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된 작품 <고요한 날들>, <고독한 날들>, <꽃피는 날들>, <생로병사 있는 날들>과 같은 일상의 지나가는 하루하루의 표정들을 깊고 부드러운 감각의 색으로 완성시킨 대작들은 인간 삶의 의미들을 관조하듯 보여준다. 그리고 작품의 곳곳에는 불상, 불화와 같은 불교 도상을 운용하고 있는데, 불교의 생활실천으로서의 면모가 작가가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의 형성에 깊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분명한 듯하다.
작가는 나무에서 우주의 본성을 보았고, 자연의 생명을 깨닫고 자신의 자아와 추억이 함축된 신비한 세계로서 동일시를 경험하고 있다. 그리고 구체적 사물이면서 무형의 정신이며 시간과 공간이 유기적이고 순환적인 대상으로서 인식하고 있다. 이는 인간의 본질, 곧 자아는 만물의 본질과 동일하다는 범아일여(梵我一如) 사상의 도해(圖解)인 것이다. 두 개가 하나인 것, 비로소 유한의 개체가 무한으로 나아가는 비밀의 빗장이 열리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신의 세계로 돌아가고, 우주의 본질적인 세계로 돌아가는 유한에서 영원으로의, 절대 자유의 니르바나(Nirvana), 해탈을 경험하게 된다.
위슈엔은 일상과 삶, 자연을 관조하고 음미하며, 고요한 적정(寂靜)의 상태로서의 마음의 빛깔을 그려내고 있다. 그의 조형 안에 숨겨지거나 드러나고 있는 기억, 문화의 이합 집산된 흔적들은 나무와 숲으로 스며들거나 하나가 되고, 단일한 정신의 색으로 수렴되고 있다. 이는 모든 것들이 두 개 이면서 하나인 범아일여로서 드러나게 되는 원융(圓融)과 무애(無碍)의 모습인 것이다. 이것은 장애 없이 모두가 하나로 귀결되고 융합되는 불교 중심사상의 구체화이기도 하다. 이렇듯 이는 작가가 동양사상의 핵심에 존재하는 주체와 객체, 타자와의 교류와 합일에 관한 이해와 정신적 성숙, 고민에 기인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유한에서 무한으로, 영원으로 도달된 니르바나는 생명의 들숨이라는 뜻인데, 고요한 정신의 세계로서 유한적이고 세속적인 인간의 사유를 끊어버리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절대 자유의 정신과 영혼과 생명 그리고 내면의 세계로 향하게 되는 것이다. 민족적 색깔이 뚜렷한 자기정체성을 바탕으로 표현성이 강조된 화면의 구사는 동시대 젊은 작가들이 구현하는 현대미술의 내용과 의미들을 환기시키고 있다. 민족적 정체성을 녹여내면서 미니멀한 화면의 동시대적인 면모는 정신적이고 철학적인 사유의 세계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위슈엔의 작품들은 작가의 영감 속에서만 창작이 가능하였다는 고전적인 창작 행위를 넘어서며, 유년기의 나무의 감각적이고 신비한 경험들과 내면 깊숙이 흐르는 중국문화의 강렬한 상징들이 작가의 내면으로 퇴적되어 작가의 무의식의 세계가 외부로 완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유한에서 영원으로 나아가는 생명에 관한 깊은 성찰과 우주적 본질에 관한 관조의 결과인 것이다. 위슈엔이 구현하는 음미된 색의 흔적들에서, 현대미술의 내용과 확장, 조형과 철학성의 만남에 관한 긍정적인 면모들이 드러난다. 이러한 영원한 생명과 정신, 본질에 관한 작가의 성찰이 향후 자못 기대가 된다 하겠다. (2012.8)
박옥생, 미술평론가, 한원미술관 큐레이터
전시관람무료
ART SPACE SCALATIUM
OPEN: AM 10:00 ~ PM 7:00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828-10
T.02-501-6016
魏軒 (위슈엔) Wei Xuan
2011 中央大學校 一般大學院 西洋畵科 在學
( Chung-Ang University Graduate School, Western Painting Department )
2008 北京聯合大學校 綜合繪畵科 卒業
( Beijing Union University, Comprehensive Art )
Solo Exhibition
2012 깊은 흔적 ( 스칼라티움 아트스페이스, 서울)
2008 People, Time, Food ( Beijing )
Group Exhibition
2012 ‘풍경, 공간, 그 너머’ 그의 제자들 ( 팔레드 서울)
2011 흑석221 (부남미술관, 서울)
바람결의제자들 (인사아트센터, 서울)
나무에게 인간과 같은 지각을 부여하고 나무를 통해서 내 자신이 자연과 우주를 정신적으로 교류함에 갈망하는 것을 표현하고 싶다.
인간은 항상 추억, 생각, 정서를 가지고 살고 있다. 생노병사는 평범한 사람마다 항거할 수 없는 것이다. 추억,욕구,불만등이 우리 자신만의 세계속에 빠지게 된다. 정서는 우리가 종잡을 수 없는 것이다. 나는 그 정서들을
색채,형태를 통해서 솔직하게 기록을 시도하였고, 자신으로부터 현대사회 인간에 공통적, 보편적 정신상태에 대해 사고하는 것이다. 이러한 인생사고와 연구의 과정에서 답안을 찾는것은 바로 진정한 자유의 추적이며 작업을 통해서 순수한 정신세계를 추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