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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진미술연구소 소식] 미술자료, 디지털 아카이브 절실

관리자

브리태니커 종이판 마감! 디지털 교과서 시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영문 백과사전인 브리태니커가 244년만에 인쇄본을 중단하고 디지털 콘텐츠로 전환한다고 한다. 한편 애플은 ‘교과서 혁명’이라 불리는 디지털교과서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이는 상징적으로 아날로그 시대의 폐막 그리고 디지털 콘텐츠시대의 서막을 여는 획기적인 전환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럼 미술계는 어떠할까? 구체적으로 미술자료의 경우 원본 자료 그 자체가 가지는 고유성과 희소성에 대한 가치를 우선시하는 반면 자료의 가치를 폭넓게,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김달진미술연구소의 주요 과제 중 하나가 바로 미술자료의 ‘디지털 아카이브화’이다. 미술자료를 수집, 보관하고 있는 연구소는 1970년대부터 연도별 미술기사를 비롯해 270여 명의 작가 관련 스크랩, 주요 미술계 사건·사고, 비엔날레 등 주제별 미술자료를 아카이브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보관상의 한계, 활용도가 낮아 그저 역사의 퇴적층처럼 쌓여가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도 계속 추가되는 신문스크랩들은 더 이상 비치할 서가가 없어 오래된 자료부터 순차적으로 자료창고로 직행한다. 이미 창고에도 고이 모셔둔 자료들만 해도 몇 박스째다. 하지만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서가 비치되어 있는 자료 역시 활용도가 떨어지기는 마찬가지이다. 연도별로만 보관되어 있을 뿐 온라인 서비스나 목록화되어 있지 않아 원본을 보려면 직접 방문해야 하니 열람자 입장에선 수고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다.
바로 이러한 자료들을 쉽고 빠르게 활용할 수 있는 DB구축, 디지털화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하지만 방대한 자료에 대한 인적, 물적 지원에 대한 한계에 부딪치며 그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만 남아 있는 실정이다.

그러던 중 최근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최열 미술평론가가 그동안 수집해 온 일제강점기부터 1960년대까지 신문, 잡지의 미술 기사들을 국립현대미술관에 모두 기증한 것. 미술관측은 무려 1만 5천-2만 건에 달하는 자료들을 분류 작업을 거쳐 목록화하고 디지털화한다고 한다. 실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저 사장될 수도 있었던 귀한 자료들이 근현대미술사의 중요한 연구자료로 활용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했으니 말이다. 이처럼 최근 미술계 역시 디지털시대에 맞춰 3D가상미술관 구현, 외규장각 의궤 등 고문서 디지털화 등 적극 도입하고 있다. 이런 흐름과 더불어 미술자료의 디지털 아카이브화 역시 연구소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무거운 과제가 아니라 정책적으로나 외부와의 협업을 통해 큰 성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대해 본다.

- 조영미, 김달진미술연구소 편집부


- 서울아트가이드 4월호(vol.124_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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