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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명 : The Finale of a Story

작가 :  전 소 정 

전시장 : 갤러리 킹 www.galleryking.co.kr

일정 : 2008 . 1 . 10 - 1 . 30 

opening : 2008 . 1 . 12



아름다운 시체의 무대로 초대합니다. 


 ‘아름다운 시체(cadavre exquis)’라는 유명한 초현실주의 게임이 있다. 세 명 정도의 인원이 한 장소에서 서로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지 못한 상태로 각자 단어 혹은 이미지를 얘기한 다음 그것들을 하나의 시나 그림으로 조합해보는 게임이다. 의식의 세계를 넘어 무의식의 영역에 닿고자 한 초현실주의자에게 ‘아름다운 시체’는 내면의 심상을 기이하게 자극하는 행위였다. 이들이 믿은 무의식으로 가는 통로에는 우연함이 있었다.

 전소정의 ‘The finale of A story’는 우연한 만남이었던 한 기억으로부터 시작된다. 핀란드를 여행하던 중 만난 친구에 이끌려 한때 숲 속 깊숙이 어느 남자 무용수가 꿈꾸며 만들었다던 폐허가 된 작은 마을에 가게 된 것이다. 잔재로 남은 무용수의 낭만과 유토피아는 그의 뇌리에 강렬하게 남았고, 그로부터 꿈의 무대가 생성되었다. 숲에서의 기억은 반복과 재생을 거듭하며 원래의 기억으로부터 멀어지기도 변형되며 기억에 대한 그의 열망은 꿈속의 욕망과 환상을 입으며 생생해졌다. 꿈으로부터 자신조차도 자세하게 떠올릴 수 없는 미지의 층이 기억에 더해지면서 작가는 수수께끼와 같은 기억을 풀어낼 실재의 무대를 구성하게 된다.

 이제 작가의 이야기는 기억도, 꿈의 무대도 아닌 실재하는 무대에서 펼쳐진다. 북유럽의 축축하고 깊숙한 녹음은 헝겊과 골판지를 재단한 작가의 손바느질과 가위질로부터 엉성한 듯하지만 소박하고 따스한 동화적인 분위기의 숲으로 연출되며 그의 상상력이 더해진 숲 속의 무용수가 몽환적인 몸짓으로 무대에 선다. 낡고 폐허가 된 숲 속의 마을은 무대 위에서 과거의 무용수가 환생한 듯 이야기가 펼쳐진다. 

 ‘The finale of A story’는 숲 속으로 작가를 데려갔던 핀란드 친구의 기억과 숲 속에서의 작가의 기억, 그리고 숲의 무대에 서게 된 무용수의 기억이 초현실주의 게임마냥 각각의 기억의 파편으로부터 떠올라 하나의 극으로 얽히어 구성된 것이다. 기억의 환기로부터 의식과 무의식, 꿈과 현실, 실재와 비 실재 사이의 이야기는 무대를 설치하고, 배우가 서고, 극을 영상으로 재편집하는 다양한 재생장치를 통해 실체화되지만 미완성으로 남는다. 이야기의 마지막 즉, 피날레는 전시장에서 관객을 통해 이루어진다. 작가는 전시장 전체를 숲의 무대로 구성하고 무대 한켠에 무용수가 연기한 극을 상영하여 실재와 환영이 공존하는 무대로 관객을 초대한다. 전시장에 발을 내딛는 순간 숲의 무대 위에 서게 된 관객은 망각과 두려움의 순간으로부터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진행하게 될 것이다. 

갤러리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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