세부를 보는 법을 다양한 예시를 통해 설명함으로써 이 책이 다름아닌 그림책이라는 분명한 사실을 환기하게 한다.
『옛 그림으로 본 조선 3, 경기/충청/전라/경상』에서는 그 시대 널리 알려진 명승지가 아닌 지역을 그린다는 것의 의미를 살피고, 유람을 떠나는 이들의 다양한 목적과 경로를 따라감으로써 실제 그 시대 그 풍경을 실감나게 경험하게 한다. 또한 각 지역별 주요 도시를 사전식으로 구성하여 어느 지역에 사는 독자라도 자신들의 고향과 고장을 그린 그림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하였다.
이 책의 진정한 의미, 우리는 왜 옛 그림을 보아야 하는가,
예술적 감상, 옛 시대와의 만남, 잃어버린 풍경과의 조우,
그리고 그 무엇보다 그림을 통한 온전한 기쁨의 시간을 누리길 바라는 저자의 바람
우리는 옛 그림을 왜 보아야 하는가. 주로 그것은 예술적 감상의 대상이며 또한 그림을 그린 화가와 시대를 초월한 만남의 장이 되기도 한다. 이 책은 그러한 본연의 요구에 충실히 복무한다.
그림의 제대로 된 감상을 위해 확보할 수 있는 다양한 그림을 최대한 수록하였으며, 그림에 대한 설명 역시 최신의 연구 성과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 최선의 인쇄 상태를 위해 몇날 며칠 동안 도판의 보정에 각별한 공을 들였으며, 그림의 전부와 세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그림의 세부를 정성껏 지정하여 보여주고, 나아가 그림을 제대로 읽고 즐길 수 있는 방법을 별도의 목차를 통해 세심하게 안내하고 있다.
시간을 초월하여 그림을 통해 옛 시대와 그 시대를 살았던 인물들과의 만남의 장을 제공하기 위해 그림을 그린 이들과 그곳을 다녀간 이들에 관한 이들의 이야기를 옛 문헌을 통해 복원해내는 데도 집중했다. 그림만이 아니라 이들의 족적을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성큼 그 시대의 한복판으로 타임슬립을 하도록 한다.
저자는 여기에 책을 통해 우리가 잃어버린 옛 풍경의 의미를 돌아보자는 제언을 담는 것으로 하나를 더한다.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우리가 현재 당도해 있는 오늘의 이 자리에서 볼 수 있는 풍경과 같은 지명을 쓰고 있는 옛 그림 속 풍경의 차이를 돌아보고 그것의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각자 생각해보자고 제안한다. 비록 그때 그 풍경으로 돌아갈 수는 없으나, 그 길은 요원하나 옛 그림을 통해 우리가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 눈과 머리, 나아가 가슴에 담고 다음 걸음을 걸을 때 한 번쯤 생각해보자고 말을 건넨다.
그리고 저자는 마지막으로 옛 그림을 통해 독자들이 누려야 할 것에 대해 덧붙인다. 그것이야말로 청춘의 시절부터 30여 년 동안 옛 그림과 더불어 살아온 노학자가 책을 통해 건네는 제언이다. ‘옛 그림으로 본’ 연작을 마치며 그가 덧붙인 이 한 마디는 우리가 옛 그림을 통해 마주할 그 무엇이라 할 수 있겠다. 그것은 바로 그림을 통해 누리는 기쁨이다.
“실경의 숲에서 보낸 나의 서른 해는 이렇게 책이 되어 독자들에게로 향한다. 지난 시간 내내 내가 기뻤듯 여러분들도 앞으로의 시간 내내 이 숲에서 기쁘시길”_최열, 본문 중에서
지은이 | 최열
1956년생. 미술사학자. 젊은 날 미술 운동에 전념한 뒤 나머지 생애를 한국미술사 연구에 몰두했다. 누구도 한국 근대미술에 제대로 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을 때 그는 직접 땅을 일구고 씨를 뿌려 연구의 터를 만들었다. 그는 개척자인 동시에 실행자였다. 1993년에는 한국근대미술사학회를, 2005년에는 인물미술사학회를 창립했다. 그는 치열하며 집요한 학자다. 수십 년에 걸쳐 펴낸 무수히 많은 저작이 그의 족적을 드러낸다. 그의 책들은 세월이 흐른 뒤에도 한국미술사에 관심 갖는 이들에게 유용한 참고문헌이다.
지난 30여 년 가까이 몰두해온 한국미술 연구를 집성하여 출간한 『옛 그림으로 본 서울』을 시작으로 『옛 그림으로 본 제주』를 펴내 조선 실경을 통해 우리 산하를 돌아보는 방대한 여정에 나선 뒤, 독자들의 뜨거운 관심에 힘을 입어 『옛 그림으로 본 조선 1-금강』, 『옛 그림으로 본 조선 2-강원』, 『옛 그림으로 본 조선 3- 경기· 충청· 전라· 경상』을 함께 출간하기에 이른다.
그가 펴낸 책은 무수히 많으나 그 가운데 몇 권을 꼽자면 『한국근대사회미술론』 , 『한국현대미술운동사』 , 『한국근대미술의 역사』 , 『한국현대미술의 역사』 , 『미술과 사회』 , 『화전』 , 『김복진:힘의 미학』 , 『이중섭 평전』 ,『미술사 입문자를 위한 대화』(공저), 『추사 김정희 평전』 , 『이중섭, 편지화』 등이 있다.
그동안 그의 저작들은 대한민국학술원, 문화예술진흥원, 문화체육관광부 등의 우수도서로 선정되었고, 한국미술 저작상, 간행물문화대상, 월간미술대상, 정현웅연구기금 등을 받았다. 가장 최근에는 『옛 그림으로 본 서울』로 제4회 혜곡 최순우상을 수상했다.
목차
책을 펴내며 | 강원도, 우리 산과 강의 본향
서장 강원, 깊고 넓어 끝없이 아득한 땅
관동팔경과 빼어난 승경을 자랑하는 이곳
강원을 그린 화가들, 다녀온 인물들
옛 그림에 담긴 옛사람들의 디테일
01 관동팔경을 보지 않으면 천지의 완벽한 공적을 볼 수 없으리
관동팔경으로 향하다
관동팔경은 언제부터 관동팔경이었을까 | 옛사람들의 유람 경로
제1경. 지상에서 단 하나의 풍경, 총석정
천하에 둘도 없는 경치 |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화가가 담아낸 풍경 | 화폭에 담기 위한 옛사람들의 고민 | 후대의 화가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다 | 이토록 독창적인, 이토록 자유로운
제2경. 맑으나 화려하며 고요하나 명랑하다, 삼일포
그림이나 되는 듯 그 속으로 빨려들다 | 전형을 따르거나 자유롭게 그리거나 | 지역 화가들이 만들어내는 풍경의 즐거움
제3경. 경쾌하고 명랑한 승경지의 맛, 청간정
누구나 이곳에서 편히 쉬라는 뜻 | 명필의 기적, 천재의 꿈 | 그림 속에서 어촌 생활을 엿보다
제4경. 산과 바다와 하늘이 하나를 이룬 곳, 낙산사
전대미문의 절경에 펼쳐진 아름다운 절 | 관음의 거처, 관음굴을 그리다 | 같은 풍경, 서로 다른 그림들 | 놀라운 율동감과 기발한 상상력을 베풀다
제5경. 거울처럼 물 맑은 호수를 바라보다, 경포대
난설헌 허초희가 노래한 그곳 | 활발한 중에 웅장하고 아늑한 중에 조용한 그림 속 풍경
제6경. _ 큰 바다의 볼거리와는 다른 빼어난 경치, 죽서루
지금은 사라진 그 옛날의 풍경을 그리워하네 | 옛 화가들의 그림 속에서 만나는 그 시절 그 풍경
제7경. _ 바다 밖은 하늘인데 하늘 밖은 무엇인가, 망양정
숙종이 점을 찍은 관동제일루 | 보는 이마다 다르고 그리는 이마다 달랐던 이곳
제8경. 달빛 비치는 솔숲으로 부르리, 월송정
성종이 꼽은 조선 제일의 승경지 | 옛 그림 속에서 월송정의 쓸모를 마주하다
02 “이곳도 절경, 저곳도 승경이라”
설악산, 생명을 살리는 신성한 산
”천 개의 봉우리 우뚝 서 하늘을 찌르다” | 토왕의 호령 울려퍼지는 토왕골계곡 | 내원골계곡을 따라 신흥사에서 울산바위까지 | 설악의 얼굴 천불동계곡 | 쌍폭을 품은 구곡담계곡 | 한계천계곡에서 세상 가장 큰 경천벽을 마주하다
오대산, 다섯 개의 연꽃잎에 둘러싸인 형상
뿌리가 깊어 오래된 이야기도 많은 땅 | 월정사를 거쳐 중대에 이르는 월정사 구역 | 하늘이 노닐 만한 땅, 천유동 구역
영동, 백두대간 동쪽 해안선을 따라가는 땅
대관령, 영동과 영서의 경계 | 강릉, 영동의 가장 큰 도시 | 금강과 설악을 품은 곳, 고성 | 동해를 가다, 두타산 무릉계곡에 오르다 | 삼척의 경이로운 풍경, 능파대 | 영동과 영남의 경계, 울진
영서, 백두대간 서쪽 내륙으로 이어지는 땅
평창, 대관령과 오대산이 닿은 땅 | 청령포와 낙화암의 땅, 영월 | 원주, 그림 속 그림 같은 홍원창 마을 | 소양강 흐르는 곳, 춘천
곡운구곡, 화천에 감춰진 은일지사의 영토
곡운구곡의 탄생 | 제1곡 방화계, 바위와 꽃이 만발한 계곡 | 제2곡 청옥협, 옥같이 푸른 빛이 나는 골짜기 | 제3곡 신녀협, 신녀의 골짜기 | 제4곡 백운담, 흰구름 흐르는 못 | 제5곡 명옥뢰, 옥구슬 울음 우는 여울 | 제6곡 농수정과 와룡담 | 제7곡 명월계와 제8곡 융의연 | 제9곡 첩석대, 겹으로 쌓인 바위 계곡
부록
‘옛 그림으로 본’ 연작을 마치며
주註
주요 참고문헌
인명 색인
FAMILY SITE
copyright © 2012 KIM DALJIN ART RESEARCH AND CONSULTING. All Rights reserved
이 페이지는 서울아트가이드에서 제공됩니다. This page provided by Seoul Art Guide.
다음 브라우져 에서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This page optimized for these browsers. over IE 8, Chrome, FireFox,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