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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미술의 사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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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 2주년 맞은 대구미술관, 
대구미술의 고유성 짚어 보는 <대구미술의 사색>展 개최

- 대구미술관 <대구미술의 사색>展 5월 26일 개막
- 대구 작가 12명의 작품 60여 점 대구미술관 2전시실에서 선보여

개관 2주년을 맞이하는 대구미술관이 <대구미술의 사색(思索/四色)>전을 5월 26일부터 10월 13일까지 개최한다. 전시는 유명수 손규호 최성규 정태경 류재하 정미옥 작가가 참여하는 1부(2013.5.26~8.4)와 문상직 김성수 박휘봉 김희수 노중기 송광익 작가가 참여하는 2부(8.10~10.13)로 나누어 진행된다.

이번 전시는 대구미술의 오랜 역사 속에 흐르는 대구미술의 독특한 정신들을 탐색하고, 그 가운데 개성으로 내세울 만한 것들을 현재 대구를 중심으로 활동 중인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다.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대구의 중견작가들 가운데 대구미술관의 전시에 아직 소개되지 않았던 지역 작가들을 새롭게 등장시키는데도 전시의 의의가 있다.

전시를 기획한 미술평론가 김영동씨는 “대상의 피상적인 묘사에 만족하지 않고 깊이를 천착하려는 대구미술의 특징을 한마디로‘사색적인 미술’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대구미술의 성격을 결정짓는 요인을 ‘전통’과‘개방성’을 동시에 지닌 채 ‘진정성’과‘리얼리티’를 추구하는 자세로 요약, 오늘의 대구미술 속에서 이러한 정신이 어떻게 이어져 오고 있는지 이번 전시를 통해 확인해 보고자 한다.”고 전시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다양한 장르의 작가 12명의 작품 60여 점이 ‘자연, 인간, 표현, 구축’의 4개 부분으로 나누어 소개되는데, 첫 번째 섹션에서는 자연을 주제로 탐구하는 풍경작품 혹은 심상적인 내용의 작품이, 두 번째 섹션에서는 인간을 주제로 탐구하는 구상적인 내용의 회화와 조각 설치작품이, 세 번째 섹션에서는 주관적인 표현성이 강한 구상작품 혹은 추상표현주의적인 작품이, 네 번째 섹션에서는 구성적이거나 구축적인 작업으로 객관적인 시각성이나 물성을 추구하는 작품들이 각각 선보인다.

전시기간 중에는 전시기획자 및 참여작가들이 관람객들과 만나 전시와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부대행사가 마련될 예정이다. 


「대구미술의 사색」 전시서문

오늘의 대구미술
-다양한 양식에 깃든 ‘사색(思索)적인 분위기’ 
전시기획자 김영동 


한 지역의 미술에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공통된 성격이 있다면 그것을 곧 그 지역 미술의 정체성으로 봐도 좋을 것이다. 우리는 거기서 당대의 시대정신과 로컬리티의 독자성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 개성 있는 지역미술의 전개는 지역민의 삶과 공동체의 정서를 반영하며 상호 깊은 연관을 맺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가 삶을 좀 더 풍부하게 하고 우리 공동체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고자 한다면 바로 지역문화에서 어떤 차별성을 내세움과 동시에 동시대 삶과의 연관성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질문할 수 있다. 그래서 미술뿐 아니라 각종 문화 활동의 정책 지향점은 항상 글로벌리즘의 보편성을 넘어 다시 지역의 장소성에 또 현재의 삶에 귀결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소통과 교류가 비교적 자유롭고 그만큼 중앙의 영향이 밀접한 지역에서 펼쳐지는 미술에서 독자성을 찾는 일은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오랜 전통 속에 추구해온 가치와 진취적인 활동들이 누적된 곳에서라면 불가능할 일도 아니다. 지난 시대의 업적들을 통해 대구미술의 특징을 도출해본다면 자연주의든 추상주의든 대상의 피상적인 묘사에 만족하지 않고 깊이를 천착하려는 태도를 보여 온 점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사색적인 분위기’를 꼽을 수 있겠다. 바로 대구미술의 사색적인 성격을 결정짓는 요인은 ‘전통’과 ‘개방성’을 동시에 지닌 채 ‘진정성’과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자세로 요약해볼 수 있겠는데 오늘날 다양한 모습의 대구미술 속에서 어떻게 그런 정신이 이어져 오고 있는지 이번 전시를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해보고자 한다.

대구미술의 전통과 개방성
대구는 국내 서양화 도입기에서부터 근대미술의 역사가 시작된 지역으로서 자연주의 화풍의 긴 전통이 이어져 오는 곳이다. 1920년대 초엽에 형성된 대구의 서양화단은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이 포함된 구성에도 불구하고 도입 초기단계의 재현적인 미술이 근간이 되어 자연주의적인 화풍을 발전시킬 기틀을 다져놓았다. 하지만 중심인물들 간에는 재현적인 구상미술로 사실주의만을 지향한 적은 없었고 항상 보수적인 양식과 실험적인 정신이 양립하며 갈등 속에 조화를 노정시켜 왔다. 원래 서화미술의 두터운 층을 가졌던 도시가 일찍이 서양화의 수용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던 것 자체가 벌써 새로운 문명에 대한 개방적인 성격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라고 볼 수 있다. 이때 이미 대구의 보수적인 전통은 신세대의 새로운 정신과 훌륭하게 결합했던 것이다.
게다가 해방과 전쟁을 겪는 동안에 많은 피난 예술가들이 대구로 내려오면서 자연스럽게 문화전반에 풍부한 인적자원이 유입되어 복합적인 성격까지 갖춘 도시가 되었다. 해방 이전부터 이미 일본 유학생들의 귀국과 주경 등의 추상 작가들이 대구로 들어왔고 6.25를 거치면서 서울과 타 지역작가들의 일시적인 체류나 북쪽에서 피난 온 작가들의 정착은 새로운 형식을 추구하려는 화풍을 크게 진작시켜 다시 한 번 대구의 전통을 쇄신시켰다. 일찍이 구축되려했던 보수적인 색채의 단일성에 균열을 일으키고 진취적인 사상과 문화적 개방성이 더해져 미술에서 자연주의와 추상주의가 병존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후에 현대미술의 다양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탄력성과 역동성을 갖춘 저력 있는 미술도시로 성장할 수 있었다.  

‘진정성’과 ‘리얼리티’ 추구의 대구미술
전쟁이후 궁핍의 시대를 버텨내면서 예술의 순수성을 지켜내는 동안 대부분의 작가들이 절망이나 회의 같은 실존적인 문제에 부닥칠 수밖에 없었다. 고난의 시대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대구미술의 ‘전통’에 자리 잡은 탐구 정신은 그래서 언제나 근본을 성찰하며 쉽게 감상적 취향(sentimentality)에 흐르는 것을 경계하는 ‘진정성’을 수반했다. 그리고 ‘개방성’은 화단 전체의 보수화를 막고 나아가 새로운 실험정신을 존중하는 진취적 자세로 내재화되었다고 본다. 그래서 현재까지도 대구를 중심으로 활동한 작가들의 작품 안에서는 이와 같이 ‘전통과 개방성 그리고 피상적 가상을 돌파해 리얼리티를 확보하려는 진정성’을 엿볼 수 있었다.
본 전시의 취지는 지금까지 감상(感傷)을 허용하지 않는 진정성 있는 태도로 대상의 리얼리티를 추구해온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대구지역 미술의 정체성이자 특성인 ‘자연주의와 추상주의 미술의 사색적인 측면과 대상의 본질을 추구하는 진지함’을 확인하는데 있다하겠다. 그런 정신의 바탕 위에 구축된 양식의 다양성과 새로운 가능성도 함께 전망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특별히 이번 전시에는 대구미술관의 개관 2주년에 맞춰 이런 뿌리 깊은 전통 위에 개방성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대구지역 미술의 다양한 양식을 ‘대구 중견작가들의 현재 작품’을 통해 드러내보고자 한다. 그래서 이들 중견작가들의 양식을 먼저 ‘자연적이거나 인간적인 주제’로 그리고 ‘표현적이거나 구축적인 방법’으로 크게 아래 네 부분의 장르로 나누어 조명하게 되었다. 

하나. 가장 오랜 전통을 가진 자연주의 계열, 재현적인 방법으로 대상을 이해하며 주로 자연 풍경을 주제로 탐구하는 작품.
둘. 개인이나 주관에 의한 감정표현을 배제하거나 최소화 하고 가능한 한 객관적인 표현을 지향하는 작품. 미니멀리즘 성향이거나 기하학적 추상미술, 혹은 회화의 근원적인 방식으로 환원시키려는 태도에서 나온 개념적, 탈회화적 탐구의 작품. 
셋. 추상의 또 다른 경향으로서 표현적 충동이나 열정적인 정서가 붓질이나 색채를 통해 풍부하게 드러나는 작품. 정서의 전달이 격정적이고 회화적 표현성이 풍부하게 발휘되는 경향의 작품. 또는 외부의 주제를 빌어 감정의 조화와 균형 상태를 직관하는 작품.
넷. 사회적이거나 인간적인 문제에 관심을 두고 주관적인 내용에 형상적인 표현을 부여하는 작품. 작가 자신을 포함해 인간 정신의 내면을 향하는 의식이나 타자와의 관계를 주제로 실존적인 문제를 다루는 회화적인 작품. 

그러나 실제로는 규정적인 개념의 틀 어디에도 한정시키기 힘든 미학적 특징을 지닌 작가들의 경우가 많다. 그런 점을 고려한다면 이렇게 작가를 범주화시켜 단순한 카테고리에 편입시키기보다 개별적인 성격을 부각시키는 것이 훨씬 더 바람직할지 모른다. 특히 여러 다양성을 가진 지역화단의 구성 특성상 차라리 다채로운 모습을 있는 그대로 열거하며 보여주는 것이 더 좋을 듯도 하다. 그렇지만 이런 식의 유형별 분류나 양식적인 특성을 규정하는 것이 안고 있는 피할 수 없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대구미술의 정체성을 보다 명확히 하고 그 다양함을 일목요연하게 전달하고자 장르 구분을 시도해봤다. 
사실 개별 작가들의 작품 양식은 특정한 장르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세계의 꾸준한 개척을 통해 작품의 폭을 얼마든지 넓혀갈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가능한 한 작품에 감상(感傷)을 개입시키지 않고 삶과 예술의 근본적인 문제와 직면하려는 시도를 보여 온 점에 대해서는 일관된 자세를 견지해온 것이 요즘 세대들과 달리 중견작가들이 가진 일반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쪼록 이 전시를 통해 대구미술이 지닌 깊이와 다양성이 충분히 전달되었으면 한다.


대구의 중견작가들 가운데 아직 소개되지 않았던 대구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자연, 인간, 표현, 구축’ 4부로 나누어 대구미술의 독특한 정신을 소개. 5.26-8.4(1부), 8.10-10.13(2부).

<대구미술의 사색(思索/四色)>展 개요
ㆍ전시명 : <대구미술의 사색(思索/四色)> Contemplative Colors
ㆍ참여작가 : 김성수, 김희수, 노중기, 류재하, 문상직, 박휘봉, 손규호, 송광익, 유명수, 정미옥, 정태경, 최성규 (12명)
ㆍ전시기간 : 2013. 5. 26.(일) ~ 2013. 10. 13.(일)
- 1부 (2013. 5. 26. ~ 8. 4.) / 2부 (2013. 8. 10. ~ 10. 13.)
* 개막식 : 2013. 5. 28.(화) 오후 5시 / 기자간담회 : 개막식 당일 오후 3시

ㆍ전시장소 : 대구미술관 2전시실
ㆍ전시작품 : 평면, 입체, 미디어 등 약 60점
ㆍ전시연계프로그램 : 큐레이터 토크, 아티스트 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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