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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교육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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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는 어떻게 디자인되는가?

- 디자인 교육의 실험과 전망


예술의전당 디자인미술관에서는 오는 9월 7일부터 10월 7일까지 한달 간 <디자인교육 2001:designing designers>전이 열린다. 이 전시는 디자이너들이 문화 생산자로서의 의미가 부각되고 있는 요즈음, 정작 디자이너를 디자인해내는 교육 현장의 상황은 어떠한지를 보여준다.   

해방 이후 지금까지 디자인 전문 교육은 몇몇 대표적인 대학들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그 반세기 동안 한국사회에서 디자인 분야가 어떻게 자리잡아왔고 현재는 어떤 모습인지를 보여주는 이번 전시에서는 디자인교육을 중심으로 한 연대기적 정리로 역사적인 전개과정을 회고하고, 다양한 변화가 예견되는 미래형 디자인 전문가들을 배출하기 위해 현재 교육기관들이 제시하고 있는 비전을 입체적으로 비교해 볼 수 있게 한다. 

서울대를 비롯하여 각각 다른 형식과 지향점을 가진 7개 학교가 참여하여 최근의 학생 작품을 전시하면서 독자적인 교육방향과 21세기의 새로운 디자이너 양성을 위해 진행하고 있는 세부적인 교육내용을 보여준다. 대학평가 등의 경쟁적인 분위기가 팽배함에도 불구하고 서로 다른 형식과 특성을 지닌 학교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교육내용을 공유하고 함께 고민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또한, 전문적인 학술행사와 지면을 통해 디자인 교육의 문제를 논의하거나 박람회 형식의 대학 홍보전이 치러진 예는 있지만, 디자인 전문 미술관에서 기획 전시로 마련된 것은 처음이며 전시라는 형식을 통해 유연하게 접근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전시는 디자인 전문 교육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일상 속의 문화 생산을 담당하게 될 디자이너 교육의 미래를 조망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된다. 디자인 교육 관계자 뿐 아니라 전공자와 디자인에 관심을 둔 사람들에게도 폭넓은 이해를 돕게 되며 한국 디자인의 미래를 위한 현실적인 대안을 모색해 보는 세미나도 마련하고 있다. 

(문의 580-1648, 1539)


전시구성

전시공간은 3부로 구분되며 전체 개요와 자료, 개별 교육기관의 실제 활동을 통해 디자인의 교육에 대한 배경지식과 현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


1부: 개요 및 디자인교육 자료 introduction & sources

디자인 전문교육을 언급하는 배경, 실제 한국 사회에서 디자인전문교육이 갖는 의미, 새로운 사회문화적 환경과 기술의 발달에 따른 변화와 전망 등을 정리하며 1946년부터 2001년에 이르는 연대기를 기준으로 디자인교육 변화과정의 객관적인 사실을 정리한다. 

총체적인 자료를 통해서 디자인에 대한 인식과 디자인 분야의 이슈가 자연스럽게 표출될 수 있도록 하며, 회고와 전망의 역사적 근거 자료와 관련연구의 기초자료가 될 수 있다.


2부: 디자인교육의 스펙트럼 vision

각 교육기관의 디자인교육 특성을 보여주고, 새로운 환경의 변화를 해석하고 대응해 나가는 다각적인 노력을 실질적으로 제시한다. 


서울대학교  /  초기에 디자인교육을 시작한 전통을 토대로 새로운 패러다임의 대안을 모색하는 교육내용과 작품을 소개 

국민대학교  /  BK21사업의 디자인분야 대학으로 선정되어 테크노 대학원을 설립하는 등 전문적인 교육내용과 작품을 소개

한국종합예술학교 / 설립초기부터 새로운 형식으로 관심을 모았던 미술원 디자인과의 교육내용과 작품을 소개 

한국기술교육대학교 / 디자인공학이라는 전문성을 확보하면서 독자적인 디자인 영역을 위한 교육의 내용과 작품을 소개 

한국과학기술원 / 과학과 디자인의 접목에 중점을 두고 논리적인 디자인을 추구하는 교육의 내용과 작품을 소개

계원조형예술대학 / 특화된 분야의 학과로 구성되어 다양한 디자인전공자들을 교육하는 내용과 작품을 소개

서울건축학교 / 민간에 의해 설립되어 비제도권 교육의 실험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실험적인 형식의 교육내용과 작품을 소개





기획글



'그 어느 때 보다 디자인 교육은 학생들로 하여금 폭넓은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이를 위해, 디자인 교육은 '가르침' 중심에서 '배움' 중심으로 바뀌어야 하며, 이러한 변화로써 학생들로 하여금 교육 프로그램 내에서, 또는 그 이상의 수준에서 그들이 지닌 잠재력을 실험하고 계발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따라서, 디자인 교육자는 단순 지식 제공자가 아니라 학생들로 하여금 보다 실질적 디자인에 이르도록 영감을 주고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자로 변해야 한다.' 

(이코그라다 디자인 교육 선언, 2000년 서울) 


오늘날 디자인 교육은 점차 '가르침' 중심에서 '배움' 중심으로 바뀌고 있으며, 디자인 교육자의 역할 또한 변화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단지 디자인 교육 제도 내에서의 변화가 아니라 디자인을 둘러싼 제반 사회․문화적, 기술적, 경제적 환경의 변화를 반영한 것이다. <디자인교육 2001> 전시회는 이러한 변화의 시점에서 지난 반세기 동안 이루어져 온 한국의 디자인 전문교육을 역사적으로 조망하고 한국 디자인 교육의 현재적 상황을 살펴봄으로써 미래지향적인 디자인 교육 모델에 대한 논의의 촉매제로 기여하고자 기획되었다. 


20세기 디자인의 역사는 디자인이 하나의 독립된 전문영역으로 자리잡고, 디자이너가 직업적인 정체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온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디자인 교육은 자연스럽게 직업 교육의 일환으로 행해지게 되었다. 하지만 오늘날 디자인은 문제해결을 전제로 한 실무practice이자 프로젝트인 동시에, 미래지향적이고 문화적인 삶의 방식이자 태도 즉 일종의 라이프 스타일이 되었다. 이러한 사회적인 변화와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그 동안 이루어져 온 디자인 전문교육의 내용을 점검하고 새로운 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특히 디자인에 대한 사회적인 요구가 있기 전에 디자이너를 배출하는 디자인 전문교육이 먼저 시작된 우리 나라의 경우에는 아직까지도 디자인 분야에서 디자인 교육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큰 만큼 디자인 교육제도와 교육내용의 개선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지난 50여 년간 축적되어온 한국 디자인 교육의 성과를 발전적으로 계승하는 한편, 그 동안의 시행착오들을 비판적으로 반성하고 성찰하는 작업을 통해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특히 '배움' 중심의 미래지향적인 디자인 교육을 위해서는 디자인 교육 전문가의 역할이 중요하며, 디자인 교육 담론의 활성화가 요구된다. 


'배움' 중심의 디자인 교육이란, '가르침' 중심의 디자인 교육을 대체하는 전혀 새로운 또 하나의 디자인 교육 방식은 아닐 것이다. 배움과 가르침은 서로 대립하는 배타적인 행위가 아니라, 서로 교통하는 교환의 행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것은, 가르친다는 교육 행위를 다양한 시점에서 보다 이론적이고 구체적인 연구의 대상으로 보아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사실, 디자인은 과연 가르치거나 배울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점은 디자인교육 역사의 첫 장을 장식하는 바우하우스 시절부터 늘 던져졌던 질문이다. 바우하우스의 초대 학장인 그로피우스는 디자인은 가르칠 수 있는 것과 가르칠 수 없는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학교 교육의 목표는 가르칠 수 있는 것을 더 잘 가르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도 <디자인 교육 2001>의 전시는 바우하우스의 이 질문으로부터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을 것이다. 



기획전시추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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