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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그녀가 돌아왔다, 찬란한 전설 천경자를 기리며

노희진

노희진 서양화가 heejin059@hanmail.net




전시 포스터


1995년, 초등학생 시절, 나는 미술 애호가이신 아빠 손을 잡고 호암갤러리에서 열린《천경자 회고전》에 갔었다. 화려한 색상의 작품 속에서 곳곳에 등장하는 아름다운 여인을 마주할 수 있었다. 작품 안의 화사한 여인이 동화책에 나오는 공주와 같이 예뻐서 그 여인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으니 그 안에서 왠지 모르게 알 수 없는 슬픔이 느껴졌다. 어쩌면, 당시 어린아이였던 내 눈에도 이 작가의 삶이 어렴풋이 작품을 통해 느껴졌던 것 같다.

그녀가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리던 시절은 가부장제의 역사 속에 일제 강점기, 전쟁과 분단으로 점철된 격동의 시대였다. 그러한 시대 속에서 그녀가 네 아이의 엄마이자 여성 화가로서 살아냈던 삶의 무게가 나는 도저히 가늠되지 않는다. 그러나 고통과 절망 속에서도 그녀에게 힘이 되어준 것은 꿈과 사랑, 모정이라는 세 가지 따뜻함이었다.

삶을 불꽃같이 뜨겁고 아름답게 예술로 승화시킨 천경자 화백 탄생 100주년을 맞이해 특별전이 서울에서 이미 진행 중이며 고향인 전남 고흥에서도 《찬란한 전설 천경자》(11.11-12.31)전이 막을 열 예정이다. 특히, 이 전시와 연계하여 공모한 80인의 청년 작가들이《천재 화가, 천경자를 기리고 그리다》전을 함께 계획하고 있어 한층 더 의미를 더하고 있다.

평소 무한한 상상력과 인식의 자유로움을 추구했던 작가가 자신의 열정을 작은 화폭에 담기에는 주어진 공간이 너무 부족했으리라. 슬픈 전설이 담긴 아름다운 자화상을 유심히 바라봤던 그 시절의 어린아이는 어느덧 훌쩍 커서 그녀를 기리는 청년 작가로 붓을 들어 참여한다. 뜻깊은 이번 가을 전시를 통해 천경자 화백의 예술세계가 청년 작가와 더불어 더욱 다양하게 확장되어 깊은 울림을 주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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