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멘션갤러리는 공간과 공간을 이어주는 골목길 끝 막다른 길에 위치하고 있다.재개발 공사가 끝나면 사라질 시한부 골목이지만 골목과 담벼락, 이 공간을 터전으로 하는 우리와 이웃을 이어주는 의미와 가치와 추억을 담아주는 교류의 장으로 재창조하고자 이 곳에 자리하였다. 신축 고층건물이 즐비한 가운데 두 번의 꺾임이 있는 긴 골목길은 공사장 안전펜스와 철도고등학교의 붉은 벽돌 담장이 만나 생기게 되었다. 공사장의 정식명칭은 ‘용산철도병원부지 특별계획구역’이다. 등록문화재 제428호.[1]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대로14길 35-29(한강로동 65-154) 소재한 철도병원은 1928년에 신축한 근대건축물이다. 당시 용산 일대는 철도 기지와 신시가지 및 용산에 주둔하는 조선 주재 일본군의 병참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 개발된 병원이었다. 이후 1984년부터 서울철도병원의 부지와 뒤편의 건물을 임대하여 중앙대학교 병원으로 수십년 간 운영되었다가 폐원 후 고층빌딩 개발을 위해 3년 전 철거되었다. 철도병원은 현재 아름다운 모습을 잘 살린 용산역사박물관으로 개재장했다.
문제는 공사장의 안전벽이다. 기존의 펜스보다 훨씬 높은 3m가 넘는 안전벽이 생기는 바람에 보행자들은 위협감이 든다. 게다가 골목은 끝이 바로 보이지 않고 두 번의 꺾임이 있다. 즉 모퉁이를 돌면 어떤 사람을 만날지 알 수 없고 폐쇄적인 느낌마저 들어 마음이 편치 않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골목은 지름길로 이 길을 꼭 사용해야 하는 수많은 시민들이 있다. 이렇게 가로질러 갈 수 있는 편리한 길을 찾아서 놀라왔다. 하지만 종종 불쑥 튀어나오는 맞은편 사람으로 인해 섬뜩 놀랄 때도 있었고 가끔 무리지어 있는 집단을 보면 퇴로가 없어 불안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좁다란 골목이 주는 묘한 신비로움, 철조망을 따라 저절로 자라나는 무수한 풀들, 계절마다 변화하는 붉은 벽돌 담장의 사계, 맑고 청명한 하늘과 구름, 비바람이 휘몰아칠 때 흔들리는 가로등, 비올 때의 물웅덩이 그리고 잡초들의 생명력, 환상적인 가을 은행나무의 노란 정취와 그 후 진동하는 은행 냄새 종종걸음을 내달리면 드디어 만나는 작은 카페를 바라보는 안도감 이 작은 골목길은 바쁜 하루하루 도심에서 불쑥 떠나는 지브리 만화의 한 장면 같다.
그리하여 이 골목 인근의 즐거운 이웃들과 디멘션갤러리는 비단 전시장이라는 공간적 한계를 딛고 지역으로 나오고자 한다. 같은 공간이지만 다른 시간대 다른 사람들이 지나기에 이 골목길은 수많은 차원으로 변신한다.
불특정 다수의 이웃들에게도 골목길의 낭만과 안녕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많은 작가들이 기꺼이 참여의사를 보낸다 그리고 창작을 위해 직접 이 골목을 거닐고 오가며 영감을 받았고 사랑에 빠졌고 기꺼이 예술적 재능을 쏟아 함께 동참해주셨다. 자칫 지나치기 쉬운 일상의 골목길은 이제 많은 분들의 사랑과 추억이 머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