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School of Fish - 백종훈 개인전
전시제목: School of Fish - 백종훈 개인전
전시장소: 갤러리 토스트
전시기획: 이도영 디렉터
전시기간: 2013년 11월 22일 (금) - 12월 15일 (일)
초대일시: 2013년 11월 22일 (금) 오후 6:00
전시연계 어린이 교육프로그램 : 12월 7일 (토) 오후 3:00 (선착순10명)
취재문의: 갤러리토스트 02-532-6460 / 이메일 gallerytoast@naver.com
<전시소개>
갤러리토스트에서는 백종훈 개인전 ‘School Of Fish ‘展을 11월22일(금)부터 12월 15일(일)까지(24일간) 전시한다. 백종훈은 미디어에서 채집한 동물들의 이미지들을 이용하여, 현대사회에서 인간관계의 고독함을 표현한다.
우리에게 친숙한 동물들이 함께 하는 장면들은 마치 미디어 속에서 보여지는 이야기처럼, 우리들의 이야기를 솔직하지만 간접적으로 관객에게 전하는 교묘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 사회 속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인간관계에서 오는 고독을, 마치 타인의 일처럼 만들어 관망의 자세로 고통 없이 공감하는 현상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백종훈은 사회 혹은 하나의 작은 집단에서조차 완벽한 구성원으로 위치하지 못하면서, 반대로 완전히 독립적인 단독자로서도 존재하기 힘든 스스로의 모습과 고민을 작품으로 표현하였다.
또한 12월 7일에는 전시연계 교육프로그램으로 어린이 미술체험교실이 열린다. 이번 특별미술교실에서는 작품감상과 함께 작품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동물들의 무늬를 관찰해보고 이를 활용해 티셔츠, 에코백 등을 어린이들 스스로 만들어보도록 할 예정이다. (교육비 3만원-재료비포함, 문의 갤러리토스트 02-532-6460)
<전시서문>
무리의 거리 (Distance of crowd)
‘동물은 모두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들은 다른 동물보다 더 평등하다’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1947) 중의 이 글은 사회주의, 스탈린 체제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드러난 문구이다. 인간 대신 동물이 들어간 이야기는 주인공이 인간인 소설보다 인간의 본질을 파고드는 간결함과 우리의 모습을 제3자의 관점으로 옮겨 관망하게 하는 역할을 하였다. 백종훈 작가의 작품 또한 동물들이 이미지로 등장하지만 우리 자신을 보게 만든다는 점에서 닮아있다. 작품에서 보여 지는 동물들은 직접적으로 의인화되어 이야기하고 있진 않지만 화면 구성의 방식과 그리는 태도를 살펴보면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같은 공간에 존재하지만 혼자다’ 라는 메시지를 전달 받게 된다.
사실적으로 표현한 동물 이미지들은 나와 내 주변을 이야기하듯 친숙하지만 역설적으로 낯설기도 하다. 작가는 체제에 대한 담론이 줄어든 현대사회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을 각자의 목표를 향해 표류하는 독립적 존재로 인식한다. 현대인이 투영된 동물들은 지극히 개인적인 감성으로 이야기 하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현시대를 아우르는 공감을 이끌어낸다. 우리는 모두 다른 곳을 표류하지만 외롭게 혼자 배에 오른 점에서 모두 닮아있기 때문이다.
미디어를 통해서 본 야생동물들의 성향과 성격이 친숙한 시대에 사는 우리들은, 작가가 그린 동물들 위에 주변 사람들이 투영되어 보여 지듯 의인화란 단어가 떠오른다. 미디어로 접한 야생동물들과 사람들을 묶어서 의인화된 공간을 작가는 유화라는 감성을 지닌 매체로 탈바꿈하여 전달하지만 전통적인 방법으로 표현하지 않는다.
도시사회 속에서 볼 수 있는 친숙한 애완동물 이외의 모든 동물들은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전해지는 미디어를 통한 친숙함이다. 직접 경험을 통해 관계를 맺은 사이가 아닌 미디어에서 전해준 이미지를 통해, 동물의 삶이 보여주는 드라마를 통해 사람들은 전해 듣는다. 미디어를 통해서 친숙해져 버린 이미지를 작가는 화면 위에 던져 놓고 있다. 직접적으로 경험하지 않은 야생동물의 삶이지만 그들의 습성과 이미지를 이미 알고 있기에 관객은 동물에 대한 기억을 떠올린다. 동물이 전달하는 귀여운 이미지부터 거친 삶을 사는 밀림의 숨결까지 작가의 화면에서는 공존한다. 수전 손택(Susan Sontag)의 ‘타인의 고통’ 내용처럼 간접경험을 통해 얻어진 담론에 대한 이야기가 가능해진 것을 가져다 놓은 작가의 입장은 흥미롭다. 손택의 선택은 전쟁의 이미지와 그들의 고통을 대하는 현대인들의 연민의 한계였다면 작가는 우리에게 벌어지는 일이지만 스스로 만든 연민의 한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공존하는 도시의 삶 속에서 나와 거리적 관계가 가깝다는 이유로 우리는 함께 하지는 않는다. 사람들의 관계는 조직화된 사회의 구조상 나의 역할이 우선이고 공동으로 원하는 목표는 지향점이 다르다는 점에서 사회주의와 자본주의가 대립하던 과거의 시대에 비해 공동체 의식은 흐려졌다. 하지만 미디어에서 보여 지는 출연자들, 가수들 혹은 드라마의 주인공들과는 보다 친밀한 감정을 공유하기도 한다. 실제의 관계에서는 파고들기 힘든 사생활의 공유나 타인의 감성은 미디어에서는 더욱 깊게 파고들어 보여주며 개인의 공감을 끌어내기도 한다. 관망자의 입장에서 우리는 좀더 편안한 마음으로 그들의 감성을 공유한다. 동물의 약육강식의 모습을 보며 약자에게 느끼는 동정심은 내가 약육강식의 고리 안에 속해있지 않기에 편안하다. 작가는 미디어에서 보여주는 관망적인 공감을 이용하여 동물이란 매개체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동물들을 바라보며 느끼는 감성은 쓸쓸하지만 편안하다. 공감은 하지만 내 일은 아니기에 TV 드라마를 보듯 쏠쏠하게 즐길 수 있는 이야기 소재가 된다. 작가는 사회 속에서 받아들인 지극히 개인적인 인간과의 관계를 미디어에서 채집한 동물들의 이미지들을 이용하여 관망하는 자세를 취하며 솔직하게 보여준다. 친숙한 동물들이 함께한 장면은 관객에게 미디어 속에 보여 지는 이야기처럼 너와 나의 이야기를 솔직하지만 간접적으로 전하는 교묘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
사생활의 이미지들이 매스 미디어 혹은 SNS를 통해 뒤덮인 현대사회에서는 사람들이 타인의 사생활을 일종의 이야기로 소비해 버린다. 자신의 솔직한 이야기를 하기에는 사람들은 울타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이미 알 만큼 영리하다. 작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 본다면 간단해 진다. 겹겹이 층을 쌓아서 찾아내기 힘들도록 감추어진 자신의 이야기는 동물이라는 가면까지 쓰고 등장한다. 작가는 자신이 현대사회에서 받는 인간관계의 고독함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지 못하고 수많은 장막을 이용해 덮어서 세상에 내 놓았다. 에드워드 뭉크의 회화작품 전반을 지배한 고독은 직접적이지만 백종훈 작가의 작품에서 표현된 고독은 다르다. 현대사회에서 작가가 느끼는 고독은 모두가 사생활을 공유하듯 이미지들을 공유하지만 직접적으로 드러내기가 두려운 자신의 모습이 발견된 곳에서 출발하였다고 보여진다.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일어나는 인간관계에서 오는 고독을 작가는 타인의 일처럼 만들어 관망의 자세로 고통 없이 공감하는 현상을 유도하고 있다. / 글 홍승표
<작가노트>
물리적, 정신적으로 자신만의 바운더리가 강화될수록 나를 품고 있는 사회라는 집단 안에서의 나의 위치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된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독자적 존재지만 우리가 살아내는 삶에서는 사회라는 복잡한 관계의 그물망 속에 자신을 위치시킬 수밖에 없다. 독자적인 존재로 태어났지만 사회적 동물로 살아 갈 수밖에 없는 인간에 대한 이중적인 인식은 결국 혼란을 초래한다. 동물들 또한 마찬가지로 무리를 이룬다. 방어를 위한 무리부터 포식 행동을 위한 무리까지 아무튼 모두 무리를 이룬다. 방어를 위해서든 공격을 위해서든 무리를 이루는 것이 번식과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윌리엄 해밀턴은 [이기적인 무리의 기하학]이라는 논문을 통해 물고기들이 흩어지지 않고 무리를 형성하는 원인을 물고기 각자의 이기적 행동으로 설명한다. 무리 전체에서 가장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바깥쪽에 위치한 물고기들은 다소 안전한 무리 안쪽으로 파고들려 하는데, 이러한 개체들의 이기적인 행동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면서 무리는 밀집한 집단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거대한 정어리 무리가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 마치 거대한 하나의 생명체처럼 환상적이고 아름답게 느껴지지만 그 속에는 수천으로 나뉜 이기적인 생명체가 동시에 존재하고 있다. 하나의 집단이지만 또한 각자의 이기적 욕망이 철저히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그 동안의 작업을 통해 필연적으로 우리의 삶이 지니는 모호한 지점을 표현해왔다. 불분명한 인물과 배경, 상황을 조합해서 작품 속 내러티브를 여러 방향으로 읽힐 수 있게 하거나, 한 공간 안에 잠든 동물과 죽은 동물들을 함께 섞어서 배치해 놓아 이미지만으로는 구별을 어렵게 만든다든가, 아니면 동물이 잠들어 있는 사랑스러운 모습을 마치 죽어 있는 듯 한 슬픈 뉘앙스와 색감으로 전달해 혼란을 일으키는 등 단순히 정의 내리기 힘든 화면을 만들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사회 혹은 하나의 작은 집단 속에서 조차 완벽한 구성원으로도 위치할 수 없고, 반대로 완전히 독립적인 단독자로도 존재 할 수 없는 나의 모습과 고민을 작품으로 나타내었다.
<작가 프로필>
2011 홍익대학교 대학원 회화과 졸업
2007 홍익대학교 판화과 졸업
개인전
2013 School Of Fish, 갤러리토스트, 서울
2011 Playground, 노암갤러리, 서울
2010 가나-빌 쇼케이스 프로젝트 'The Bremen Town Musicians',
가나아트센터 Wil Gallery, 서울
2006 문신미술관 전시작가공모 선정 '그들과 저들의 시선', 숙명여대 문신미술관 빛갤러리, 서울
그룹전
2013 JE SUIS Art Warehouse, JE SUIS, 서울
2012 이타이즘, 백해영 갤러리, 서울
이상한 동물원, 부평아트센터, 부평
다색다감, 갤러리 토스트, 서울
영타이페이 아트페어, 타이페이
Animals in Human Environment, 롯데갤러리, 일산
2011 인터알리아 2008-2011, 인터알리아, 서울
KIAF 특별전 Art Flash, 코엑스, 서울
젊음이 있다면, 공간 해밀톤, 서울
2010 신진작가공모-IYAP2010 “Into The Wild', 인터알리아, 서울
2009 ‘팍스아트스페이스’개관기념전 ‘樂, joy’, pax art space, 북경
2008 충정각 1주년 기념전 '전진운동', 대안공간 충정각,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