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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연 동양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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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도스 기획


김태연 '유미독존도(唯美獨尊圖)






유미독존도, 76.5x120cm, 비단에 채색, 2014

 

 

 

 

1. 전시개요

 

■ 전 시 명갤러리 도스 기획 – 김태연 유미독존도’ 

■ 전시장소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갤러리 도스 (Gallery DOS)

■ 전시기간: 2014. 4. 30 () ~ 2014. 5. 6 () 7일간

 

 



2. 기획의도 및 전시내용

 

성형시대 풍경화 (최지아대구미술관 큐레이터)

 

전통의 형식을 사용하면서 일상의 이면(裏面)을 재치 있게 그려내는 김태연은 유미독존도(唯美獨尊圖)’라는 전시제목으로 신작을 선보인다작품들은 작가의 전작보다 전통 불화(佛畵)의 형식을 적극적으로 차용하고 있는데내부 구성뿐만이 아니라 외형에서도 불화의 한 종류이자 종이나 비단에 그림을 그려 족자 형태로 말아서 보관 가능한 탱화 형식을 사용하고 있다.

 

 

 


 부모님 날 낳으시고 원장님 날 고치시네, 98x101cm, 비단에 채색, 2014




이번 연작에서 작가가 주목한 것은 아름다움에 대한 인간의 욕망이다그 욕망이란 좀 더 나은 외모를 원하고 이상적인 모습으로 변화하고 싶어 하는결과적으로 성형으로 귀결되는 현대인들의 욕구이다. TV나 광고와 같은 대중 매체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공공연히 자신의 성형사실을 고백해 일반인을 그 세계에 동참하게 하고 전철이나 버스는 성형외과 광고들로 뒤덮여 있다수술 전과 후(before & after) 사진을 광고에 적극적으로 반영해 시각적으로 그 효과를 명백하게 보여주는 환경에 노출되어 있기에 우리는 성형의 효과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고 수술 자체를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세여신도, 81x143cm, 비단에 채색, 2014

 

 

김태연의 작품에는 이러한 세태를 반영하듯 인위적인 방법으로 이국적 외모를 소유하게 된 여인들이 등장한다. <세 여신도>를 비롯해 여러 작품에 반복해 등장하는 이들은 커다란 눈높아진 콧대관능미 넘치는 몸매에 가장 트렌디한 색깔로 머리를 염색하고,하이힐을 신고화려한 장신구와 옷을 걸친 채 사람들을 내려다본다그림 속 거울에서만 나타나는 이들의 수술 전 모습은 생기가 없고 주눅 들어있지만 성형외과 원장님의 손길을 거친 후 이전과는 달라진 외모를 자신감 있게 드러내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점은 이들이 그림에서 차지하는 위치인데 성형외과 의사와 더불어 성형미인들은 그림의 상단 혹은 중앙에 자리 잡고 있다이는 전통 불화에서 부처가 그림의 중심에 위치해 있는 것과 일치하는데성형으로 새로운 외모를 얻은 사람들과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한 성형외과 의사는 성형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신적인 존재로 승격한다. <심판도>에서 나타나듯 의사는 그림의 상단에서 수술 받기 원하는 사람을 내려다보고 그들의 외모를 심판한다거울 앞에 선 여인들은 초췌한 모습으로 자신의 외모가 변화하길 원하는 듯 두 손을 모아 원장에게 간절히 애원하고의사들의 전문적 지식과 뛰어난 손기술은 한 사람을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존재로 변신(transformation)시킨다이 변신은 말 그대로 새로운 존재로의 거듭남이다. <천상천하 유미독존>에서 보듯이 성형을 갈망했던 이들이 성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름다운 육체뿐 만이 아니라 불화에서 그림의 상단이 상징하는 극락(極樂)으로의 진입이다그것이 현실에서 사회적 지위의 변화나 경제적 윤택함 혹은 이를 가능케 하는 방법이 되었든 간에 수술 한번으로 인생역전이 가능한 것이다때문에 성형외과 원장은 더 이상 이들에게 단순히 의사가 아니라 인간을 넘어선 존재가 될 수밖에 없고 수술을 원하는 사람들은 원장님에게 외모에 대한 심판을 받는 것이 꺼림직하지 않으며 그들의 말을 믿고 한 번 수술대에 누움으로써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세계에 도달하게 된다물론 이 세계에 진입하기 위한 과정은 녹록하지 않다고통을 참아가며 주사를 맞고 퉁퉁 부은 얼굴을 붕대로 감고 아픔을 참아가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얼굴과 몸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는 것이다세상은 이 고통의 시간을 보여주지 않지만 김태연은 붕대로 얼굴을 감싼 모습을 반복적으로 보여줌으로써 극락으로 가는 고통의 과정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다.

 

 

 




원장도, 52x95.5cm, 비단에 채색, 2014



김태연의 작품 속 인물과 상황은 이미 우리 주변에 포진해 있다이 작품들은 내부에 잠재되어 있거나 발현되어버린 아름다움에 대한 개인적 욕망사람들을 쉽게 수술대에 올라가게 만드는 사회 현상의 근원을 생각하게 한다취업을 위해 혹은 자기만족을 위해 젊은 사람들뿐만이 아니라 5,60대 중년의 남성들까지 동참한 이 현상에는 보이는 것’ 혹은 타인의 시선’ 에 대한 예민한 반응이 내재되어 있다김태연의 그림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수많은 눈과 입술은 우리의 주변을 휘감고 있으며 이에 대해 완벽하게 자유롭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외모가 실력이 되어버린 현대 사회에서 이미지의 힘은 강력하다이제 더 이상좋은 게 좋은 것이다’ 라는 단순한 명제는 좋게 보이는 것이 전부이다’ 라는 이 시대의 명제 앞에서 힘을 쓰지 못한다.

 

 

 



삼존여신도, 64.5x120cm, 비단에 채색, 2014

 

 

 

 

수술을 통해 얻은 외모는 천편일률적이다지하철이나 인터넷 광고에서 보면 수술 전 사진은 광고마다 달라도 그 이후의 사진은 별반 차이가 없다모딜리아니의 작품에 등장하는 여인의 얼굴처럼 부자연스러우며 과장되어 있는마치 성형외과라는 공장에서 찍어 나온듯한 비슷비슷한 얼굴들이 넘쳐난다많은 사람들이 개성을 추구한다고 이야기하지만 실은 다른 사람이 인정하는 것,사회가 요구하는 것에 획일적으로 따라가는 이 세상은 모순 덩어리이다이러한 모순과 이중성은 고려 불화인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에서 차용한 <원장보살도>의 성형외과 원장님의 모습에서도 드러나는데 이들은 변신을 돕는다는 이유로 신적인 존재인 척현인(賢人)들이 사유하듯 돌 위에 앉아서 현자인척 하지만 실제로 불필요한 수술을 권유하며 금 목걸이를 두른 채 그들의 부를 축척하고 있다그리고 그 아래에는 남의 눈을 인식하며 인공적인 미를 갈망하는 중생들이 있을 뿐이다.

 

김태연은 표피적인 아름다움에 집착하는 이 시대가 가진 가벼움에 대해 이야기한다그리고 전문가에게 자신의 육체를 맡기고 인생역전을 꿈꾸며 극락으로 가길 원하는 중생들의 얕은 사유에 대해 한탄한다사람들의 이목과 분위기에 휩쓸려 나의 생각과 중심을 지켜나가기 어려운 이 시대사회적 모순에 분개하면서도 그것을 해결하기 어려운 시대개인의 실력보다 외모가 더 강력한 능력이 되어버린 시대나의 정체성이 <부모님 날 낳으시고 원장님 날 고치시네>와 같이 원장님의 손에 의해 완성되는 이 시대에 아름다움은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아름다움에 대한 이 시대의 욕망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그러나 아름다움이란 본래 쉽게 얻어질 수 없을뿐더러 표피적인 것에만 머물 수 없다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되어버린 세상에서 김태연은 잠시 우리의 시선을 환기시킨다다행히 작가가 제시하는 모습은 심각하지 않다전통적인 요소에 작가가 면밀하게 관찰한 일상의 모습을 결합한 작품은 마치 거울과 같이 이 사회를 비추며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그리고 이 욕망의 발현을 잠시 멈추고 주변을 바라보게 한다성형시대의 씁쓸한 풍경화를.

 

 

 




심판도, 72.5x112cm, 비단에 채색, 2014


 

3. 작가 노

 

 

언제부터 자신이 가지고 태어난 본연의 얼굴을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기준으로 획일화 시키는 것이 자연스러워 진 것일까미에 대한 추구는 언제가 존재해왔다또한 그것에 다가가기 위한 맹목적인 모방의 행동은 중국의 절세 미녀 서시西施가 아플 때 찡그리는 것을 동네 여인들이 모방하여 웃음거리가 된다는 서시빈목西施嚬目이라는 사자성어를 보아도 이전부터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서시의 시절엔 얼굴을 외부의 도움을 얻어 변화 시키는 것이 불가능 했기에 맹목적 모방의 이야기는 우스개 꺼리로 지나가지만우리는 현재 온라인 쇼핑을 하듯 가볍게 성형을 논하고 계획에 옮긴다.

 

얼굴은 자신을 투영시키는 거울이다하지만 어떤 이에게 이상적인 얼굴이란 대중매체속의 연예인의 얼굴이며그 얼굴은 점차 화면 속 픽션의 세계에서 아름다운 인생을 즐기는 대상의 이상적인 모습들의 삶을 통해 점차 외모의 미뿐만이 아닌부와 화려한 라이프스타일을 상징하기 시작한다뒤틀린 기준의 인공적인 미가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되는 비현실적인 이상적인 신세계는 원장님이 간단히 가져다 줄 수 있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광고된다.

 

현재 우리들 속에는 살아있는 도상들이 서울의 길거리를 걸어 다닌다마인드 C웹툰 작가의 강남언니’ 가 요즘 인터넷에서 인기다성형을 하여 얼굴이 획일화 된 강남언니‘ 스타일의 얼굴을 풍자하는 만화이다여기서 우리가 비추어 보고 웃을 수 있다는 것은 우리의 일상 속에 얼마나 획일화된 얼굴들이 많이 존재하고 있다는어찌 보면 무서운 현실이다비현실적인 미를 추구하고 끊임없이 자신을 버리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중요도에 따라 얼굴을 도식화 시키던 과거와 달리 얼굴을 도식화하여 중요도를 얻는 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뒤틀린 미의 기준과 그것이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하는 이상적인 세계를 염원하는 일반얼굴들의 고통스러운 변신의 과정의 이야기를 불화의 도상과 스토리텔링을 차용하여 풀어본다개성을 추구하는 시대라는 말이 너무나도 역설적으로 들리는 지금에서.

 

-작가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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