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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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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LUCK 릴레이 전시는 2013년 통의동 보안여관에서 진행된 젊은 예술가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에 참여한 10인의 작가들의 릴레이 전시입니다. 


- 통의동에서 80여년의 세월을 거치며 역사와 시대를 함께 살아온 보안여관. 이곳은 시인 이상이 ‘오감도(烏瞰圖)’에서 묘사한 그 ‘막다른 골목’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무서운 사람과 무서워하는 사람', '막다른 골목과 뚫린 골목',

'13인의 아해가 도로로 질주하는 것 그리고 13인의 아해가 도로로 질주하지 아니하는 것‘

그의 시, 오감도 시제1호(時弟一號)에서는 대립되는 것들이 아이러니 구조에 의해 같아져 버린다. 출구도 없고 어디에선가 한번 꼬여 안과 밖이 같아져 버리는 뫼비우스의 띠를 형성하고 그 안에 우리를 갇히게 한다. 뫼비우스의 띠에 갇혀 질주하는, 질주하지 아니하는 아해는 보이지 않는 권력과 사회, 도시의 구조, 반복적인 일상과 강박적인 속도감 속에 살아가는 우리의 자화상이다. 이상이 살던 세상과 지금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세상, 강산이 바뀌고 세대도 바뀌었지만 세상의 권력과 강박의 굴레에 얽매이고 휘둘리며 사는 것... 다를 바 없는 것 같다.


- 되돌아보면 나는 늘 답답함을 호소했다. 무엇이 그렇게 답답했으며 스스로를 더 옥죄어 왔을까, 그러나 그 답답함조차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던 나였다. 나는 어른들의 말을 잘 듣는 아이였다. 어느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지만 칭찬받고 싶었고, 착하고 바른 아이가 되고 싶었다. 늘, 항상, 습관적으로 열심히 했다. 열심히만 했다. 그때는 그게 정답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렇게 나는 점점 나와 멀어지더니 내 속도 모르는 사람이 되어있었고, 어느 날 문득 나는 스스로가 어색해진 것을 느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얼 좋아하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조차 내 모습을 한참이나 관찰하고 고민하는 끝에 통계적으로 '아, 그런가보다'하고 짐작해야 했다.

이후 나는 나에게 귀를 기울이려 애를 썼다. 아니 지금도 애를 쓰는 중이다. 사람들의 시선이나 세상의 보편적인 잣대보다는 내 마음,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하고픈 것들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랜 시간 길들여져 있는 나는 정답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정답을 찾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기도 하고, 실존의 차원에서 어느 정도 견디고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도 존재했다.

솔직히 나는 아직 작가라고 불리는 것이 어색하다. 그저 열심히 대학을 다니던 중 위의 고민이 시작되었고, 졸업 후 진로에 대해 아무것도 정하지 않았다. 그저 내가 하고픈 것을 실컷 해보자 생각했고 그렇게 작업이 시작된지 이제 막 1년이 넘었다. 요즘은 작가로서의 정체성이나 작업에 대한 고민, 생활의 문제, 앞으로의 방향 등 머릿속이 혼란스럽다. 누구나 겪는 과정이겠지만 세상과 시선에 자유롭지 못하고 우유부단한 모습에 염증을 느낀 나는 이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나를 가두는 것들, 내가 지금 서 있는 곳, 그리고 내딛을 지점에 대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여전히 남아있는 길들여진 '나'의 모습을 떨쳐내고 싶었다.


- 시간으로 구분된 도시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공간에서 나의, 이 시대의 오감도를 통해

내가 서 있는, 그리고 서 있을 지점에 대해 질문을 던지려고 한다. 점점 많은 것들에 얽매이고 스스로를 그 틀에 가두며 거대한 기계의 부속품이던 '나'를 죽이고 살아지는 것이 아닌 살아가는 삶으로의 시작을 희망하며 아해의 장례를 치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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