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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업, ‘1초 수묵’에 대하여

먹물이 ‘후두둑’ 떨어진다. 바람이 ‘휙-’지나간다. 일획, 한 호흡, 찰나, 순간...  그 동안 나의 작업에 있어서 행위에 수반된 시간적 개념들이다. 화면 위에 실현되는 필획들은 느슨하게 혹은 길거나 짧게, 때론 빠르게, 어떤 경우는 완만하다가 급히 몰아친다. 단 숨, 한 호흡이라는 일획의 행위에 수반된 신체적 시공 개념을 초(秒) 단위의 시간으로 변환하면 어떤 공간이 펼쳐질까? 1초에 100m 달리기 선수는 10m가 넘는 거리를 질주한다. 1초라는 시간이 공간으로 펼쳐진 길이다. 

이번 전시의 명제를 ‘1초 수묵’으로 정하였다. 획이 내포한 찰나의 순간성에 주목하여 1초라는 시간적 개념을 행위의 조건으로 설정하였다. 동양화에서 전통적인 획이 가지고 있는 호흡에 의한 유연한 행위성에 ‘초’ 단위의 분절된 서양의 시간적 개념을 개입시켜, 극히 한정된 시공간의 밀도에 몰입하여 그 속에서 하나가 되고자 하였다. 무아(無我)에 가까운  긴박하고 절박한 상황 속에서 구현된 필획들을 통해 나는 생명의 ‘호흡’을 심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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