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전시


  • 트위터
  • 인스타그램1604
  • 유튜브20240110

전시상세정보

인쇄 스크랩 URL 트위터 페이스북 목록

김종영 : 무위의 풍경

  • 상세정보
  • 전시평론
  • 평점·리뷰
  • 관련행사
  • 전시뷰어



■ 전   시  명   김종영특별전관전 <무위無爲의 풍경>        

■ 기         간   2014.03.28금- 06.01일      

■ 장         소  김종영미술관 전관전 

■ 전시개요

2012년 이후 두 번째 열리는 전관전 <무위의 풍경>은 김종영의 작품과 생애에 걸쳐 발견되는 노장철학의 영향과 그 조형적 적용의 범위를 살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 전시의도  – 서원영 김종영미술관 학예사

김종영의 조각, 드로잉, 서예에서 접할 수 있는 노장사상의 현대적 해석을 통해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가 얻을 수 있는 혜안은 무엇인지 탐구하는 것이 이 전시의 목적이다.

1. 따라서, 이 전시는 서구의 모더니즘과 추상조각에 더해진 무위자연적 접근이 조형화된 작품들을 살펴보며 불각도인 김종영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 여정이자 그의 시각에서 오늘을 바라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2. 본 전시를 통하여 후기 산업자본주의 사회가 지닌 한계와 도덕적 일탈을 치유하기 위한 대안으로 노장철학의 무위자연과 인문학적 가치가 녹아 든 김종영의 작품세계를 조망해보고 그 가치를 밝히고자 한다.


<무위의 풍경>전은 작가의 인생과 작품세계를 하나로 묶어 보고자 하는 시각이다. 이 전시를 통하여 예술가의 품격과 작품의 조형미, 그리고 그 철학적 사유를 후학에게 남겨 한국 현대미술의 지표로 각인된 김종영의 삶과 예술의 한 단면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무위의 풍경>전이 젊은 세대에게 있어 고고하게 일관했던 그의 예술혼과 만나는 장이 되길 기대한다.



■ 전시서문


무위無爲의 풍경



서원영 (김종영미술관 학예사)


세상을 보는 관점은 시대와 지역에 따라 변화해왔다. 인류의 오랜 역사를 관통해 온 보편적 진리가 있는가 하면 어느 시간 어느 곳에서나 크고 작은 집단 간의 서로 다른 관념과 가치로 인한 충돌과 갈등도 역시 발견된다. 관점이라는 말이 사고의 방향에 대한 지시어이자 나 아닌 다른 존재와 세상을 판단하는 기준의 쓰임새를 얻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보는 이 마다 그 틀과 대상을 하나로 묶어 생각할 수 밖에 없음을 반증한다.


김종영이 태어난 1915년은 한일합방 이후 일제강점이 시작된 시기이다. 1945년 해방을 맞기까지 김종영의 청년시절 일제에 의한 국권수탈과 문화적 말살정책의 폐해,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의 전운을 짐작해보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동경미술학교 유학을 마치고 귀국 후 1948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교수로 봉임, 1980년 정년으로 퇴임하기까지 창작과 교육에 몸바쳤던 기간도 한국 근 현대사에서 6.25동란을 시작으로 4.19의거와 5.16혁명 등 폐허나 다름없던 척박한 환경 속에 안정을 찾기 어려운 격변의 시기였다. 


모처럼 전관에서 열리는 김종영특별전 「무위의 풍경」은 그토록 혼탁한 시류 속에서도 고고한 삶의 발자취를 남기고 한국현대추상조각의 선구자로 기억되는 우성 김종영의 작품과 글을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본받을 수 있는 삶의 지혜는 무엇인지 살펴 보려는 시도이다. 김종영의 작품세계는 무위적 동양의 예술 이상인 <불각不刻의 미美>로 압축하여 표현할 수 있으며, 그가 남긴 200여점의 조각에 비할 때 3000점이 넘는 드로잉과 800여점의 서예는 아직까지 많은 연구를 필요로 한다. 세간에서 선필이라 찬탄해 마지 않았던 김종영의 서예작품들 중 노자와 장자의 문장이 자주 보인다는 사실은 그의 은둔자족하였던 삶에 비추어 결코 우연이 아니다. 

다만 정직하고 순수하게 삶을 기록할 따름으로 그것이 희망이고 기쁨이기를 바란다 고 말했던 우성 김종영의 예술에서 무위의 사상을 발견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무위無爲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뜻도 아닐뿐더러 멋대로 한다는 뜻도 아니다. 거기에는 우주 원리를 체득한 후에, 그것을 삶의 영역에서 실천한다는 깊은 통찰이 담겨 있다. 


지난 해 봄 첫 번째 김종영특별전(전관) 「통찰」을 열며 “김종영이 추구했던 초월적 예술의 필요조건” 을 확인하였다면 「무위의 풍경」전은 이 연장선에서 그의 통찰이 뿌리내린 불각의 예술철학을 조망한다. 김종영이 남긴 서예의 <불각도인不刻道人>이라는 서명들은 그의 예술론에서 노장사상이 철학적 근간을 이루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많은 사례 중의 하나이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아름답다고 하는 것을 아름다운 것으로 알면 이는 추하다”라는 역설적 선언의 노자 도편 제2장을 6폭 병풍에 거침없는 운필로 옮긴 89자 중 “자연의 이런 원칙을 본 받아 성인은 무위하는 일을 하며, 불언不言의 가르침을 행한다” 는 구절은 마치 우성 김종영의 생애를 비추는 맑은 거울처럼 상응하는 듯 하다. 조각의 길을 걸어가며 남겨진 도인의 삶은 한 점 흐트러짐 없이 하늘을 담아 낸 호수의 표면처럼 고요하고 잔잔하다. 무위라는 궁극의 허정虛靜을 거쳐 태어난 작품들은 한결같이 순수하고, “한정된 공간에 무한의 질서를 설정하는”, 절대를 향한 그의 또 다른 분신일 수 밖에 없다는 사실도 곰곰 되새겨 보면 당연한 결과이다.


우성 김종영은 눈에 비치는 세계보다 하늘에서 더 잘 보이는 것에 관심을 둔 예술가다. 그는 부지런히 일하고 정직한 것이 예술가와 농부의 미덕이라고 말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우리가 그의 작품에 남아있는 기법의 세련됨이나 유행의 흔적을 찾아보려는 시도는 어리석은 일이 되고 만다. 장자의 마지막 32장 열어구 편에서 하늘과 땅을 관棺으로 삼고 해와 달을 옥玉 장식으로 삼아 족하다 가르친 초탈의 세계가 김종영이 바라 본 풍경과 사뭇 다르지 않음을 깨닫기에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김종영의 삶과 예술이 시사하는 바가 세월의 녹에서도 그 빛을 잃지 않는 듯 싶다. 


정형화된 틀로 그 범주를 구분하기 어려운 그의 조형세계는 동양의 전통사상과 예술을 포용하고 폭넓은 관심과 연구를 거쳐 꽃 피운 초월과 창조의 향向이었다. 도는 항상 무위하지만 이루어 지지 않음이 없다 는 노자의 말처럼 김종영의 작품세계도 역시 가늠하기 어려운 광활한 경계와 그 깊이를 헤아리기 힘든 사유의 결실로 우리에게 말없는 가르침을 전해줄 것이다.




하단 정보

FAMILY SITE

03015 서울 종로구 홍지문1길 4 (홍지동44) 김달진미술연구소 T +82.2.730.6214 F +82.2.730.9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