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서의 사진, 회화로서의 회화
이번 전시는 독일의 뒤셀도르프 쿤스트 아카데미에서 사진과 회화를 전공한 두 젊은 작가의 작업을 소개하는 자리로서, 그들이 추구하는 “매체의 고유성”에 주목하고자 한다. 이윤진은 독일의 즉물주의 사진의 전통 속에서 공부하며, 객관적 기록으로서의 사진을 추구하고 있으며, 김수영은 독일의 신표현주의 미술의 전통 속에서 공부하며, 새로운 회화적 공간의 창조를 목표로 한다.
김수영: 무채색의 도시 빌딩 풍경
회화는 건물이 화면의 거의 전부를 차지하는 무채색의 도시 빌딩 풍경을 보여준다. 도시계획에 의해 건물의 색이 무채색으로 통일되었을까? 아니면, 눈을 뜨고 바라볼 수 없을 만큼 강렬한 빛이 도시 전체를 빛 아니면 그림자로 만들어버린 것인가?
김수영은 회화적 화면의 구성을 위해서 사진을 활용한다. 현실에 대한 사실적 기록으로서 사진을 참조하는 것이다. 김수영 화면의 특징은 건물과, 건물이 형성하는 지면 공간 사이에 존재한다. 먼저, 두 공간을 바라보는 시점이 다르며, 두 공간의 비중이 다르게 처리되었다. 건물은 거의 화면 전체를 차지하는 반면에, 지면 공간은 아주 작게 다루어지고 있을 뿐이다. 또한, 건물은 거의 무채색으로 처리된 반면, 지면 공간은 유채색으로 처리되고 있다. 지면 공간이 그것의 크기에 비해 주목을 끄는 이유는 그러한 색채의 대비에 있을 것이다. 또한, 그 곳이 비중에 비해 주목을 끄는 또 하나의 이유는 그 곳에 사람과 자연이 있기 때문이다.
무채색의 건물과 유채색의 지면 공간이 만들어내는 또 하나의 세계. 그것은 ‘회화로서’ 존재하는 독일의 모습이다. 그 곳은 작가가 생활인으로서, 어쩔 수 없는 이방인으로서, 회화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일상화된 회화 작가로서의 삶이 교차하는 공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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