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2013 La Mer Leading Artist
박대용 展 ‘ 남도의 풍경 ’
2013 La Mer Leading Artist로 선정된 박대용의 개인전이 2013년 1월 16일부터 1월 22일 까지 열린다. 박대용 작가는 ‘남도의 풍경’ 이라는 주제로 그가 자랐고 현재 살고 있는 고향 땅을 형상화 한다. 단순한 재현이나 기록차원의 그림이 아닌 남도를 이루고 있는 갖가지 요소들이 어우러져 남도만의 색깔과 정서와 기운들을 내뿜는다. 작가는 남도만이 지닌 독자적 풍경과 삶을 그리고 싶은 것이다. 그리하여 그 풍경 안에 커다란 나무와 일련의 꽃들, 그리고 남도가 갖고 있는 부드러운 풍경과 사람들의 심정을 비유적으로 백자와 함께 등장시켜 남도지방의 풍경을 축약해서 상형하고 있다. 화면 가득히 채운 자연과 사람들이 형성한 문화의 흔적들을 따라 여러 이야기들이 줄을 잇는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 작품 평론
박대용-남도의 풍경
박영택 | 경기대교수, 미술평론
작가란 존재는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공간, 환경에서 모든 것을 배양한다. 그러니 그에게 고향은 원초적인 심미적 공간이자 기억과 경험을 가능하게 해준, 그 모든 것을 숙성시킨 결정적 장소인 셈이다. 생각해보면 작가의 고향과 그의 그림은 밀접한 연관을 갖는 편이다. 박대용의 그림은 그가 자랐고 현재 살고 있는 고향 땅을 형상화한다. 그렇다고 특정 공간을 재현하거나 그것의 기록적인 차원의 그림은 아니다. 심상속의 그림, 혹은 다분히 관념적인 도상에 가까운 그림이다. 아마도 그 풍경은 자신이 생각하는 고향, 남도 지방의 특유의 지세이자 보편적 풍경이고 일상이 이루어지는 장면을 약호화한 것 같다. 그는 “남도의 들과 하늘과 바다, 그리고 숨 쉬는 모든 것, 남도를 이루고 있는 갖가지 요소들이 어우러져 뿜어내는 남도만의 색깔과 정서와 기운들, 그것은 내 그림의 원천적 힘이다.” 라고 말한다.
풍경을 그리는 이들은 특정 풍경의 전형성을 찾는다. 모든 풍경화는 단지 주어진 풍경의 묘사나 재현에 머물지 않는다. 풍경을 그린다는 것은 그 공간의 특색과 역사와 문화, 생의 기억들을 더듬는 일이자 그 공간이 지닌 자연적인 조건과 성격을 파악하는 일이다. 풍경은 읽는 것이다. 보는 것만이 아니라 그 풍경을 형성하고 가능하게 하는 힘들을 생각해보는 일이자 그 풍경을 생의 조건으로 삼아 살아가는 이들과의 관계를 헤아리고 결국 물리적 공간을 조건 삼아 그 안에 인문적 생의 근간을 만들어나가는 사람들의 삶의 기억을 추적하는 일이다. 더불어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공간을 형상화한다는 것은 그 공간만이 특질, 기후적, 생태적 조건을 시각화하는 일이고 특정 공간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을 그려내는 일이다. 따라서 풍경화를 그린다는 것은 풍경을 그렇게 읽을 수 있는 눈과 마음이 전제되어야 하는 일이다. 박대용의 그림은 특정 공간을 반복해서 등장시키고 그 풍경 안에 커다란 나무와 일련의 꽃들, 그리고 백자 등을 등장시켰다. 화면 가득한 밭, 붉은 황토, 녹색의 풀과 식물들, 나무와 꽃, 몸을 구부려 땅에서 일하는 농민들, 작은 집들과 트럭, 개, 그리고 바닷가에는 시퍼렇게 출렁이는 물과 배, 낚시하는 이들이 점경의 인물로 등장한다. 장지에 먹과 분채로 이루어졌는데 색으로 마감된 바탕에 자잘한 터치들이 생기 있게 일어나 화면을 전면적으로 채우고 있고 그것들이 흐느끼듯이, 바람에 쓸리듯이 혹은 강렬한 생의 욕망에 부르르 떨듯이 자리하고 있다. 채색화지만 자잘한 모필의 선 맛이 촉각적으로 표면을 채우고 있는 형국이다. 이 풍경화에는 땅과 바다, 생활공간과 일하는 농민들, 어민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하늘과 바다, 땅과 나무와 풀, 꽃, 사람들과 그들이 형성한 문화의 흔적들이 공존하는 장면이다. 작가는 남도지방의 풍경을 이렇게 축약해서 상형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것이 이 작가가 깨달은 남도풍경의 전형일 수 있다. 그림이 재미있다. 더듬어서 소요하는 시선을 따라 여러 이야기들이 줄을 잇는다. 공중에서 내려다보는 듯이, 새의 시선으로 대지를 굽어본다. 거기 아름다운 자연이 있고 사람이 살고 있고 일하고 있다. 분주하다. 사계절의 변화 속에서, 그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자연은 변화하고 꽃은 피고 지고 풍경의 색채 또한 다변하지만 변함없이 생을 일구는 사람들이 모습이 경건하기도 하다. 아마도 작가는 그 악착스런 생의 욕망과 순연한 노동의 생애를, 변함없는 자연의 철리를 그림 안으로 수렴하고 싶었을 것이다. 남도만이 지닌 독자한 풍경과 삶을 그리고 싶은 것이다. 지금 그의 그림은 그 여정으로 가는 지난한 과정에 자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