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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의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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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대가의 채움을 압도하는 여백의 힘 
한국미술협회 고문, 前전남대 교수 木丁 방의걸 화백 개인전

2014.5.14(수) - 5.19(월)
Opening: 5.14(수) 오후 5시
인사아트센터 1,2층


60여년 한 길만을 걸어온 한국화가 목정 방의걸 선생이 5월 14일(수)부터 인사아트센터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갈수록 말이 많아지는 현실 속에서, 방 화백의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수많은 말을 압도하는 침묵의 힘이 느껴진다. 화백의 말에 의하면, 모든 색을 섞으면 검정색이 되는데 그렇기 때문에 검은 먹빛은 단순히 한 가지 색이 아니고 모든 색의 화려함을 능가하는 다채로움을 표현할 수 있다고 한다. 실제 방 화백의 그림을 보면 진함과 연함, 부드러움과 거침을 오가며 만들어내는 먹빛의 요란하지 않은 현란함을 느낄 수 있다.

또 한 가지 작가가 강조하는 것은 여백이다. 여백은 상투적으로 남겨 놓는 빈 공간이 아니라 작가의 의지로 설정된 가장 적극적인 의미의 표현체이다. 그래서 여백은 정형화되어 화폭에 표현된 사물 너머의 무한한 공간을 끌어당기는 상상의 공간이며, 상상력이야 말로 신이 인간에게 주신 가장 큰 선물 중의 하나라고 한다.

방 화백은 원래 서양화로 그림 공부를 시작했지만 홍익대 재학 시절에 한국화의 거장인 청전 이상범, 운보 김기창 화백을 만나면서 한국화의 매력에 빠지고 전공을 바꾸게 되었다고 한다.

방 화백은 그림 놀이에만 빠져 있는 은둔형 예술가이다. 그럼에도 대한민국 미술대전(국전) 심사위원장을 역임하고 한국미술협회 고문으로 임명될 만큼 한국화단 전문가들 사이에서 인정받는 최고의 대가이다. 예술가는 작품을 통해 자신을 보여주고 다른 사람들과 대화한다. 이번에 전시되는 100여 점의 작품은 노(老) 화백의 인생 그 자체이다. 


작가의 글

“돌이켜보면 짧고도 긴-세월, 이 길을 걸어 오면서 좌절하고 포기했다가 다시 시작하기를 수없이 반복하면서 여기에 이르렀으니 팔자요, 천직이라 여겨진다.

나는 거창한 회화적 이론이나 철학적 사상도 없다. 다만 그리고 싶어 그리고 그냥 그린다. 그림으로 ‘시’를 쓰고 삶에서 경험했던 모든 것들을 상념 속에서 끌어내어 그림으로 말을 한다. 그러므로 나의 그림은 곧 나의 심상의 언어요 삶이라 하겠다.
그래서 서양화의 구상주의나 추상, 한국화의 실경산수나 관념산수라는 개념의 틀이 내게는 거추장스러운 것이다.
복잡한 현대미술의 영역에서 나의 고지식한 작업은 계속될 것이고 그렇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나는 그저 수묵화를 그리는 그림쟁이일 뿐이다.

그래도 내게 있어서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모든 것으로부터의 해방이고 자유로워지는 약속된 시간이었다.
가슴으로 숨쉬고, 공간의 이야기로 내 영혼의 안식이 되었으니 내 삶의 의미 있는 자존의 길이었으리라.
남은 여생도 그리며, 또 그냥 그리다가, 내 육신이 허물어질 때, 붓놀림도 끝나리라.”

木丁  方   義   傑





목정 방의걸(木丁 方義傑)은 스스로를 환쟁이 또는 그림쟁이라고부른다. 목정에게 있어서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평생 울고 웃게 만든 놀이이다. 그래서 그는 화백이나 화가라는 거창한 호칭보다는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다간 그림쟁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목정의 그림에서는 여백이 주는 무한한 공간감을 느낄 수 있다. 여백은 그냥 비어 있는 공간이 아니라 적극적인 의미의 공간이다. 침묵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것 하나로 많은 이야기와 사연을 압축하는 것처럼 목정의 그림에서는 모든 채워진 공간을 압도하는 여백의 힘을 느낄 수 있다.


“사람들은 그릇을 가득 채우는 데에만 관심이 있지만, 사실 그릇은 비어 있을 때야말로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는 잠재력과 가치를 가지는 것이다. 아버지 그림에서 여백은 그런 의미인 것 같다. 아버지 그림에서 여백은 단순히 빈 공간이 아니라 무한한 공간과 소통하는 통로로서의 역할을 한다.”
 
- 며느리 글 중에서 –




“여백은 상투적으로 남겨 놓는 빈 공간이 아니라 작가의 의지로 설정된 가장 적극적인 의미의 표현체이다. 그래서 여백은 정형화되어화폭에 표현된 사물 너머의 무한한 공간을 끌어당기는 상상의 공간이며, 상상력이야 말로 신이 인간에게 주신 가장 큰 선물 중의 하나이다.”

목정 그림의 또 다른 매력은 진함과 연함, 부드러움과 거침, 맑음과 탁함을 오가며 만들어내는 먹빛의 요란하지 않은 현란함이다. 목정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먹 색깔이 단순한 검정색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모든 색을 섞으면 검정이 되는데,그렇기 때문에 검정 먹빛은 다양한 색감을 느끼게 해 줄 수 있다. 마찬가지로 모든 색을반사시켜서 비워두면 하얀색이 된다. 그래서 먹빛과 비움 이 두 가지는 가장 단순하지만 모든 것을 표현할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가장 단순하기 때문에 가장 많은 것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먹빛과 비움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이를 향해 가는 길은험난했다.
 
“붓을 잡고 수묵화를 시작한 지, 올해로 60여 년, 길고도 험난한 길에서 잘도 견디어 낸 듯도 하다.
절필했다가, 또 붓을 잡기를 반복하면서 무엇인가에 이끌려 지금에 이르렀으니, 천생 환쟁이 팔자를 타고 태어난 모양이다.”

진한 먹빛으로는 현실이되고 아련히 번지는 먹빛은 그리움이 된다.

여백과 비움을 강조하기는 하지만 목정의 그림이 모두 그런 것만은 아니다. 때로는가슴이 먹먹할 정도로 육중한 삶과 자연의 이야기를 토하듯이 표현하기도 했다.



모든 예술가의 작품에는 작가의 성품과 인생이 묻어나기 마련이다. 평소가장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이 “동물의 왕국”일 정도로 작가는 주변의 동식물을 사랑한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작품에나오는 새, 강아지, 물고기, 꽃, 나무에는 작가의 애정이 배어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작은 새 두 마리에게도 사색의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 이들에 대한 작가의 배려이다.


여러 마리의 새가 등장해도, 그 중 단 한 마리도 같은 모습을 하고있지 않다. 그리고 그 중 어떤 녀석들은 뭔가 할 말이 있는 듯한 모습이다.


목정의 작품에 등장하는 새, 물고기,꽃, 나무 등은 작가의 치밀한 계산 속에서 탄생한다. 이들은동식물 그 자체이기도 하지만 화폭이라는 좁은 공간과 그 안에 있는 힘의 방향을 이리저리 나눠 주고 방향을 바꿔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현대 한국화의 거목이자 스승인 청전 이상범 화백은, 목정 평생의 교과서이자뛰어넘고 싶은 거대한 산이었다. 스승인 청전의 그림에서 볼 수 있는 현대적이고 힘 있는 붓질은 목정의손에서 또 다른 모습으로 발전한다.


목정은 단순화되고 거침 없는 터치로 자신만의 색깔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짧게 끊어치는 붓끝의 터치나 붓끝으로 튀어 오르는 파편 같은 먹물은때론 대담하고 거칠지만 그렇게 탄생한 한 폭의 산수는 놀랍게도 조용하고 담백하다.”


 - 신문 기사 중에서




작가약력





목정 방 의 걸(木丁 方 義 傑, Bang, Ui-Geol)


□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전주대학교 대학원 미술과 졸업


 논문: 청전 이상범의 산수화법 연구


 개인전 11회


 원로작가 초대 및 단체전, 협회전, 각종 초대전 100여 회

 국전, 전국 및 지방 미술대전 운영•심사위원, 운영•심사위원장 20여 회

 그림 그리기 60여 년, 교직 40여 년

 전남대학교 예술대학 미술과 교수로 정년퇴임

 한국미술협회 고문, 한국순수미술협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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