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2013-05-15 ~ 2013-05-31
무료
02.725.6713
서양화가 박용인(1944~)은 이전의 화가들과 뚜렷이 구별되는 독자적인 화풍을 개척함으로써 한국구상화단에서 남다른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사실주의와 인상주의가 대세를 이루던 1970년대 한국미술계에서 그는 나이프를 이용한 격렬한 선과 마티에르, 단순하고 평면적인 형태, 차갑고 무거운 색채로 강한 모더니즘 성향을 표출하기 시작했습니다. 1980년대 초, 이러한 그의 화풍과 잘 맞아떨어지는 파리 유학시절을 거치면서 작가는 자신의 작업에 확신을 갖게 되었고 미적 감성은 더욱 비옥해졌습니다. 이국적인 정서, 화려하면서도 절제된 색, 부드러운 붓의 표현과 두터운 마티에르가 공존하는 그의 작품들은 오늘날 박용인의 작품세계를 대표하는 조형언어입니다.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부터 그의 작품은 많은 조형적인 변화를 보여줍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변하고 여기에 풍부한 인생체험이 더해지면서 절제되고 정제된 미를 탐색하는 그의 작품세계는 작가의 연륜을 고스란히 투영하는 듯합니다. 고풍스러운 유럽 도시를 중심으로 한 이전의 작품과는 달리 융프라우, 안나푸르나, 마터호른 등 만년설이 뒤덮인 세계적인 명산과 따스한 자연의 이미지가 중심이 되는 우리나라 곳곳의 풍경들이 작품의 소재로 나타납니다. 이들 작품의 대다수는 원경으로, 대상들과 일정한 거리를 둔 채 응시하고 관조해야 하는 만큼 구체적인 형태는 생략되고 단순화되는 과정을 거쳤으며 그 표현 또한 한결 부드러워지고 온화하며 신비한 정서로 채워집니다.
초기의 모더니즘 정신은 그대로 살아있으면서, 야수파적인 성향은 거의 사라진 최근 작품에서는 여백과 정적이 함께 하는 동양적인 정서가 엿보입니다. 한 겹 안개가 덮인 것 같은 옅은 청색, 초록색 그리고 황색의 풍경은 눈에 보이는 사실보다 마음으로 느끼는 세계가 있음을 실감하게 합니다. 인생의 깊이가 느껴지는 박용인 작가의 이번 개인전에서 농익은 그만의 조형세계와 조우할 수 있습니다.
[평론] 추상적 이미지의 구상화
신항섭 | 미술평론가
오늘의 미술이 어떤 특정 이즘보다는 표현의 다양성을 하나의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음과 관련하여 볼 때 뚜렷한 개성을 지신 작가의 출현을 기대하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저마다 다른 방법으로 표현하고 있으므로 얼핏 저마다 다른 표정의 작품을 하고 있을 듯 하지만 실제로는 서로가 비슷비슷하다는데 놀란다. 사고의 폭이 넓어지는데 비해 오히려 표현 영역은 상대적으로 좁아지는 현상을 초래하고 있어 개성 있는 작가를 찾아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우리 미술계의 흐름 속에서 볼 때 박용인 씨의 존재는 뚜렷하게 부각된다.
그의 작품상의 특징은 우선 색채의 아름다움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의 작품을 보면서 일상 색과 회화의 색이 어떤 차이를 가지며, 그 의미가 어떻게 다른가를 깨닫게 된다. 다른 표현을 빌린다면 그의 작품을 보면서 색채의 마술사와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원색적이면서도 결코 원색이 아닌 밝고 화려한 색상의 배치가 놀랍다. 전체적으로 명도와 채도가 낮은 색상의 작품들도 역시 화려하고 밝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색을 순도 높게 쓰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캔버스에서 색을 만들지 않고 파렛트에서 이미 완성된 색을 캔버스에 그대로 옮겨 놓고 있다. 그래서 명도와 채도가 낮은 작품에서도 색의 투명성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가능한 채색의 중첩을 피하면서 개개의 사물의 이미지를 한 가지 색조로 처리하고 있음에도 채도의 균일 또는 통일을 꾀하고 있다. 따라서 서로 다른 색상이 상충 없이 조화를 이루면서 하나의 톤에 의해 어떤 질서를 얻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의 작품상의 또 다른 특징은 구성의 단순성에 있을 것이다. 사물의 이미지에 대한 해부, 또는 분해를 거쳐 재구성되고 있는 회화적인 조형미는 그의 남다른 미적 감각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그림의 소재에서 사실적 이미지를 추출하기보다는 추상적 이미지에 가까운 조형 언어를 창출하는데 성공하고 있다. 비록 평면이라는 제한된 의미에서의 조형 언어이지만 그의 화면에서 공간적인 조형 감각을 감지하기는 어렵지 않다. 그것은 그가 사물을 분석적인 시각으로 파악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일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이미지가 아닌 작가 자신의 미의식에 여과되어 나타나는 상상적 이미지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엄연한 구상화이면서도 비구상화의 맛을 음미할 수 있음은 어쩌면 상상적 이미지 묘사에 기인한 것인지 모른다.
그는 사물의 묘사를 억제하고 생략함으로써 단순화 시키는 반면에 상대적으로 상상적인 시각의 자유로움을 얻는데 관심을 보내고 있다. 부속한 가운데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상상적인 이미지 창출의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회화만이 보여줄 수 있는 구성의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고 있다. 대담한 단색조의 면 처리와 표현의 생략이 상상적 이미지를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즉 이미지 묘사에 충실하기 보다는 보다 많은 생각의 공간을 만드는데 애착을 갖고 있음을 본다. 그림은 분명히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비시각적인 미적 카타르시스가 내재되어야 한다는 이중적 과제를 외면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박용인 씨 작품은 두 가지 요구를 모두 충족시키고 있다고 하겠다.
그의 작품에 나타나는 또 다른 특징은 색채 감각 및 구성의 세련미와 함께 서구적인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서정성에 있을 것이다. 감각적이면서도 지적 분위기를 잃지 않는 그의 작가적인 통찰이 예사롭지 않다. 적당히 비어 있는 듯 하면서도 전체적인 통일성 또는 조화와 질서에 무리가 없는 화면 구성에서 아릿한 서구적 향수가 담긴 서정시를 읽는 듯한 느낌이다.
[약력] 박용인
1944 출생
1966 홍익대학교 서양화과 졸업
1981-1983 Academie De La Grande Chaumiere에서 수학 (Paris)
개인전 40회 (1977-2013)
맥화랑(부산), 백송화랑, 선화랑, 송아당화랑(대구), M갤러리, 예화랑, 이목화랑, 인사아트센터,
제주현대미술관, 청화랑, 표갤러리 외
주요 단체전 및 아트페어
한국구상대제전, 예술의전당, 2005-2010
상해 국제아트페스티벌, 상해시립조각미술관, 2009
타이페이 국제아트페어, 타이페이컨벤션센터, 2009
대구아트페어, 대구엑스코, 2009
골든아이아트페어, 코엑스, 2008
서울미술대전 - 한국 현대 구상회화의 흐름, 서울시립미술관, 2008
KIAF, 코엑스, 2007
한국 구상작가 초대전, 사천성국립현대미술관, 중국, 2006
한ㆍ일 현대미술제, 금호미술관, 2005
MANIF, 예술의전당, 2001
밀레니엄 환경미술전, 서울시립미술관, 2000
화랑미술제, 예술의전당, 1999
서울미술대전, 서울시립미술관, 1994-1997
서울국제현대미술제, 국립현대미술관, 1994
예술의전당 개관기념 현대미술전, 예술의전당, 1993
현대미술초대전, 국립현대미술관, 1992
한국 중견작가 10인 초대전, Foster Bank Community Center, Chicago, 1992
한국의 중견작가 초대전, Alpine Gallery, New York, 1989
청년작가 200호 8인 초대전, 신세계미술관, 1981
수상
2011 제9회 미술세계상 본상
2006 제1회 한국구상대제전 특별상
1989 일본 이기전(二紀展) 신호(神戶) 신문사 대상
1979-1996 국전 연 6회 입선
작품소장
국립현대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제주도립현대미술관, 홍익대학교미술관,
국방부, 전쟁기념관, 동아일보사, 동양투자금융, 밀레니엄서울힐튼, 보령제약, 중소기업은행 본점,
쌍용그룹, 엠버서더호텔, 태평양화학, 포스코 본사, 한국일보사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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