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2014년 문화역서울 284 기획행사2
여가의 기술 – 언젠가 느긋하게
2014.03.21 - 2014.05.07
문화역서울 284(구 서울역사)
How to enjoy your free time. One day. Nicely.
Culture Station Seoul 284
2014.3.21.(Fri) - 2014.5.7.(Wed)
개막행사 2014.03.20 오후 5시 전관
Opening 2014.3.20.(Thu) PM 05:00
관람시간
10:00am - 07:00pm (월요일 휴관) *폐관 1시간 전 입장 마감
매달 마지막 수요일 오후 9시까지 관람시간 연장 (입장마감 오후 8시)
Open Time
AM 10:00 ~ PM 7:00 Close on every monday. Entrance Closing : PM 6:00
every month last Wednesday close at PM 9:00 (Entrance Closing : PM 8:00)
문 의 처 02-398-7900
분 야 사진, 영상, 조각, 공간 설치, 강연, 워크숍 등의 복합 문화행사
참여작가
강소영릴릴, 강제욱, 고창선, 국은미, 권령은(살롱 드 니나노), 김남희, 김다영+송은성, 김목인, 김소연, 김승영+오윤석, 노승관, 도소은, 박사, 박용식, 박종우, 백자, 비포장시대, 솔가, 신귀만, 신승연, 심철웅, 안규철, 안정주, 안호은, 오민정, 오재우, 유목적표류 Nomadic Drift(곽고은, 김민홍, 정진수)&강경덕+이재규, 유성주, 윤동희, 이명석, Kayip(이우준)+ViktorJan+서광은+Silo Lab.&이아람+정영두, 이종빈, 이종원, 이준, 임선희, 임영신, 임종진, 전보경, 전소정, 정원사친구들(최윤석, 조용철, 조혜령, 경정환, 손석범, 오현주, 이규철, 여인혁, 이범수), 정기엽, 조재영, 지음, 피터와술래, 태원준, 하준수, 한기창, 홍혜전
Artists
Kang Soyoung liilliil / Kang Jaeuk / Koh Changsun / Kuk Eunmi / Kwon Ryungeun(Salon de Ninano) / Kim Namhee / Kim Dayoung+Song Eunsung / Kim Mokin / Kim Soyeon / Kim Seungyoung+Oh Yoonseok / No Seungkwan / Do Soeun / Park Sa / Park Yongsik / Park Jongwoo / Baekja / Beepojangsidae / Solga / Shin Kiman / Shin Seungyun / Sim Cheolwoong / Ahn Kyuchul / An Jungju / Ahn Hoeun / Oh Minjeong / Oh Jaewoo / Nomadic drift(Kwak Goun, Kim Minhong, Chung Jinsoo)&Kang Kyungduk+Lee Jaekyu / Yu Seongju / Yun Donghee / Lee Myungseok / Kayip+Viktor Jan+Seo Kwangeun+Silo Lab&Lee Aram+Jeong Youngdoo / Lee Jongbin / Lee Jongwon / Lee Zune Lim Sunhee / Lim Youngshin / Lim Jongjin / Jun Bokyung / Jun Sojung / Gardening Friends (Choi Younseok, Cho Youngcheol, Cho Hyeryeong, Kyung Junghwan, Son Sockbum, Oh Hyunjoo, Lee Kyuchul, Yeo Inhyuk, Lee Bumsoo) / Jeong Kyop / Cho Jaeyoung / Jieum / Peter & Soolae / Tae Wonjun / Ha Joonsoo / Han Kichang / Hong Hyejeon
개별 프로그램 정보는 프로그램북/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Additional infortmation about this show are on program book and web service.
www.seoul284.org
주 최 문화체육관광부
주 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문화역서울 284
언제가 느긋하게 한 잔의 차를 마시고 맑은 공기와 따듯한 햇빛을 쐬는 시간은 즐겁다. 석양의 빛으로 세상이 가득해지는 시간, 늦은 오후 정원을 걷다보면(만일 정원이 없다면 동네 공원을 걷는다고 생각해보라) 우리는 평소와는 다른 어떤 이상한 느낌, 신비한 경험을 하게 된다. 감성이 무딘 사람도 한번은 그런 기분과 분위기에 빠질 때가 있는 것이다. 하루의 아주 짧은 시간, 일상의 빈 틈, 마땅한 어떤 목표나 임무를 수행해야하는 것이 아닌 시간이 있다. 그 시간 비록 매우 하찮고 지나쳐버리는 순간이지만 우리의 마음의 균형과 깊은 관계가 있는 시간이다. 기계적으로 분할 된 시간이 아닌 심미적인 시간으로 굳이 여유나 여가와 연결할 하지 않아도 매우 의미심장한 시간이 될 수 있다. 오늘날 힐링, 위안, 위로, 여가, 휴식 등이 우리가 살아가는데 매우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는 시기에는 더더욱 그렇다.
<여가의 기술- 언제가 느긋하게>는 ‘여가’를 주제로 하여 ‘여행’, ‘산책’, ‘휴식’, ‘책과 독서’ 등 구체적인 여가 선용의 사례와 형식을 연출하여 여가의 선용을 위한 의미, 기술 등 다양한 제언과 매뉴얼을 시민들에게 제공한다. 현대 사회의 시민들이 보내는 일과 여가의 관계를 문화예술 활동으로 구성하여 ‘현대의 여가’를 일반 문화의 중요한 주제로 설정하여 여유 있게 보내는 시간, 장소, 만남, 사건, 기억 등을 중심으로 미디어아티스트, 조각가, 공공미술, 디자이너, 사운드아티스트, 여행가, 여행에세이스트, 다큐멘터리사진가 등의 작품전시와 기록 아카이브, 관객참여 워크숍, 강연 등으로 구성된다. 작품들은 문화역서울284의 건축적 특성과 관람동선을 고려한 시각적 장치, 분위기가 좀 더 이완되고 느리고 차분하며 덜 자극적으로 연출하였다. 한가하게 소요逍遙하며 마음을 잔잔히 침잠하게 하는 태도와 환경을 시각화하고 체험하도록 연출하였다. 문화역서울 284 1층과 2층 전관에 걸쳐 준비된 프로그램은 일상의 한 때, 편안하고 느긋하게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는 분위기에 시민들이 공감하며 편안한 감상을 제공하고자 한다.
문화역서울 284의 중앙홀은 우리나라의 미디어아티스트 가운데 가장 명상적이며 사색적인 작품을 연출해온 김승영작가가 사운드아티스트 오윤석작가와 협업하여 명상적이며 느긋한 분위기의 설치작품이 부드럽고 잔잔한 소리(Sound)의 정원(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라)을 연출한다. 전국에서 수집한 600여개의 스피커로 만들어진 ‘소리의 산(Mountain)’이 마치 티벳에서 바라보 거대한 히말라야의 형상으로 관객의 마음에 일상을 벗어나 내면의 여행을 떠나는 관문처럼 보여진다. 중앙홀 우측에 위치한 3등 대합실은 흔히 우리 주위에서 발견할 수 있는 생활 속의 정원과 한편으로는 일상을 벗어나 심미적으로 경험하는 비일상의 정원이 연출된다. 디자인그룹 ‘정원사친구들(최윤석, 조용철, 오현주)’이 협업한 생활 속의 정원은 우리의 일상을 구성하는 공간들을 베란다정원/옥상텃밭 등을 모티브로 하는 재배작물 중심의 일상적 공간, 현실을 벗어나 여유를 즐기는 숨겨진 정원과도 같은 심미적 공간으로 나누어 구성한다. 이 공간은 ‘늦은 오후 정원을 걷다’는 제목으로 재활용 정원(Up-cycling Garden), 버내큘러 디자인(Vernacular Design), 자연에서의 채집과 다도 (Gathering & Tea ceremony in nature) 등으로 연출하였고 대표적인 미디어아티스트 한기창의 6m 크기의 대형 작품 위에 나비가 날아드는 모티브의 영상작품이 설치된다. 3등 대합실을 지나 서측복도로 들어서면 ‘다른 시간 다른 장소’룰 주제로한 영상, 사운드아티스트인 Kayip(이우준)의 62m 크기의 영상작품이 빔프로젝트 13대로 프로젝션한 자연의 풍광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관객은 거대한 스케일로 상영되는 영적 분위기의 사막과 강물과 바라에 부는 초원과 깊은 협곡이 굽이굽이 펼쳐지는 영상과 사운드 속으로 빠져들어 간다.
중앙홀 좌측에 위치한 1,2등 대합실은 다큐멘터리 전용극장으로 변신하여 13명의 여행자들이 기록한 다양한 여행과 모험으로 가득한 세상의 곳곳을 여행하고 탐사한 다양한 다큐멘터리 사진과 영상이 상영된다. 부제 그대로 마치 여행자의 가방 속에 들어가 함께 여행하는 경험을 만끽할 수 있다. 상영작품들은 강소영(극지방영상), 권령은(DMZ 자전거여행다큐멘터리), 노마딕드맆트(Nomadic drift, 네팔유목기 영상), 하준수(다큐멘터리 영상, 서울의 12풍경), 심철웅(20년 간의 한국-미국 간 비행여행기록), 강제욱(오지 다큐멘터리 사진), 이종원(한국의 여행과 풍경), 김형욱(오지여행 다큐멘터리), 박종우(자연다큐멘터리 ), 신귀만(세계의 하늘 사진), 임종진(어머니에 관한 4개의 기억-8개국 여행사진), 유성주(고비사막, 중국신장, 길림, 위구르 오지사진), 김소연(100일간의 유럽여행)의 사진과 영상들이다.
부인대합실은 고창선작가의 360도 회전하는 영상은 유유히 회전하는데 영상 속 사람은 천천히 산보하듯 걷는 모습이다. 역장실은 디자이너이자 미디어아티스트인 안호은 작가의 여가에 관한 다양한 조사자료를 시각화한 정보디자인이미지와 오브제, 아카이브 등이 전시되어 여가에 관한 사람들의 인식을 환기시킨다. 귀빈예비실은 안규철 작가의 영상작품 ‘하늘자전거’가 상영된다. 작가는 프른 하늘에 구름이 떠있는 그림을 한 손에 들고 자전거를 타고 유유자적하는 몽상의 한가함을 표현한다. 한편 이종빈 작가의 조각은 오후의 낮잠을 자는 사람, 수영을 하는 남자 모습이 한가한 일상, 여가의 시간을 형상화하고 있다. 귀빈실은 정기엽 작가의 세상에서 가장 편한 구름으로 만든 침대를 설치작품으로 재현하고 있고, 이준 작가의 흥겨운 파티를 인터랙티브아트로 표현하고 있다. 귀빈실 구석방에는 박용식 작가의 유머스러운 개(Dog & bottle in Amsterdam)가 잠에 취해 대자로 누워있다. 또한 1층 통로 곳곳에는 북유럽의 늙은 낙시꾼이 자신의 낚시비결을 여행자에게 구수하게 들려주는 전소정 작가의 영상, 관광지의 시끌벅적한 소란을 사운드 아트로 유쾌하게 해석한 안정주 작가의 영상, 소풍을 떠나기 전 김밥을 준비하고 자전거를 타는 오민정 작가의 애니메이션이 상영된다.
2층은 책을 통한 다양한 상상과 놀이가 펼쳐지는데, 한글이 마치 밤하늘의 별처럼 춤추는 화려하며 몽환적인 노승관 작가의 미디어아트가 그릴 천장을 수놓는다. 관객은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천장위에 춤추는 글자들을 감상할 수 있다. 한편 이웃한 공간에는 전보경 작가의 결코 끝나지 않는 이야기를 은유하는 퍼포먼스와 설치작품과 드라마 영상이 아닌 드라마를 마치 책에 인쇄된 문장으로 읽어주는 임선희 작가의 <드라마 읽어주는 텔레비전>이 연출된다. 2층 통로는 책으로 상상할 수 있는 작가들의 아이디어가 유쾌하게 전시된다. 신승연작가의 메트로놈의 부품으로 재조립한 키네틱 장치가 책을 읽는 대신 책을 스카타토 박자로 두드린다. 오재우 작가는 책 제목만으로 재구성한 창작 시를 연출하고 에세이스트이자 다양한 책을 저술한 박사의 오랫동안 직접 필기해온 여러 권의 노트, 박스 포장지로 만든 거대한 팝업북이 설치된다. 또한 전시 기간 중 다양한 오브제와 함께 음악과 영상으로 바람을 느끼듯 관객이 참여하는 김다영, 송은성 작가가 협업한 인터랙티브 작품이 전시된다.
<여가의 기술-언제가 느긋하게>는 전시 뿐만 아니라 관객참여 워크숍과 강연 프로그램이 함께 진행된다. 청소년과 중장년층 등 세대별로 여가를 보내는 기수로가 문화에 대해 이명석의 강연이 있고 강제욱, 이종원의 여행과 관련된 사진촬영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마련되었다. 여행에세이를 주로 출판해온 출판기획자 윤동희의 여행책 만들기를 둘러싼 에피소드와 여행인문학을 주제로 이매진피스의 이야기가 있는 콘서트, 무료하고 게으른 이들을 위한 책읽어주는 퍼포먼스 ‘책읽어주는 여자 박사의 독야청청’, 노마딕드맆트의 관객참여 퍼포먼스 등이 진행된다. 또한 관객들은 정원디자인을 둘러싼 다양한 노하우와 문화를 소개하는 정원사친구들의 워크숍에 참여할 수 있다.
이번 <여가의 기술-언젠가 느긋하게>는 2013년의 <여가의 새발견>가 주목했던 마니아들, 오타쿠들의 놀라운 수집의 세계와 뜨겁게 달아오르는 캠핑문화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가늠해보고 ‘레고’ 동호회 시민들의 경탄스런 창작의 열정 등과 주제를 공유하면서도 일반 시민들이 나도 언제든지 해볼 수 있겠다 싶은 여가의 다양한 사례들을 제시하였다. 그런데 이번에 제시되는 극지방이나 아프리카, 중남미, 고비, 사하라 사막 등 오지 탐사나 모험적인 여행 관련 영상과 기록들은 쉽게 도전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가벼운 산책과 정원 가꾸기는 물론 도전적인 모험의 세계 또한 언젠가 미래의 의미 있는 여가 선용의 예가 될 수 있으며, 또한 관객으로서 여행자들의 경험을 추체험하고 공감하는 계기만으로도 우리는 일상의 한 때를 느긋하게 음미할 수 있는 것이다. 당면한 과제와 목표에 집중하는 시간이 아닌 그로부터 한발 물러나 다른 장소, 다른 시간 속에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현대인의 필수불가결한 행복의 조건이 되었다. 그 모든 과정은 자기 자신에 대해 미처 느낄 수 없던 모습과 감정을 발견하는 신비한 체험이 된다.
김노암 | 예술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