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개요>
전시 명: 웨르너 삿세의 <풍경-추상>
전시작가: 웨르너 삿세(Werner Sasse)
전시 기간: 2011년 3월 19일(토) ~ 2011년 4월 9일(토)
전시 관람: 수요일 휴무, 오전 11시~오후 6시
전시 오픈: 2011년 3월 19일(토) 오후 3시
전시 오픈 행사: 웨르너 삿세 퍼포먼스 예정
전시 작품: 수묵화 40여점
<전시 소개>
지난 2010년 10월, 제주돌문화공원서는 '홍신자 시집가는 날' 이라는 이름의 공연 형식 전통 혼례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이 혼례의 주인공은 한국현대무용가 홍신자씨와 독인 출신의 한국학자이자 수묵화가인 웨르너 삿세(Werner Sasse) 한양대 석좌교수였다. 이 둘의 혼례는 명창과 무용수들의 다채로운 참여와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두 예술인의 만남으로 제주인들과 제주를 찾은 방문객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
2011년 봄을 시작하며, 제주에서는 두 부부의 아름다운 예술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뜻 깊은 전시를 만나게 된다. 한국학자로서 한국의 한옥에 살며 한국의 문화 연구를 비롯하여 수묵화가로서 남다른 예술성을 화폭에 담고 있는 웨르너 삿세(Werner Sasse)의 제주 첫 개인전이 3월 19일~4월 9일 제주 갤러리노리에서 열리게 된다. 전시 오프닝 당일 웨르너 삿세 작가의 퍼포먼스 예정되어 많은 이들과 함께 전시를 축하하고자 한다.
파란 눈의 독일인으로 태어난 웨르너 삿세 화백은 독일인 최초의 한국학자로 40년 이상 한국과 인연을 맺어오다 2006년 한국으로 아예 이주했다. 유럽한국학협회(AKSE) 회장을 지냈으며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을 독일어로 처음 번역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오늘날 동양화 작가들조차 망각한 ‘동양 산수화’라는 고유한 예술 장르에서 추구하는 최고의 예술적 가치인 담담함을 그의 작품 속에서 구현하고 있다. 유연하고 담담한 먹 선과 절제된 채색은 전통에 대한 진정한 관심을 통해 이를 철저히 내재시켜 본질을 꾀하고자 한 그의 태도를 느끼게 한다. 동양화에서 담담하게 비워내어 여백의 미를 나타내고자 했던 방식을 체화하고 자연스럽게 표현해 낸다는 것은 한국인들에게도 감동과 경의를 갖게 한다. ‘독일 선비’로 불리고 있는 그의 작품은 이제 제주를 담아내고 있다.
삿세 교수는 20살 무렵부터 그림을 그렸으며 61년 독일 하노버 린던 미술회 공동전시에 참가한 후 붓을 잡고 자기만의 세계를 종이 위에 펼쳐내기 시작했다. 오랜 시간 독일 학생들에게 시조 해석이나 세종대왕을 소개하는 등 한국학자로서 강의를 했으며, 나머지 시간에는 새까만 먹물로 하얀 한지에 자신만의 조형언어를 담아내 왔다. 이미 한국에서 비슷한 삶을 살고 있는 제자인 독일에서 귀화한 빈도림씨와 함께 담양 달뫼미술관에서 첫 전시회 '화'를 열기도 했다. 빈도림씨는 그의 작품에 대해 "묘하게 꼬인 획이 그림의 뼈대가 되며 그로써 생겨나는 공간은 하얀 여백으로 남겨져 관람객의 상상력에 맡겨진다.", "삿세 선생의 작품은 완성된 그림이라기보다 그림의 설계도, 그림을 생산해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는 틀처럼 보인다. 독일 사람으로 한국인처럼 사는 그는 '두 세계간의 방랑자'"라고 말한 바 있다.
까만 먹물과 약간의 수채물감을 이용한 그의 그림은 하얀 여백이 잘 나타나는 풍경화가 주를 이루는데 삿세 화백은 자신의 그림 그리기를 '해방'이라고 주저 없이 말한다.
“한 그림이 흐릿하게 나타난다. 대부분 산, 암벽, 먼 해안, 나무-그러면 첫 획을 긋고 두 번째, 세 번째... 그리고 나면 나와 그림 사이에는 일종의 대화가 시작된다. 이제 나는 더 이상 그림의 주인이 아니다. 붓, 흰 종이 그리고 검은 선들이 자신들의 삶을 시작한다. 나는 다만 대답하는 자, 그림이 질문을 던지면 대답을 할 뿐이다. 그림은 더 이상 풍경과 상관을 잃고 추상이 된다. 선은 그 자신을 넘어서 역동적인 방향성을 갖는다. 그들은 균형, 역방향을 요구한다. 흰 면과 검은 면이 이야기를 나누며 이따금 색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 때 내 임무는 조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웨르너 삿세>
삿세 교수의 작품세계에 정통한 카이 홍씨는 그의 수묵산수를 '담담(淡淡)함'으로 보았다. 여기에서의 담담함은 모든 감상적인 또는 감정적인 것을 초월하고 인지에 필요한 모든 갖가지 틀과 이론과 습관을 뛰어넘는 상태의 의연함을 일컫는다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작품은 고요와 이온과 평온의 느낌을 주며 그의 그림과의 대화는 의식적 틀에서 해방된 기세와 기세의 대화이며 화가는 그림 그리고 그림 그리는 행위와 하나 됨을 지향한다. 그에게 대화와 교감을 지향하는 수묵화를 그리는 일은 자연스러움과 자유로움으로 요약되는 자유와 비상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한국을 사랑하고, 한국을 연구하는 웨르너 삿세 화백은 단순히 한국 문화를 연구하고 즐기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한국인들에게 훌륭한 문화와 전통을 가지고 있음에도 이를 보존하고 계승하려는 노력이나 투자는 부족한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꼬집으며, 한국 문화를 알리고 아껴나가는 데에 앞장서고 있다.
이번 전시는 제주의 아름다운 봄을 맞이하고, 한국 학자이자 수묵화가로서의 예술적 감성을 동시에 드러내는 뜻 깊은 자리이자, 잊고 있던 한국의 전통을 되새길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 기대된다.
-갤러리 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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