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각미술관 ⓒ 2022 맹영지
평생을 대도시에서 살아본 나로서는 중소도시의 미술관 부재가 동네 소방서나 지구대가 없는 것처럼 불법적이라고 느껴졌다. 고흐나 샤갈의 작품 부스러기라도 ‘구경’하고 싶은 마음에 심한 짜증과 함께 지방의 소도시에 대한 비하의 발언이 서슴치 않고 튀어 나왔다. 적어도 20년 전 쯤엔.
이젠 괜찮은 그림들이 걸리는 중소도시가 많아졌다.-여기서 괜찮은 그림이란 온전히 개인의 취향이다-앞으로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도심 한복판에 줄을 서서 들어가는 미술관도 매력이 있지만, 자연과 함께 하고 여유 있는 ‘구경’을 원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왠지 도심의 외곽으로 나가면 맛집이 많은 것처럼 우리가 소비하는 ‘구경’은 여러 가지 증거물(SNS)을 남기기 위해 더 솜씨 좋은 맛집을 찾는 듯 예술적 ‘구경’을 찾는다.
그런 문화적 예술적 열망은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하고 수준 있는 ‘구경’을 위해 쓰이고 있다. 하지만, 그 무엇도 모든 것을 만족시키지는 못한다. 절대 채워질 수없는 반쪽짜리 별점을 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수고를 아끼지 않지만, 우리는 안다. 그 무엇도 완전하게 채워 질 수 없음을. 단지 우리가 처한 환경과 ‘지금’감성의 흐름을 연결, 위로하고 응원해 줄 수 있는 문화적, 예술적 공간을 아끼고 사랑할 뿐이다.
천안에 위치한 리각미술관은 야외 조각공원과 실내 1층과 2층으로 나눠진 전시실, 카페가 있다. 넓고 푸르고 시원한 리각미술관에서 위로와 응원을 받기 바라본다. 그림이 그렇고 자연이 그렇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