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한복판에서 조그마한 전시공간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모두들 이 어려운 시기에 화랑을 만드는 것이 괜찮겠느냐고 애정어린 걱정을 해줍니다. 그러나 제 나름대로는 십여년의 세월을 이 작은 시작을 위해 조금씩 준비를 해왔습니다. 그래서 시작은 소박하고도 작습니다. 작은 만큼 알차고 진솔하게 꾸려 보려고 합니다.저는 십여년 동안 한국과 미국 그리고 일본을 오가며 제가 찾아낸 작가들의 개인전을 기획해왔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보다는 미국과 일본에서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회를 더 많이 추진해왔습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얻은 제 소견은 한국 작가들이 국제 경쟁력과 시장성이 매우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제는 작가를 키워나가는 구체적 방법이나 제도가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그 생각의 실천의 하나가 갤러리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우리 미술계는 십여년 동안 외양적 팽창을 이뤄냈습니다. 광주비엔날레, 도자엑스포, 도예비엔날레, 공예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등 우리가 주최하는 국제 미술전이 증가했고, 외국 유명 박물관ㆍ미술관 소장품전 등은 흥행이 보증 될 만큼 일반인의 관심이 높아갑니다. 그리고 국제 아트페어, 국내아트페어 등이 다양한 방식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해 7천여명의 미술관련 대학졸업생이 배출되고, 미술인들의 단체 또한 부쩍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러한 외양만 본다면 분명 우리는 미술 부흥기를 맞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질적인 면을 들춰보면 외화내빈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아직도 재능 있고 성실한 작가가 제대로 평가 받거나, 독창성 있는 작업을 고독하게 해온 작가들이 미술계 중심에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제는 양적 팽창을 이룬 만큼 질적인 성장에 힘을 쏟아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공허하고도 거창한 목표보다는 작지만 모두들 자신의 자리에서 실천할 수 있는 미술적 목표를 세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갤러리를 만든 이유도 실천할 수 있는 작은 목표를 구체화 시키려는 것입니다.즉 국제적으로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독창성 있는 작가를 찾아내 국내 미술시장에서 시장성을 확보하고 외국 미술계에 진출 시키려는 것입니다.이를 위해 갤러리를 개관했고, 미국 LA의 앤드류셔 갤러리 등과 작가 공급 계약을 맺었습니다.작가의 발굴과 성공이 갤러리의 성장이라는 생각을 실천한다는 마음을 지켜나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러한 다짐으로 외람되게나마 제 이름을 갤러리 명칭으로 정했습니다.작은 걸음이지만 제가 걸을 수 있는 확실한 거리만큼씩 걸어나가겠습니다. 이제 첫 걸음으로 갤러리 개관이라는 첫 발자국을 떼었습니다.따뜻한 시선으로 보아주신다면 제 발걸음이 가벼울 것 같습니다.감사합니다. - 장은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