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행사 :2012. 10. 31 (수) 오후 3시 목가구 관련 강연(박영규, 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예술 작품은 우리의 삶 자체’라는 한 철학가의 말처럼, 예술은 행위의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며, 그러기에 예술은 우리의 연속되는 일상에서 나타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옛 작품에서 받는 특별한 감흥은 단순히 세월의 간극과 그 흔적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 너머로 지금 여기에 울리는 많은 이야기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나아트는 “어느 소장가의 특별한 이야기, 일상의 매혹”展을 통해 우리의 옛 목가구, 목공예품에 담긴 삶의 지혜와 미학적 면모에 주목하고자 합니다. 특히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목가구들은 일상에 스민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동시에 뛰어난 절제와 균형, 비례미를 자랑하며, 우리 조상들의 문화적 깊이와 세련된 미감을 잘 보여주는 시대의 명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령 단정한 서안書案이나 책장冊欌, 약장藥欌과 세련된 사방탁자四方卓子, 혹은 안방에 놓였을 이층농二層籠과장欌에서 우리는 그 쓰임새가 넘치거나 모자라지 않습니다. 때로는 자연미를 바탕으로 다양한 금속장식과 조각을 넣어 세련미를 더하는 우리의 옛 목가구들에서 한국적 고유의 미감과 정신성을 다시금 발견하게 됩니다. 지금 21세기인 지금에도 우리가 여전히 옛 목가구, 목공예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것은 바로 여기에 시대를 초월하는 우리 고유의 미적 가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이번 전시는 어느 한 개인 소장가의 문화적 열정과 신념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우리의 옛 문화적 자산을 수집하고 미래 세대를 위해 컬렉션을 만드는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전시를 위해 약 200여점에 달하는 옛 목가구, 목공예품들을 흔쾌히 출품해주신 소장가 K님의 배려와 성원에 깊은 감사드립니다. 이번 전시가 우리의 전통 문화에 닮긴 삶의 지혜에 대한 새로운 관심과 현대적 의미를 발견하며 그 가치를 되새기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