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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인의 새로운 선택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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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디자인의 관계에 주목하여 온 디자인미술관에서는 9월에 유럽의 생활과 디자인을 다루는 전시를 개최한다. 근대 디자인의 전통을 간직한 영국과 독일, 디자인 파워를 과시하는 이탈리아와 프랑스, 그리고 그동안 소개될 기회가 적었던 에스토니아와 슬로베니아 등 유럽의 11개 국가의 디자인 전공 대학생과 젊은 디자이너들의 50여가지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이 전시는 지난 5월 루브르 박물관의 전시(European Way(s) of Life(2002. 5/4-12))에 소개된 작품들 중에서 유럽의 최신 경향과 미래에 대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선별하여 생활의 주제에 따라 구성한 것이다. 


각 프로젝트는 의(衣)와 식(食)에 관련된 새로운 제안, 주거를 다루는 가구와 소품, 실내 공간 디자인, 그리고 디지털 환경에 대한 새로운 전자 기기와 운송수단, 인터랙티브 디자인 등을 다루고 있으며 일상 생활용품에 대한 발상 전환과 미래에 대한 제안을 실물과 모형, 영상으로 제시하고 있다. 또 특별전으로 ‘바비(Barbie)인형을 통해서 본 유럽의 현재와 미래’가 준비되어 있다. 


이번 전시의 내용은 무엇보다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나라들이면서 유럽이라는 거대한 공동체 안에서 함께 미래를 고민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이 점은 세계화와 디지털 화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한국의 상황에서도 새롭게 해석할 여지가 있으며 유럽 디자인의 저력이 되는 생활 양식의 풍부함을 확인할 수 있다.     


관람객을 위해 마련된 전시 안내서의 질문과 주제 설명을 따라 가면 유럽의 디자이너들이 갖고 있는 새로운 생활의 상상을 한껏 즐길 수 있다.  


유럽 디자인의 문화적 배경 - 그 디자인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외국의 좋은 디자인 사례는 실제 그 나라의 문화와 생활양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 디자인이 그동안 모방된 것이라는 비난을 벗어나지 못했던 이유도 외형만을 차용할 뿐 그 배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탓이다.   

유럽은 풍부한 문화적 유산과 근대 시민사회의 과정을 거친 경험을 토대로 하여 오늘날에도 디자인과 예술 등 문화의 중심을 자처하고 있다. 이미 유럽 각국이 세계 경제의 축에서 멀어졌다는 평가도 있지만 아직도 우리에게는 매력적인 이미지로 남아있고 새로운 힘을 보여주고 있다. 

쇼핑 매장에 진열된 상품으로 먼저 접해온 유럽의 디자인을 이제 다시 살펴보자. 왜 그토록 우리에게 특별한지, 정말로 특별한 것으로 존재하는지, 아직 상품으로 포장되기 전의 원형들을 전시장에서 만나면 그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일상과 디자인의 관계성- 생활방식이 빚어낸 디자인

생활 방식은 생활 철학을 보여주는 것이며 결국 디자인의 결과물로 재현된다. 의, 식, 주와 관련된 기본적인 생활 패턴을 보면, 먹고 입고 지내는 형식과 그에 따라 사용되는 오브제, 그리고 그것이 갖는 의미, 앞으로 추구하는 변화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또한 사회 구성원의 관계를 이어가는 활동 패턴까지 포함한다면 유럽의 일상 문화와 디자인을 이해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러한 생활과 디자인의 상관관계와 맥락에서 제시된 이번 작품들은 유럽의 생활 방식(way of life) 또는 각 나라의 다양한 생활 방식들(ways of life)이 빚어낸 풍부한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미래의 문제- 유럽인들은 어떻게 미래를 생각하는가 

이미 유럽 연합(EU)의 결성과 유로화의 화폐 통일까지 이룬 상황이지만 여전히 ‘디지털’로 대변되는 미래는 유럽의 경우도 큰 숙제일 수밖에 없다. 더구나 통합은 글로벌 경제의 흐름에서 유럽의 위기 의식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를 통해서 현재의 유럽이 새로운 기술의 개발과 생활환경의 변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또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몸에서 부터 우주로 확장되는 역동적인 대안으로 파악해 볼 수 있다.  


젊은 디자인의 시각- 유럽의 디자인 교육이 낳은 것

유럽연합의 대학을 중심으로 준비된 이 디자인전을 국내에 소개하는 것은 각 나라에 대한 부분적인 정보의 수준을 넘어서 생활 속의 디자인을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무엇보다도 학생과 신진 디자이너들이 각각의 영역에서 현재와 미래를 보는 시각을 확인할 수 있고 유럽의 디자인 교육에 대한 간접 체험을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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