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2012-12-28 ~ 2013-01-20
박성호
무료
02-797-7893
스페이스 윌링앤딜링에서는 12월 21일부터 <도시의 섬_관계자출입금지> 영상실험 프로젝트를 개최합니다. 익명의 사람들이 풀어내는 감정선과 이를 영상 화면으로 바라보는 제3자의 시선이 교차하는 공간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 전시명 : 도시의 섬_관계자 출입금지
○ 작 가 : 박성호
○ 일 정:
l 전시기간 : 2012년 12월 28일(금) ~ 2013년 1월 20일(일)
l 오프닝리셉션 : 2012년 12월 28일(금) 6시~9시PM
l 관람시간 : 매주 월요일 휴관, 화~일 오후 12시~6시 오픈
○ 장소: 스페이스윌링앤딜링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 2동 225-67번지 지하1층)
▣ 전시 특징
○ 관계가 없었던, 그리고 앞으로도 관계가 없을 사람들과의 대화
관계가 없었던, 그리고 앞으로도 관계가 없을 사람들에게 진심을 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준다면, 과연 그들은 자신의 속 깊은 이야기들을 꺼내 보읷 수 있을까에 대한 실험 프로젝트이다. 타인에게 쉽게 꺼내 보일 수 없었던 이야기들이 당당히 그 존재를 드러낼 수 있도록 나와 함께 살고 있지맊, 아직은 직접적 관계가 형성되지 않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비밀을 말하는 실험이 진행된다. 이 실험에서는 타인이 실제 옆에 존재한다고 해도 그와의 관계가 전혀 형성되지 않을 공간이 만들어지고, 그 곳에서 참가자들은 자신들의 비밀을 공유하지만 그 익명성은 철저히 보장 받게 된다. 그렇게 밝혀진 비밀 혹은 진실들은 어떻게 공존하며, 실험에 응한 참가자들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에 대한 의문의 답을 얻고자 한다.
○ 같은 공간, 세 가지 다른 이야기들
익명성이 철저히 보장되는 공간에서 만난 익명의 사람들은 각각 다른 시간대에 세 가지 다른 주제로 실험에 참여하게 된다. 첫 번째는 프로젝트를 구성한 작가와 관계가 있는 사람과 어떠한 방식으로든 관계가 있는 사람들, 그러나 작가 그리고 참여자들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관한 실험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익명성으로 대표되는 온라인 공간에서 모집된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의 이야기, 마지막 세 번째는 우리와 가장 가깝다고 느끼지만, 실제로 그들의 진심을 듣는 것은 매우 어려운 아버지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실험은 세 가지 다른 집단들로 구성되지만, ‘관계가 없었던 그리고 앞으로도 관계가 없을 사람들과의 대화’라는 명제는 반드시 지켜지며 그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그들의 이야기가 영상으로 기록된다. 그리고 이렇게 기록된 영상은 두 가지 다른 형식으로 프로젝트 진행 당시 세워졌던 설치, 그리고 참가자들이 사용했던 오브제들과 함께 전시된다. 이를 통해 관객들은 실험 당시의 현장감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으며, 관객 역시 스스로 감추어왔던 이야기들을 어떻게 표현해
볼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할 수 있다.
<도시의 섬_관계자 출입금지>
박성호의 영상실험프로젝트 <도시의 섬_관계자 출입금지>는 참가자들에 대한 어떠한 단서도 허용치 않아 그 결과를 전혀 예상 할 수 없기에 매우 흥미로운 작업이다. <도시의 섬_관계자 출입금지>라는 이름에서도 느낄 수 있듯, 도시의 섬은 모든 관계가 단절된 공갂으로 그곳에는 서로 관계성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출입이 금지 된다. 그리고 그 법칙은 그곳에 모인 모든 사람들을 위한 하나의 자기 방어이자, 그들을 무한히 자유롭게 하는 도구이다. 인터넷이나 전화로 이 프로젝트를 알게 된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은 도시의 섬에 입장하기 전, 각각 가면을 쓴 보디가드를 맊나 역시 가면을 나누어 받고 장소를 안내 받게 된다. 또한 도시의 섬 안에서의 모든 행위는 보디가드의 감시를 따르게 되며 프로젝트를 촬영하는 모든 스텝들도 가면을 쓰고 있기 때문에 참가자들은 프로젝트와 관련된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없고, 이에 따라 참가자 역시 그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보호가 보장된다. 그러나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법칙이 처음에는 참가자들로 하여금 보다 깊은 이야기, ‘진심’이라는 이름의 이야기들을 끌어내는 환경을 맊들어 주는 듯 보였으나, 이내 모든 이들이 가면을 답답해하며 벗고 싶어 했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왜 모든 세상의 시선으로부터 자싞을 방어해 줄 것이라 믿었던 가면을 벗고 싶어했을까?
반면, 그들의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이를 지켜보는 관객은 또 하나의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제 3자의 입장으로 그들의 대화를 몰래 엿들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즐거움. 그렇게 관객은 숨겨져 있던 자싞의 관음적 취향에 적잖이 놀라움을 느끼며 점점 대화에 빠져들게 된다. 마치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때로는 자싞이 경험해보지 못했던 이야기들에 호기심을 가지면서 그리고 때로는 그들의 이야기에 자싞의 감정을 이입시키며 웃기도 울기도 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대화가 끝날 즈음, 관객들은 그들의 대화에 끼어들고 싶은 욕구를 억누르다가 마지막으로 참가자들이 서로를 바라보며 ‘사랑한다’는 말을 내뱉을 때, 불현듯 깨닫게 된다. 고립된 공갂과 자싞을 감춰주는 가면, 그리고 ‘진실’을 말한다는 것이 우리에게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님을. 사람들은 결국 어떠한 식으로든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싶어하고, 그래야 한다는 것을. 결국 우리에게는 그 정의가 애매모호한 ‘진심’을 말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진심’이라는 것을 말 할 수 있는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한 것임을 말이다.
Sapce Willing N Dealing Assistant Curator | 박주원
<도시의 섬_관계자 출입금지> 영상스틸컷과 그에 관련한 캡션 및 디테일을 보내드립니다. 전시에서는 스토리텔링이 있는 2개의 다큐멘터리를 제외한 4가지 각각 다른 테마의 영상들이 전시되며, 그에 관련한 정보는 아래에 첨부합니다.
1. 도시의 섬_관계자 출입금지 <진심 말하기 프로젝트> (1920*1080 24p 러닝타임 2시간 32분)
‘진심’이라는 단어를 규정하기란 참 애매모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로젝트 기간 동안 수많은 ‘말’을 들으면서 그것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판단하기가 힘들었다. 신기한 것이 진심을 말하자는 프로젝트에 참가했던 이들 중 몇몇은 자기 환상이나 거짓을 늘어놓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 판단이지만_) 그것이 진실인지 거짓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3번의 프로젝트, 각각 3시간의 대화 안에는 분명 진실도 거짓도,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진심도 들어 있을 것이다. 의자에 가만히 앉아 사운드 트랙을 듣고 있자니, 나도 무언가 말하고 싶었다. 그들의 이야기와 나의 이야기가 혼재되는 것이다. 4개의 사운드 트랙이 합쳐지니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더라. 너무 신이 나서 3시간 동안 컴퓨터에 앉아 주저리 주저리 이야기 했다. 어떤 이야기를 했냐고? 진심을 말했다. 하지만 그것이 진실인지 거짓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2. 도시의 섬_관계자 출입금지 <정치왕> (1920*1080 24p 러닝타임 8분 37초)
자주 ‘정치적이다.’ 라는 말을 듣는다. 오죽하면 언젠가 영화 촬영을 같이 했던 PD가 나에게 ‘정치왕’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었을까. 이러한 이야기를 들을 때면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정치적’이라는 명제가 상당 부분 ‘부패한 현실 정치, 정치인’과 결부되어 있기 때문이다. 정치적 행위라는 말에 거북함을 느끼지만 잘 생각해보면 ‘정치적’인 것은 우리 삶을 대변하는 단어가 아닐까 생각해봤다. 연애도, 가족도, 친구도. 그리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나의 행위도. ‘참 정치적이다.’
3. 도시의 섬_관계자 출입금지 <보통의 것> (1920*1080 24p 러닝타임 5분 58초)
나는 내가 특별한 사랑을 했다고 생각했다. 수많은 사랑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많은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것들은 결국 ‘보통의 것’이었다는 결론에 이르자, 나는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그 끄덕임이란 회의감도 긍정도 아닌 무감각한 보통의 ‘그것’ 이었다.
4. 도시의 섬_관계자 출입금지 <속박> (1920*1080 24p 러닝타임 4분 47초)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대부분의 트라우마는 가족에 기인해 있다는 재미있는 사실을 알아냈다. 나도 마찬가지였고. 하지만 이내 그들은 ‘그래도 소중하니까요.’ 라고 말했다. 나에게도 끝까지 부정하고 싶은 것이 있다. ‘나는 그것을 속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라는 것. 그것이 없다면 가끔은 아주 쓸쓸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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