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발상의 전환으로 재기와 해학이 넘치는 인물화를 그리는 팝 리얼리즘(Pop realism)의 화가, 김경렬이 다가오는10월 9일(화)부터 10월20일(토)까지 청담동 박영덕화랑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본 화랑에서2008년에 이어 4년 만에 여는 개인전으로, 약20점의 “Tour de Korea (뚜르 드 코리아)”와 “K-pop (케이팝)”연작들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신작에서는 역사 속 인물들을 사이클과 접목해 재해석하고, 케이팝 스타들을 통해 현실 속 대중문화에 존재하는 리얼리즘을 표방한다.
● “Tour de Korea” 와 “K-pop”: 과거와 현재의 아이돌 (Idol)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게 될 신작의 테마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Tour de Korea”이고 또 다른 하나는 “K-pop”이다. 작가는 일찍이 비보잉하는 역사적 인물들을 그린 “The Battle”연작으로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은 바 있다. 이번 신작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작품 속 그들은 정지된 시간, 즉 역사 속이나 매체 속 인물이 아니라, 바로 우리들과 함께 하는 우리 시대의 초상이 된다.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인물들에 완전히 새로운 생명을 불어 넣은 것이다.
Tour de Korea (뚜르 드 코리아)란 본래 국내 최대규모의 사이클 경주대회의 명칭이다. 작가는 사이클이라는 소재를 작품 속에 끌어오는 동시에, 대회명을 그대로 제목에 차용함으로써 그가 가지고 있는 사이클에 대한 애정과 웰빙으로의 지향을 여실히 보여준다.
“지금은 모두 웰빙을 원한다. 웰빙의 으뜸이 자전거 주행이라고 생각했다. …… 나는 자전거를 이 시대의 웰빙을 이끄는 아이콘으로 부각시키려 한다.” (「작업노트 2012」중)
톨스토이, 김구, 아인슈타인, 피카소, 법정, 예수, 부처 등 혼란의 시대에 등불과 같던 선구자와 시대를 풍미했던 현인이 함께 사이클 경주를 한다. 그들의 엄숙하고 고뇌에 찬 표정이 그의 작품에서는 보다 생기 넘치는 이미지로 바뀌는 것이다. 여기에서 시대에 대한 작가의 바람이 드러난다. 표면상의 웰빙을 빌려 지상의 유토피아를 꿈꾸고 현실을 상징적으로 이상화하고자 한다는 데 뜻이 있다.
K-pop연작은 사회문화적으로 현대인들이라면 누구나 사랑하고 즐길 수 있는 이미지들이다. 투애니원, 소녀시대, 원더걸스, 빅뱅 등 케이팝 스타들은 사이클을 타거나 코믹한 연기자로 분장하고 등장한다. 인물 모두는 리얼하지만, 마치 캔버스라는 하나의 가상무대 안에 있는 것처럼 연극적 요소도 보여주고 있다.
김경렬의 팝 리얼리즘은 우리시대에 흔히 볼 수 있는 이미지의 소비성향을 담은 리얼리즘이다. 그는 연극 연출가가 캐릭터를 다루듯, 과거의 영웅들과 현재의 아이콘들을 자신의 방식으로 표현한다. 지난 날의 팝 아트와 리얼리즘을 합성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우리시대의 팝 리얼리즘을 창조하는 것이다.
● 작가 김경렬에 대하여 그의 그림만큼 정열적이고 낙천적인 김경렬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응용미술학과를 전공한 뒤 한 때 대기업 산업일러스트디자이너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정신적 허기’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고 일본으로 건너갔다. 그리고 무작정 화랑의 문을 두드리고 다닌 끝에 도쿄의 한 화랑에 입성할 수 있었다. 작가 김경렬은 한 순간도 자신에 대한 믿음과 그림에 대한 열정을 포기한 적이 없었다. 서울, 대구, 부산, 도쿄, 블라디보스톡 등 국내외를 불문하고 총 20회의 개인전을 열었고, 100차례 가까운 기획전에 참가하며 왕성한 작품활동을 이어 가고 있으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나는 처음 그림을 시작할 때부터 지금껏 우리의 삶의 모습을 기록하는 데 몰두해왔다. 예전에는 풍경과 정물에서, 이후로는 나무를 통해서, 지금은 우리가 즐기는 것들을 통해서 삶의 이야기를 기록한다. 하나의 방법으로서 옛 것 위에 현재의 것을 섞는다. 새로움 혹은 낯섦을 방법적으로 붙잡아내기 위해서다.” (「작업노트 2012」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