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
2014-01-14 ~ 2014-01-20
신주은, 유진숙.
무료
02.730.7707
두 여성작가의 사랑과 상처를 다룬 전시 <괜찮을 리가 없잖아>가 통의동 팔레드서울에서 열린다. 남녀간의 사랑이라는 주제로 이 시대 30대 여성들의 삶과 고통, 그리고 그것을 치유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유진숙작가는 서양화, 신주은작가는 동양화로 장르와 기법은 다르다. 그러나 두 작가 모두 사람과 사회에 상처받고 극복하는 젊은 여성들의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유진숙 작가는 신비로운 색감과 내용의 회화작품을 전시한다. 작품에는 고통마저 무뎌진 덤덤한 표정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함께 있지만 외로우며, 소통을 시도하지만 실패한다. 유진숙 작가는 작품에 연탄재를 사용한다. 연탄은 누군가를 따뜻하게 해주기 위해 스스로를 태우고, 버려지고, 부서지는 사랑에 대한 상징적 재료이다. 연탄재는 작품에 두께감과 질감을 만들고, 물감으로 표현할 수 없는 색감을 더한다.
신주은작가는 2012년 팔레드서울 신진작가 공모를 통해 소개된 작가다. 작가는 동백꽃이라는 소재를 사용하여 상처와 고통을 비유적으로 표현한다. 심장과 혈관에 흐르는 피가 꽃의 줄기와 잎사귀를 이루면서 꽃을 피운다. 사랑은 꽃피지만 고통스러우며, 그럼에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여성의 넋두리이다. 신주은 작가는 작은 조명박스 속에 그녀만의 방을 만든 설치 작품들도 전시한다.
오늘날 청년의 삶은 사랑을 꿈꾼다는 것마저 사치가 되어 버렸다. 그러나 이 두 젊은 여성작가들은 고통스럽지만 아직도 삶과 사랑의 순수함을 믿는다. 이 두 작가에게 여성성이나 사랑은 진부하고 통속적인 주제가 아니다. 그들의 상처이며, 열망이며, 삶이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에서 이 시대 젊은이들이 생각하는 사랑과 삶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서양화, 동양화, 설치, 드로잉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작가노트
유진숙
어른이 되어서 부딪히게 된 첫 번째 절망 하나.
남녀간의 사랑만큼은 소원이나 노력만으로 착하게 쥐어지는 보상이 아니란 것이었다.
그리고 또 더 많은 시간을 지나오며 마치 책꽂이에 먼지가 쌓이듯 서서히 알게 된 것이 있다. 그 최소한의 구성원 안에서 우린 누구도 기쁨과 비극을 경험함에 예외가 될 수 없다는 것. 그 안에서는 누구도 성모마리아가 될 수 있고 누구도 세상에서 가장 외롭고 나약해질 수 있다.
난 결국 늘 사랑에 실패해왔다.
누가 누군가에게 어떤 식의 상처를 주었던가는 중요하지 않다. 우린 사랑이라는 이름 앞에 얼마나 많은 아름다움과 위로, 집착과 오류들을 주거니 받거니 해 왔던가.
*당신이 날 불러주기 전에는 부르고픈 이름이 있었죠. 당신이 날 불러주기 전에는 가보고픈 곳이 많았어요.
이제 부를 이름도 하나. 꿈길에 그린 곳에 언제나 그대 새는 날지 않고..나는 별을 헤질 않네.
ㅡ 김창완의 노래, 당신이 날 불러주기 전에는 ㅡ*
어느날 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무라도, 성의 탐닉 없이 그저 정직하고 가슴 따뜻한 이의 품에 안겨 정말 푹 오랫동안 잠들고 싶다는....
어차피 가슴에 다시 분홍빛 새싹이 돋아나게 되면 난 또 거기에 꽃밭을 꿈꾸며 정성껏 물을 주게 되겠지만.
사랑도 이별도 매번 처음처럼 설레고 처음처럼 아프다.
신주은
그림도 사랑도, 감정 없는 무의미한 관계보다는 진심 어린, 그리고 솔직한 관계였으면 한다.
내 그림에 핀 꽃들의 밑거름이 내가 겪은 아픔이란 건 슬프기도, 한편으로는 참 다행이기도 한 일이다. 내가 작업하는 이유는 이렇게 아프고 뜻대로 되지 않음에서 나온 부족함이 주는 결핍일지도 모르겠다. 유난히 관계에 대해 뜻대로 되지 않음이 나를 힘들게 했고, 상처 나고 아물고를 반복하면서 여전히 그런 사랑에 대해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나는 오래 전부터 지금까지 유난히 어렵고 힘이 든다. 그림에 이렇게 솔직한 내 감정을 담을 때면 내 자신이, 또 그 순간 욱신거렸던 마음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소외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사진 찍듯 순간의 감정이 담긴 내 그림들을 볼 때면 여러 얼굴이, 장소가, 기억이 스쳐 지나간다.
엇나감, 혹은 어쩔 수 없음으로 만날 수 없거나 만나더라도 어색하게 되어버린 사람들.
그래도 함께했던 기억과 그때 느낀 감정들이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해주었고, 고스란히 그림 안에 담겨 있으니 참 고맙게 생각한다.
사람인연도 음식재료와 같아서 아무리 각자 좋은 재료여도 서로 조합이 되지 않으면 결국 맛있는 음식이 될 수 없다고 했다. 함께 갈 인연이 아니었지만 꼭 만나야 했던 인연들을 흘려 보내면서 몸에 상처에 새살이 돋아나듯 그 공허함으로 아팠던 맘도 서서히 아물어가는 것 같다.
분명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 같다. 관계 속의 어려움으로 또 다시 상처 받고, 아물기를 반복할테고 흐릿해지긴 해도 아픈 기억들이 트라우마처럼 자꾸 상기되어 스스로 괴롭게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모든 관계 속에서, 그리고 내 그림 속에 진심 어린 애정과 감정이 담겨 활짝 꽃이 피길,
그리고 어떤 누군가 에게라도 그 진심이 느껴진다면 그보다 소망스러운 일은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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