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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과학과 예술의 접점: 김윤철 상하이 개인전

배혜은

전시 전경 ⓒ 촬영 배혜은


중국 상하이 경제특구 푸동(浦东)에 새로운 예술공간으로 떠오르는 X Museum이 2024년 3월에 개관전으로 중국 예술인이 아니라 한국 시각예술가 《김윤철: Chroma VII》(3.22-6.9) 전시를 개최하여 중국 예술계를 들썩이게 했다. 김윤철(Yunchul KIM, 1970- )은 과학적 요소를 예술 분야에 접목시키고, 예술의 질료로는 생소한 자기장, 납, 수은을 사용하여 예술과 과학의 경계를 허무는 융합을 시도한다. 

2022 베네치아비엔날레 한국관 작가로서 선보였던 〈크로마〉 시리즈를 X Museum에서도 만날 수 있다. ‘크로마(Chroma)’는 색의 채도를 반영하는 감각적인 지표로 색에 대한 인간의 인식을 정량화하는 수치이다. 작품 〈크로마 VII〉는 모터, 컨트롤러, LED 램프를 사용한 234개의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작품을 구성하는 매 조각들이 빛을 받으며 미세하게 움직이는 모습은 일상에서 느낄 수 없는 또 다른 감각을 깨워주었다. 미술관의 구조 특성상 천장에 매달려있는 작품을 아래에서 올려다보기도 하고, 또 복층 계단에 올라가서 작품의 전체적인 형태를 조망하는 것도 새로운 관람 경험으로 다가왔다.

전시회 서문에서 김윤철 예술가는 작품에 지나친 해석을 덧붙이기보다 관객과 작품이 그저 마주하는 순수한 경험에 집중할 것을 당부했다. 그의 예술 신조대로 관객들은 작품 큐레이션 없이 자유롭게 공간을 거닐며 작품 자체가 주는 느낌에 집중하는 듯했다. 상하이 전시가 마무리되면 이어서 베이징 798큐브뮤지엄에서 《김윤철: Elliptical Dipole》 전시회가 막을 올린다. 보통 소규모 갤러리에서 진행되는 한국 예술가의 전시회와는 달리 대형 미술관에서 전시되는 김윤철의 작품이 향후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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