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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상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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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블라전

  • 전시분류

    단체

  • 전시기간

    2005-10-26 ~ 2005-11-01

  • 참여작가

    강태령, 김종순 , 김지연,강영일

  • 전시 장소

    갤러리룩스

  • 문의처

    02.720.8488

  • 홈페이지

    http://www.gallerylux.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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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말하는 나


자신의 몸에 난 조그마한 상처가 다른 이의 죽음이나 병보다 더욱 아프고 괴로우며, 자신이 가진 능력은 하찮고 볼품이 없고 다른 이가 가진 능력은 무한히 대단해 보인다. 다른 이들은 무언가의 목표를 향해서 정진하고 앞으로 나아가는데, 나만 유독 가만히 이 자리를 지키며 지지리 궁상으로 지내고 있다는 느낌을 갖는다. 혼자만의 생각은 더욱더 좋지 않은 생각의 미궁 속으로 빠지게 한다. 하지만 타인과의 대화 속에서 남들이 보는 나, 내가 몰랐던 나를 찾게 되기도 한다. 이번 전시는 이것저것 작가 자신들의 이야기를 꺼내놓고 있다. 


강영일의 사진 속에 표현된 자신은 카메라를 정확하게 응시하지 않은 모습이거나 심지어는 뒷짐만 진채 방관하는 뒷모습이다. 지금보다 더 젊었을 때 틀리다고 생각한 것에 겁 없이 강하게 아니라고 말했던 모습이 아닌, 이제는 아닌 것을 봐도 시선을 돌리거나 멀리서 관조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세상이 흑과 백으로 경계가 정확하게 나누어졌던 것들이 명확하지 않은 초점으로 표현된 것처럼 모호한 자신의 위치를 보여주려 하고 있다.


강태령의 사진은 짐노페디(Gymnopedie)란 제목에서처럼 느리고 비통하다. 변화와 격정으로 가득했던 일상이 나른하고 느긋해지자 어느덧 찾아온 권태와 외로움을 모델에게 감정 이입하여 보여준다. 권태와 외로움을 떨치기 위해 과거로 돌아가고자, 자신의 근원을 찾고자 나왔던 곳-어머니의 자궁으로 들어가고자 한다. 나의 작은 바람이 있다면 비록 돌아갈 수는 없더라도 이번 작업으로 그 비통함을 떨쳐버리고 자유로워 질 수 있었으면 한다. 


김지연이 카메라 앞에만 서면 경직해 버리는 모습이 아니라 사람들과 대화하고, 웃고, 화내고, 우울해하고, 우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선택한 카메라는 카메라 폰이다. 소유를 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소유당하고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게 된 현대인들의 일부가 되어버린 핸드폰. 그 핸드폰이 언제부터인지 사람들을 조정하기 시작했다. 아침에 깨워주고, 친구와의 약속을 알려주며, 음악도 듣고, 게임도 하고, 심지어는 시계의 역할까지 하는 하나의 일상 되어버렸다. 이런 일상적인 모습에 색채를 혼합하여 그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김종순의 사진은 의자를 찍은 풍경사진이다. 그 의자는 비어 있다. 여러 가지 일을 겪었고 지금도 바쁘게 살고 있는 그녀이지만 허전함을 감출 수 없었던 것 같다. 어머니, 아내, 사장님, 종교 봉사 활동, 그리고 사진. 하루가 정신없이 바쁜 그녀이지만, 그녀는 남들이 지치고 힘들 때 누구나 앉아서 약간의 휴식이 될 수 있는 의자와 같은 존재가 되기를 갈망한다.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나듯이. 


현대 예술의 흐름을 조심스럽게 관찰해보면 보다 새롭고 보다 기발하고 보다 충격적이어야 한다고 다그쳐지고 있다. 이런 요구들에 맞추어가려고 온갖 방법들이 총동원되어지나 정작 중요한 나를 잊는 경우가 많다. 지금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사춘기 시절 고민의 나락으로 빠지게 했던 질문들을 다시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사진을 통해서 나를 누구보다, 무엇보다 더 잘 알고 더 알아보자는 계기로 이번 전시가 기획 되었다. 어떤 철학이나 관념보다 더 중요한 이야기. 나에 대한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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