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에서 인턴을 시작한 지 어느덧 6개월이 다 되어간다. 짧지도 길지도 않은 시간 동안 2번의 전시와 단행본을 발간하면서 실수도 하고 힘이 들기도 했었지만, 미술을 전공하고 작업을 하는 나로서는 더없이 많은 경험이 되었다.
2012년은 ‘아름다운 작품 아름다운 인연’이라는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후원기금마련전시 준비로 한 해를 시작했다. 이번 전시는 박물관 내의 전시장이 아니라 진화랑에서 열리는 외부전시로 다른 때보다 해야 할 일도 신경 써야 할 일도 더 많았던 것 같다. 또한 전시와 더불어서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후원회의 정기총회를 함께 진행하게 되었다. 백여 명이 넘는 후원회원분들에게 전화로 한 분 한 분께 참석 여부를 묻는 일은 버거웠지만, 오히려 참석하지 못하여 미안하다 말씀하며 위임장을 보내주시고 친절히 대해 주신 분들에게 감사했다. 직접 뵙진 못했지만, 전화 너머로 들리는 육성만으로도 많은 선생님이 한국미술의 발전을 위해 진심으로 박물관을 후원해주시는 듯해서 내심 뿌듯했다.
미술공부를 하다 보면 한 작가의 자료를 찾더라도 여러 문헌을 참고하게 되는데 이 때, 작품제목과 제작연도 혹은 자료의 발행자, 발행연도 등의 가장 기본적인 표기가 서로 다른 것을 종종 발견하곤 한다. 그럴 때면 가장 믿을 만한 사이트나 기관의 기록을 옮겨 적곤 했다. 서로 다른 기록을 찾게 될 때면 목록을 작성한 사람을 탓하곤 했던 내가 박물관에서 일하게 되면서 처음 맡게 되었던 업무가 새로 입수된 고 도서들을 목록화하는 작업이었다. 또한, 책의 서지를 정리할 때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오류를 범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였다. 새로 입수된 도서들은 모두 오래된 책들이라 일반인들에게 열람이 가능하지 않다는 점이 아쉽지만 그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박물관에서는 책의 표지, 내지 그리고 서지를 스캔하고 책의 간략한 설명을 함께 박물관 홈페이지에 업데이트하고 있다. 이런 작업을 통해서 자료를 찾는 사람들에게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은 보다 더 정확하고 믿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기관으로 인식되길 바란다.
한편, 박물관에서 일하면서 금속공예 관련된 많은 도서와 자료들을 접할 수 있을까 하는 기대를 가졌으나, 공예 관련 자료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였다. 주로 외국 사이트를 통해서 책을 구입해서 보거나 국내에 입수되어있는 외국 도서로 대신했기 때문에 금속공예 전공한 사람으로서 턱없이 부족한 자료가 늘 아쉬웠는데 이는 공예를 하는 사람들이 좀 더 활발히 자신들을 알리고 정보를 공유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했다. 따라서 공예인들이 소장하고 있는 자료들을 현재 공예를 전공하고 앞으로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많은 자료를 박물관에 기증해주셨으면 한다. 미술자료를 보존하고 연구하는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을 통해서 공예에 대한 자료를 더 많이 다룰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유정윤,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 서울아트가이드 3월호(vol.123_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