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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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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상반기 갤러리도스 기획공모 선정 작가

‘고(高)리(理) : 물질과 감각의 경계’

이은경 'The Fragile(유약한 것들)' 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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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ected samples 09, 61x61cm, handmade gesso, egg tempera, partially sanded off, 2011

 

 

1. 전시개요


■ 전 시 명: 갤러리 도스 기획 – 이은경 ‘The Fragile(유약한 것들)’ 展

■ 전시장소: 서울시 삼청로 7길 37 갤러리 도스 (Gallery DOS)

■ 전시기간: 2013. 12. 28 (토) ~ 2014. 1 . 3 (금) 7일간



2. 기획의도 및 전시내용


갤러리 도스에서는 2014년 상반기에 ‘고(高)리(理)’를 주제로 릴레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물질과 감각의 경계’을 부제로 작가들을 공개모집하였으며 지원한 작가들 중 기획 주제에 부합하는 지와 앞으로의 성장가능성을 기준으로 자체적으로 심사를 하였다. 그 결과 이은경, 김성미, 강옥주, 권선영, 백효훈, 이현주 6명의 작가가 선정되었으며, 이들은 12월 28일부터 2월 18일까지 연이어 개인전을 펼치게 된다. 


작가는 물질을 통해 작품을 표현한다. 그들은 다양한 오감을 활용한 풍부한 감성을 물질에 적용하는데 이러한 감각은 일반인의 그것보다 훨씬 정교하며 예민하다. 그런 의미에서 작품의 결과는 결국 물질과 감각의 경계선 상에서 이를 이어주는 고리를 통해 이루어진다. 고리는 즉 작가 본인의 투영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런 보이지 않는 수많은 고리들이 작품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보는 이에게 연결된다. 작가와 대중은 그 고리들을 통해 서로를 공감한다. 공모의 주제어인 고리는 무엇과 무엇을 연결해주는 장치의 의미도 있지만 작가들의 감각 고리와 높을 고, 다스릴 이의 한자를 이용한 높은 이상이라는 이중적 의미를 갖고 있다. 이번 기획공모전은 작가들의 높은 이상을 투영한 그들만의 연결고리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라는 의도로 기획되었다.  

 

 

 

Collected samples 07, 61x61cm, handmade gesso, egg tempera, partially sanded off, 2011

 

 

 

 

3. 전시 서문 


수집된 불안정함의 틈 


  현미경은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없는 것들을 확대하여 관찰하도록 도와주는 실험기구다. 그 동그란 렌즈 너머로 보이는 건 평소에 볼 수 없었던 것들의 세밀한 일부분이며 동시에 자신이 상상하지 못했던 이질적인 미지의 세계의 문을 열어주는 시작점이다. 그런 현미경의 기능과 형태는 이은경의 작업에서도 유사한 맥락으로 적용되고 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작가가 보여주는 건 처음부터 존재했던 것이 아닌, 그녀 스스로 만들어낸 메시지라는 점일 것이다. 발랄해 보이면서도 어딘가 손상되어있는 그림은 그렇게 단순한 이미지에서 작품으로 전환된다.

 


 

 Collected samples 01, 61x61cm, handmade gesso, egg tempera, partially sanded off , 2010

  

 

이은경이 다루는 소재는 도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상업적이고 단편적인 이미지들이다. 순식간에 소모되고, 언제 어떻게 바스러질지 알 수 없는 이미지는 언뜻 보기엔 흠집 하나 없는 완벽한 상징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제로는 허망할 정도로 쉽게 생성되고 사라지는 물거품 같은 도시의 허물이 그 본질이라고 볼 수 있다. 작가는 그런 이미지들의 군상 속에서 표본을 채취하듯 부분을 떼어내어 캔버스 위에 올려놓는다. 캔버스가 갖고 있는 원형의 포맷은 작가에겐 현미경의 렌즈이자 표본접시로 기능한다. 미디어가 갖고 있는 일회성의 이미지들에서 추출된 파편들은 이렇게 작가의 현미경 안에서 재조명을 받게 되고 마치 생물이 변이하듯 또다시 새로운 이미지를 재생산해낸다. 그 이미지는 다층의 레이어 안에 옮겨지는데, 이 표현 과정에서 작가는 현대의 물감과 제소가 아닌 에그 템페라와 수제 제소라는 흔치 않은 매체를 택하는 행보를 보인다. 중세부터 쓰였던 에그 템페라와 석고가 섞인 수제 제소라는 재료 둘 다 탄성이 부족하고 충격에 약해 균열을 일으키기 쉽다는 특성을 갖고 있는데, 이 기능적 단점이 작가에겐 오히려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이미지를 더 효과적으로 보조해줄 수 있는 장점으로 돌변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런 재료의 특성상 드러나게 되는 보존하기 힘들고 쉽게 변하는 물질적인 불완전성은 작가가 생각해왔던 이미지의 연약함을 잘 살려내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희미해지고 사라져가는 소멸과정에 더 효과적인 연출을 더해주게 된다. 자칫 이미지를 훼손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는 이 과정은 작가 개인만이 아닌 다수의 참여자가 다 같이 캔버스를 바닥에 놓고 돌리고, 다시 옮기게 하는 식으로 주체의 범위를 확장했던 작가의 지난 2010-11년도 퍼포먼스 작업들과 연결되고, 또한 겉 표면의 이미지와 무관한 물감의 지층을 그 무대배경으로 택한 이유와도 맥을 같이한다. 수집된 이미지들의 파편은 물감 층과 융합되면서 대량 인쇄되는 구조에서 회화의 물리적 구조로 그 경계를 넓혀나간다. 이는 실제로는 눈앞에 없으나 존재하는 것 같은 이미지의 환영, 그에 대한 해부학적인 분석을 시도하면서 동시에 그것이 본래 갖고 있었던 이미지 고유의 유약함을 역설적으로 강조하게 된다. 이런 표면을 긁어 벗겨내는 표현과 과정은 환영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며, 생성과 소멸의 틈을 벌려내어 관람자가 상상을 할 수 있는 여유분의 공간을 만들어낸다. 무언가가가 사라져가는 과정의 시계바늘을 잠시 멈추고 그 안을 들여다본다면, 이 공간들은 현미경으로 보는 생물의 이면처럼 새로운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Collected samples 17, 61x61cm, handmade gesso, egg tempera, partially sanded off, 2013

 

 

기성 이미지들의 조각들로 만들어진 새로운 이미지의 환영과 그 위에 끝없이 반복되어지는 ‘지워지는 과정’은 그 작품이 갖고 있는 다양한 시간대를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서도 작가는 관람자가 직접 작품을 손으로 만져보도록 허용함으로써 공감각적인 여지를 남겨두고 있으니 이런 상황의 설정이 이번에는 어떤 효과를 도출해낼 수 있을지 기대해 보아도 좋을 것 같다.


 

4.작가 노트


도시에서 쉽게 소모되고 사라지는 이미지들은 보는 이에게 단편적인 인상만을 남기고 존재를 감추어 버립니다. 잡지, 포스터, 전단지, 포장지, 일회용품 등은 쉽게 소모되도록 만들어졌고, 그들이 가진 화려한 시각적인 외장은 소비의 편리함만을 제공하고 사라져 버립니다. 그 이미지들을 다시 모아 그들의 존재적 유약함을 천천히 들여다보는 것이 이 작업의 시작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매끄럽고 견고하게 보이기까지 하는 기성의 이미지들은 훼손당한 듯 지워진 그림의 표면으로 전환됩니다. 건조하게 쌓여진 물감 층들이 드러나고 하얀 캔버스까지 노출되면서, 이미지의 물질적 유약함은 시각적 이면서 촉각적으로 제시됩니다. 사라지는 순간의 틈을 벌려 지연시키는 것은 견고한 존재에 대한 물음과 그 뒤에 이어질 것들에 대한 상상을 끌어들이는 진공의 공간을 만드는 것과 같습니다. 마치 고고학적 유물들이 흔히 가지고 있는 사라진 조각의 퍼즐처럼 유약하지만 유연한 공간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작가노트 中


 

 



Paintings on the floor, video, 1min 36sec, 2011

 

 

Collected samples 11, 61x61cm, handmade gesso. egg tempera, partially sanded off,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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