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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상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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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라전

  • 전시분류

    개인

  • 전시기간

    2003-11-19 ~ 2003-11-25

  • 참여작가

    장미라

  • 전시 장소

    갤러리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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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시뷰어

WELCOME  TO  THE  BODY

 

지극히 개인적인 발상

얼마나 사진다운 사진인가(그런 것이 존재하는 지도 의문이지만)는 내겐 무의미하다.

어떤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말이나 글을 선택할 때 그것이 나의 입장과 관점을 드러내기에 가장 적합한 것인가를 따지듯이 사진 또한 마찬가지의 고민을 하게 한다. 

언어를 모든 사람이 공유하는 의미체계로 단언할 수 없듯이 사진 또한 마찬가지. 얼마나 효과적으로 설득력있게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이미지를 선택하느냐의 문제만이 있을 뿐.

 

말더듬이가 용기를 내어 서툴게 말을 시작하듯이 그렇게 전시를 준비했다.

진실과 진심이 통하기를 바라면서. 소통이 단절된 세상에서 이제 당신은 사진과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내가 아닌 사진과, 그리고 몸에 대한 첫 이야기들과.

 

영혼 - 육체 - 욕망 - 혼돈

지금은 혼돈, 아니 언제나 혼돈. 나는 지금 혼돈의 한가운데 있다.

영혼에 대한 간절함이 더 할수록 몸뚱이가 걸림돌이 됨을 느낀다. 육체는 더 이상 영혼의 안식처가 아니란 말인가? 나는 왜 나의 몸을 가지고, 몸으로서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몸을 잃어버린다는 느낌을 항상 갖게 되는가? 막다른 골목에 갇혀 버린 기분을 아는가? 그 막다른 골목이 다름 아닌 나라는 존재, 나 자신의 몸뚱이라고 느껴본 적은 없는가?

 

나는 무엇인가? 나의 몸뚱이는 무엇인가? 인간의 몸뚱이는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더군다나 여자로서, 여자의 몸뚱이를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인가?

"여성은 인간인가?" 

 

한 사람의 개인이 영혼(정신)과 육체의 완전한 자유를 누린다는 것이 왜 그토록 힘겨운 것이어야 하는지, 끊임없는 투쟁의 장이어야 하는지...이 숨막힘과 몸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들. 어떤 식으로든지 답이 필요했다. 적어도 내게는 절실했으므로.

 

no relationships / communication breakdown

'존재가 의식을 규정한다.'는 이 거창한 문구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무엇이든지 팔아 치우는 자본주의가  지배하는 이 세상에서 가장 팔아 치우기 쉬운 것은 몸, 몸의 이미지가 아닌가!

자본주의와 상업주의의 팽창, 범람, 팽배...사실 그 어떤 단어로도 지금의 상황을 표현하기엔 부족함을 느끼기에 감히 "식인 자본주의"는 어떨까 생각해 본다.

"자본주의 때문에 비로소 인간이 팔리기 위해 진화하기 시작했다."는 어떤 이의 말이 거짓이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다양성은 무시되고 단지 성기로서 환원되고 마는 여성성.

또 다른 의미에서 성기가 아닌 남근으로서 획일화된 남성성, 사회적으로 재현되는 남성 권력. 

끊임없이 잘리고 잘려 파편화된 상품으로서의 몸.

 

과잉 코드화된 몸, 몸 이미지의 범람. 흘러 넘치는 욕망의 이미지들.

나조차도 그 이미지들의 한 조각에 불과한 듯한 착각.

내가 가진 유일한 뜨거운 심장, 그것마저도 차갑게 마비시키려는 세상의 폭력.

 

그러나 눈에 보이는 이 고통스러운 현상들보다 좀 더 중요한 그 무엇인가가 인생에는 분명 있을 것이고,나의 몸과 나의 영혼과 나의 존재 자체를 끊임없이 묻고 모색해 나아가는 것, 그것이 삶 아닌가?

 

몸은 말한다.

나는 나의 몸을 사랑한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경계는 초월하라고 있는 것.

억압된 몸을 해방시킬 수 있는 힘, 무기 역시 몸이어야 했다.

 

"한 사람이 꿈을 꾸면 단지 꿈일 뿐이지만, 여러 사람이 같은 꿈을 꾸면 현실이 된다."던 오노 요코의 말은 내게 커다란 용기를 주었다.

 

이제, 당신도 나(우리)와 같은 꿈을 꾸십시오.

 

당신의 몸을 사랑하십시오.

그리고 그 만큼만 타인의 몸도 사랑하십시오.

 

"인간에 대한 예의를 갖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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