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
2010-11-11 ~ 2010-12-10
02-396-4805
2010 풀 프로덕션 <횡단> 시리즈
<믹스라이스 리포트 : 왤컴, 마이 프렌드!>
2010. 11. 11 목 – 12. 10 금 개막 2010. 11. 11 목 오후 6시 구기동 풀 B1
동일 8시부터 한남동의 꿀&꿀풀에서 전시 ‘1’의 개막과 오프닝 퍼포먼스(기획 오도함/박준철)가 이어집니다.
2010 풀 프로덕션 <횡단> 시리즈
<횡단>은 아트 스페이스 풀이 국가와 영토 경계에 종속된 선전 방식의 문화 교류를 지양하고
비공식적인 대인 채널을 통해 상이한 지역, 문화권 간의 말걸기와 생각의 연결을 지속해 보고자
기획하는 국제교류 프로젝트 시리즈입니다.
세계의 지형도가 글로벌 통합형 시장경제체제와 영토기반의 국가경계로 편성된 동시대에, 이
시도는 공식적 “등록” 시스템 바깥 혹은 저변에서 이루어지는 시도라 할 수 있습니다. 지난한
모호함과 불투명성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바깥 혹은 저변에서의 미시적 대인 소통채널을
유지한다는 것은, 자본과 권력이 “등록”해주는 지식생산체계에 들어맞지 않는 “생각”의 교류
채널을 견지하려는 노력의 표명입니다. 나아가 떠들썩한 글로벌 캠페인에도 불구하고 언어
장벽과 단일혈통민족주의, 지정학적, 역사적 트라우마로 인해 “외국”에 대한 자의식이 강한
지역의 현실을 냉정히 인식할 때, 이 시도는 “외국”에 대한 고질적인 타자화와 그로 인한
애국주의적 욕망 등이 가두어가는 인식의 폐쇄회로에서 스스로를 해방시키기 위한 노력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횡단>은 유토피아적인 다문화주의 슬로건이나 이데아적인 평등에 기초한 소통, 극적인
만남 등을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횡단>은 부단한 불통과 불확실성, 복잡성, 중층성을
인지하며 추상적인 마음과 감성의 인터페이스를 시도하는 글로컬 주체들의 탐구 여정입니다.
‘믹스라이스 리포트 : 왤컴, 마이 프렌드!’
풀은 <횡단>의 첫 프로젝트로 믹스라이스(조지은, 양철모, 2002년부터 홗동, 서욳)의
.믹스라이스 리포트 : 왤컴, 마이 프렌드!.를 소개합니다. 믹스라이스의 이번 소개 전은 2010년
상반기 마석에서의 작업결과물인 『바다에 갔다 온 계곡 개구리』 (2010, 미디어북스)에서 시작되어
카이로 타운하우스 갤러리 오브 컨템포러리 아트에서의 리서치 레지던시, 그리고 다시 서울과
마석으로 연이어지는 1년에 걸친 작업 여정의 중간 보고 성격을 띤 보고전입니다.
믹스라이스는 “이주”라는 사회 현상에 직면한 개인이 정체성을 재구성해가는 과정과 그 과정에서
개인들 간의 기억이 교차, 중첩되면서 생겨나는 우연적 공동체, 그 유기적이고 비공식적
작동원리를 주목하여 온 작가 듀오입니다. 믹스라이스는 따라서 일상의 기억을 기록하는 사적
아카이빙과 퍼포먼스, 이벤트, 그래픽 디자인, 공공설치 및 개입 등의 촉매활동을 통해 개인
이니셔티브들이 자발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을 관찰합니다. 믹스라이스가 시도해 온
그간의 영상교실, 비디오다이어리, 이동식 영화관, 액션, 라디오 채널, 뮤직카페 등의 활동은 대화,
놀이, 연극, DIY활동, 향유를 통해 개인의 정체성과 사적 기억이 집단 기억에 함몰되거나 제도에
소비되지 않도록 유지, 연결시키는 작업입니다.
이번 리서치 리포트에서 믹스라이스는 “아주 평평한 공터”(사잔 시리즈), “렌티쿨러 시리즈”(카이로
현지제작 사진), “냉장고와 가스통( )남겨진 것”(수집 오브제), “남기고 떠날 수 없었던 어떤
것”(카이로에 거주하는 아프리카 이주민들과의 대화를 반추하는 벽 드로잉, 텍스트, 사진),
“땅굴”(카이로에서 활동하는 활동가와의 대화에 기초한 드로잉), “연결고리”(믹스라이스의 현지
이야기 모티브에 한국 동료작가들이 독립적으로 반응핚 상상 드로잉) 등 이십여 점의 사진, 벽
드로잉, 텍스트, 오브제, 맊화를 선보입니다. 믹스라이스는 이번 리포트 작업을 가지고 2011년
상반기 중 아티스트 북을 제작, 출간할 예정입니다.
믹스라이스 리포트는 따라서, 중동 지역연구나 아랍 이주믺 커뮤니티에 초점을 둔 도시사회학적
리포트가 아닌, “이주”라는 상황에 대핚 미술작가의 대화 초대에 자발적으로 참여핚 이들이
들려준 일화, 기억, 대화의 아카이브를 사유핚 미술 프로젝트입니다. “이주”는 개인의 사회적
정체성과 시간/공간에 대한 기억을 단 시간 내에 전치시켜야 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말은 경우
우리는 그 젂치 상태를 주로 정치, 경제적 제도가 가하는 강압성과 이에 동반되는 외부적 폭력,
침해 측면에서만 이해하곤 하였습니다. 그러나, 믹스라이스가 만난 이들은 시대와 제도, 환경에
대한 적극적 대응으로서 이주를 택한 자발적 이주 상황에서, 그 혼돈과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유연하게 정치상황을 극복, 보완하는 나름의 방식을 고안하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상식과
합리로 설명할 수 없는 파편적 심상, 실제 같지 않는 실제,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오감의 기억
등은 외상의 징후들이기도 하지만, 낯선 정체불명의 것들에 대한 여유, 유머, 초현실적인 상상력,
생경함에 대한 호기심을 가능케 하는 것들입니다.
믹스라이스 리포트에는 중동과 아시아, 이주민과 거주민, 관광객과 토착민, 노마드와 정착민,
창작예술인과 대중, 미술인과 사회활동가, 영국 식민지권역과 일본 식민지권역, 카이로와 서울,
아랍어와 한국어 라는 험난한 경계와 범주들이 가로지릅니다. 이 경계를 넘나드는 동시대인들은
모두 크고 작은 상징적 이주와 전치 상황을 경험합니다. 문제는 이주와 전치 상황을 정치적
외상으로만 보고 이에 방어적으로 키워가는 불안, 긴장, 자의식, 노스텔지어적 욕망입니다. 내
안의 타자를 극복하는 것이 외부의 타자를 맊나는 시작입니다.
믹스라이스 리포트의 배경
믹스라이스 리포트의 배경에는 미술과 사회, 창작활동과 제도, 미술인과 시민 간의 애증 어린
공생관계에 대핚 문제의식이 있었습니다. 특히 “이주”라는 현상은 외국인노동자와 같은 특정
사회적 소수자들 만의 것이라 여기는 국내의 사회적 인식에서, “이주적 상황”은 인종, 정치, 사회,
경제 계층적으로 타자화, 소재화된 이슈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주적 상황의 보편성과 이에
동반되는 인식의 재편을 고믺하기 보다 “이주믺”의 노동인권으로맊 문제가 축소되면서
이주민과의 소통이라는 단순하고 실은 폐쇄적인 호혜, 관용의 제스쳐가 범람하고 있습니다. 이때
제도가 주로 사용할 도구가 미술입니다.
이에 풀은 국제적 이주 상황이 보다 광범위하고 복합적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카이로에서의
리서치 레지던시를 믹스라이스에게 제안하게 되었습니다. 이주 상황 자체의 복잡성과 이에
대응하는 개별주체들의 적극적 반응, 기억의 재구성, 여기서 모색되는 반권위적이고
비시장경제적인 네트워크 작동법을 관찰하기 위해서 입니다. 이 이니셔티브는 아트 스페이스
풀(서울)과 타운하우스 갤러리 오브 컨템포러리 아트(카이로)를 포함한 뉴뮤지엄(뉴욕),
반아베미술관(아인트호벤), 뮤제오 따마요(멕시코시티), 엘에코 실험미술관(멕시코시티),
아시아아트아카이브(홍콩), 두알아트(두알라)가 참여하는 현대미술기관 기획협업파트너쉽
뮤지엄애즈허브와의 협조로 이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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