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
2007-03-09 ~ 2007-03-28
고인숙, 박진호 외,권남희
쿤스트독갤러리,쿤스트독 국제 창작 스튜디오
02.722.8897
통의동 경수필(Tongui-dong Miscellany) 展
통의동 경수필(Tongui-dong Miscellany) 展은 6개월간 진행해 온 프로젝트 ‘쿤스트독 국제 창작 스튜디오 예술현장 통의동’의 종합보고전이다.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통의동 지역에 작가가 기거하면서, 혹은 이곳을 오고가면서 키워온 심상을 작품으로 보여주고자 준비하였다. 이 전시는 작가들에게 있어서 하나의 기록이자 고백이란 측면에서 경수필(miscellany)이란 단어를 붙였다.
▷ 로베르네 집? 아니요, 예술현장 통의동입니다! 1999년 11월, 30여명의 예술가들이 파리의 중심가에 있는 한 건물에 ‘무단 점거’를 하는 사건이 있었다. 그리고는 은행과 정부가 폐쇄해 놓은 빈 건물을, 작업실이 없는 예술가들이 점거해서 아틀리에로 쓰기 시작하였다. 이 불법 아틀리에는 모든 사람들이 무료로 새로운 전시회와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이 바로 파리 리볼리가 59번지, 일명 ‘로베르네 집’이다.
예술가들에게 작업실로서 ‘아틀리에’는 매우 중요하다. 이곳에서 작업에 대한 영감을 받고, 작업을 진행한다. 어떤 예술가에게는 작업실로 뿐만 아니라 생활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예술가의 생애와 작업실이 밀접한 관계를 맺었던 경우는 많다. 앤디 워홀은 자신의 작업실 ‘팩토리’(factory)에서 영화를 찍고, 파티를 하며, 작품을 전시하였다. 게르하르트 리히터는 작업실에서 자전거를 타면서 그 큰 작품을 그린다고 한다.
지금 한국에서도 파리의 ‘로베르네 집’ 처럼 하나의 공간을 ‘작업공간’이자, ‘생활공간’이자, ‘전시공간’으로 탈바꿈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바로 서울 종로구 통의동 2-1번지 보안여관 건물과 인근 건물 두 채, <예술현장 통의동>이다. 2007년 철거를 앞두고 비어있던 건물 세 채에서는 작가들의 작업실이자, 이 공간 자체가 작품으로 변화하는 프로젝트가 한창 진행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도심 내 비어있는 건물이 야기하는 슬럼화를 예술적으로 해결해보고자 하며, 일상의 공간을 예술 공간으로 변화시켜 지역 주민에게 예술이 친근할 수 있다는 경험을 전하고자 한다. 물론 이곳의 작가들은 ‘불법 점거’를 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예술가에게 아틀리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그 공간 자체를 예술화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참여 작가들 중 박진호, 최익진, 손한샘, 차기율은 켜켜이 시대를 간직하고 있지만 머지않아 사라질 옛 보안여관 건물과 무너져 내릴 듯한 한옥에서 작품의 영감을 받았다.
비디오 영상 작업을 하는 박진호는 무려 70년 이상 여관으로 이용된 옛 보안여관의 15개 방에서 습득한 물건들을 바탕으로 그 동안 이 공간을 스쳐간 사람들에 대한 상상을 비디오 퍼포먼스로 표현하고자 한다.
한옥에서 작업 중인 최익진은 자신이 머물러 오던 고즈넉한 한옥 방 두 칸을 터서 이 공간 한켠에 물을 채워 이것을 스크린 삼아 영상작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손한샘은 작업실로 쓰던 여관방을 골판지를 이용하여 새로운 구조로 만들고, 여관에 필요할 듯한 실용적인 물건들을 골판지로 만들어서 채운다. 실용적인 형태이지만 재료의 특성상 실용적일 수 없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도시의 고고학이란 주제로 한옥방 4곳을 파헤치는 차기율의 작업도 흥미롭다. 생성과 순환, 소멸에 관심을 갖는 차기율은 4개의 방에 이 주제들을 하나하나 풀어놓는다.
한편 고인숙, 우금화, 권남희, 콘도 유카코는 일상에서 접하는 사람들, 생각들, 사물들에서 작업을 발전시켰다.
공공미술을 전공한 고인숙은 통의동의 일상, 나아가서 우리네 사는 일상을 기념하고자 한다.
누구나 예술을 친근하게 여겼으면 좋겠다는 우금화는 양옥집 벽을 터서 툇마루로 만들고 그 안에 작품을 설치할 예정이다.
양옥에 거주하였던 권남희는 통의동에서의 생활과 사유의 결과를 관객과 공유하고자 한다.
‘보안여관 지하실 유물 조사와 현장 박람회’(가명)란 주제로 작품을 준비중인 콘도 유카코는 여관 지하실에 버려져 있던 물건들을 실마리로 자신만의 박람회를 선보일 것이다.
그밖에 벽지의 얼룩이나 문양에서 자기만의 그림을 찾아내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이명진의 작업, 청와대에 인접한 통의동이란 지역의 특수성에서 비롯한 작업을 준비중인 이진준, 3개월간 한국, 그중에서도 통의동에 머물다간 사이프러스 출신의 미칼리스 니콜라이데스가 준비한 <I was here>의 연작, 사진으로 톡특한 공간감을 선보여온 베른트 할베허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
▷ 쿤스트독 연구소장 전시서문
쿤스트독에서 마련한 전시<통의동 경수필>展은 2006년 9월에 시작하여 현재까지 진행한 국제창작스튜디오 ‘예술현장 통의동’의 종합적인 전시입니다. 예술현장 통의동은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와 이론전공자들이 공동으로 꾸려나가는 예술의 현장입니다. 이번 전시는 참여한 작가들의 결과물인 예술작품뿐만 아니라, 8개월 이라는 어렵고 힘든 기간 동안 진행된 현장성을 강조하고자 기획한 것으로서 경복궁 영추문 앞과 청와대 진입로라는 지역의 특수성과 조선시대에서 일제시대, 그리고 광복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근현대사에 대한 의식을 동시에 수반하고 있습니다.
<통의동 경수필>展은 거주공간과 창작공간, 생활공간과 예술공간이 만나는 지점, 작품의 존재방식과 장소의 한시적인 시간성 사이의 논의점, 통의동이라는 지역의 특수성과 건물이 가지고 있는 역사성이 만나는 고리를 점검하는 계기가 되고자 합니다. 전시장의 작품전시와 야외전시 그리고 대안공간이라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고자 창작공간과 갤러리 공간, 실공간과 가상공간, 야외공간과 실내공간을 하나로 묶었습니다. 창작스튜디오 프로그램을 구체화하고, 나아가서는 한국미술에서 하나의 새로운 지표가 되었으면 하는 희망을 실현하고자 전시를 기획하였습니다.
젊음과 용기. 실험성과 전문성. 도전과 수용이 예술과 비예술의 경계는 어디에 있으며, 일상과 예술작업의 경계는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의식으로 집합되었습니다. 참여진들의 애정 어린 현장성과 예술에 대한 고민이 성숙한 모습으로 거듭나고자 마련한 이 전시에 많은 성원과 참여, 그리고 질타를 부탁드립니다.
_김승호(철학박사, 미술사학전공)
전시명 통의동 경수필(Tongui-dong Miscellany) 展
일시 2007년 3월 9일 금요일 - 28일 수요일
Opening Reception. 3월 9일 금요일 18:00 쿤스트독 스튜디오
장소 쿤스트독 국제 창작 스튜디오 & 쿤스트독 갤러리
(도보 1분거리, 약도 마지막장 첨부)
관람시간 평일 및 주말 11:00 - 18:00, 월요일 휴무
작가
권남희, 고인숙, 박진호, 박형철, 손한샘, 우금화, 이명진
이진준, 차기율, 최익진, 미칼리스 니콜라이데스(Michalis Nicolaides)
베른트 할베허(Bernd Halbherr), 콘도 유카코(Kondo Yukako)
부대행사 2007년 3월 16일 통의동 경수필 심포지엄 개최 (세부내용 마지막장 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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