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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봄은 희망의 계절입니다. 유난하던 꽃샘추위도 지나고 봄맞이에 나서는 길에 ‘희망’의 빛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산수화를 통해 한국적인 미감을 형상화하고자 노력하는 전준엽 선생님을 모시고 초대전을 마련하였습니다.
전준엽 작가는 20년에 가까운 시간을 ‘빛의 정원에서’라는 주제를 통해 한국미의 본질에 대해 탐구하였습니다. 작가가 초지일관 추구하는 ‘빛’은 우리 마음 속의 밝은 희망이며, 우리가 살아가는 이 강산이 바로 ‘정원’을 나타냅니다. 얼핏 친근하게 보이는 소나무, 대나무, 매화 등의 전통적 소재를 유채를 이용한 독창적 기법으로 풀어내어 전준엽만의 개성으로 화폭을 완성합니다. 이는 한국적 서정을 뛰어 넘어 전 세계인의 보편적 감성에 호소하는 원동력이 되어 뉴욕, 동경, 홍콩 등 해외 미술계에서도 대단히 좋은 평을 얻고 있습니다.
특히나 덧칠과 긁어냄, 갈아내기 등의 작업방식은 유채라는 일반적 재료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독특한 미감으로 다가옵니다. 서양의 재료와 동양적 모티브, 다양한 시점의 변화와 함께 일면 통속적으로 보이는 주제에 대한 접근 등의 여러 요소가 한 화면에 결합되어 친숙하고도 생경한 이중적 감흥의 풍경이 연출됩니다. 이에 은유와 함축, 은근한 위트를 더하여 오래도록 시선을 잡아 마음을 머물게 합니다.
인고의 작업 과정 속에서 견고히 다듬어진 그의 화면이 갖는 가장 큰 힘은 강한 몰입입니다. 이는 보는 이로 하여금 마치 그림 속에 들어가 있는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는 점입니다. 이른 봄 흩날리는 눈발 사이의 매화 향기, 혹은 대나무 숲 사이로 부는 서늘한 바람을 맞는 느낌 등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궁극의 목적입니다.
오랜 세월을 한국적 산수화 작업에 매진한 전준엽 작가의 보다 정제되고 완숙한 서정과 함께하는 소중한 시간을 기대합니다. 더욱 포괄적인 소재의 다양한 신작들로 구성된 이번 전시에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