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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소개>

“구상모의 사진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유명 연예인과의 닮음을 무기로 소위 짝퉁 연예인의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닮은 얼굴을 기본으로 복장, 포즈, 스타일 등에서 오리지널(사실 미디어에서 오리지널은 존재하지 않지만) 유명인 또는 대중스타와 최대한 유사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래야 그들의 존재 의미가 성립되기 때문이다.” 실제 사물과 닮아 있으며, 실제 사물의 가치에 기생하는 방식으로 존재하는 사물을 요즘 세속적인 말로 ‘짝퉁’이라고 부른다.
이번 전시의 작가 구상모는 짝퉁 연예인의 삶을 추적해서 그들도 독립적인 주체임을 밝히는 작업을 해왔다. 앞서 인용한 글은 구상모가 지난 2005년 발표했던 전시 ‘헬로우 에브리바디’의 서문으로 썼던 글 중 일부를 다시 인용한 말이다. 오리지널의 권위와 가치에 기대어 생존하는 ‘짝퉁’의 삶의 방식은 작가의 오랜 관심 사항이자 탐구의 대상이다. 그런 작가가 이번에는 모조품 과일 즉 조화처럼 장식용으로 쓰이는 가짜 과일에 눈길을 주었다.
무릇 모든 시각 이미지는 어떤 실제 사물과 비슷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이미지를 보면서 구체적인 사물을 떠올릴 수 있다. 이를 이미지의 유사성이라고 한다. 간단한 데생이나 스케치, 정교하게 그려 낸 세밀화에 이르기까지 이미지는 실제 대상과 닮았다. 우리는 실재와 닮아 있는 이미지를 보고 그것을 실재로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닮음은 이미지를 구체적인 대상으로 인식하도록 하는 가장 기초적인 원리이다.사진 찍힌 이미지는 그 대상과 매우 흡사할 뿐만 아니라 실재와 착각하게 만들만큼 완벽에 가까운 유사성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이 유사성이 비록 이미지를 실재와 닮아 있다고 느끼도록 함에도 불구하고 이미지는 결국 실재에 대한 변형에 불과하다.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사물을 닮아 있다고 해도 사진은 실재가 아니다. 이미지의 존재 방식과 원리의 차원에서 보면 일반적인 상품의 사진과 모조품은 존재하는 방식도 같고 소비되는 방식도 같다. 그런 의미에서 모조품 과일을 실재 과일보다 더 과일답게 보이도록 찍은 구상모의 사진은 ‘닮은 것의 닮은 것’이란 동어반복의 구조를 갖고 있다. 실재와 거의 완벽하게 닮은 모조품을 실재 모조품과 거의 유사한 이미지로 전환시킨 것이 그의 사진이다. 여기서 우리는 실재와 모조품과 사진이 만들어 내는 삼각관계 그리고 유사성의 의미를 탐색할 수 있다. 작가의 관심도 그 부분이었을 것이고, 관객들 또한 이 동어 반복적 관계에 대한 당혹스러움에 매혹될 것이다.
구상모 사진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한장 한장 사진의 중립성, 객관성, 즉물성 그리고 정밀성 등을 들 수 있다. 그들의 사진에는 사진가의 시각 변화에 따른 일정 대상의 상이한 나타남(일반적으로 말하면 사진의 중요한 예술적 가치이다)의 가능성을 소멸시키고, 사진가의 중립성과 객관성을 확보한다. 구상모의 사진 한 장 한 장과 전시의 구성 또한 그렇다.
글 / 박주석 (명지대학교 교수, 사진사)


<작가 프로필>

구상모


1985년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사진학과 졸업
2005년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영상예술학과 졸업


1986년 제일기획 사진팀
1993년 스튜디오 이즈구
1996년 커뮤니케이션포토
2010년 프리랜서 사진가


1986년 단체전 “6인전” 엘칸토 미술관(서울)
1998년 단체전 “상호교감” 바탕골 미술관(서울)
2005년 개인전 “헬로우 애브리바디” 문신미술관(서울)
2006년 개인전 “헬로우 랜드스케이프” 한갤러리(서울)
2007년 상하이 아트페어
2012년 개인전 “헬로우 후르츠” 현 갤러리(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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