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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종현 회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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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 CHONG-HYUN


<2014. 5. 29 - 2014. 7. 27 우손갤러리 기획전>


우손갤러리는 오는 5월 29일부터 하종현 작가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최근 한국의 단색화 작품이 세계적인 주목을 끌고 있다. 하종현 작가는 그 중에 서 있는 단색화 1세대이다. 이번에 전시되는 30여 점의 작품은 작가가 지난 40여 년 동안 지속적으로 작업해 온 <접합>연작의 절제된 표현을 만날 수 있다.


하종현 작가의 작품을 대표하고 정의하는 한 단어는 <접합>이다. 1975년부터 시작된 <접합>연작은 현재까지 그의 작품세계를 대표하고 있다. 이 연작은 화면에 물감을 붓질한다는 기존 회화의 고정관념을 깨고 캔버스 뒷면에서 물감을 밀어내는 독창적인 방법으로, 추상회화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국의 저명한 미술이론가 에드워드 루시 스미스가 "같은 경향의 서양의 작품과는 현격히 다른 세계를 구축했다" 라고 평한 바 있는데, 이와 같은 하종현 작가의 ‘배압법’은 세계 미술사에서 유례를 찾아 볼 수 없을 만큼 그 독창성을 인정받고 있다.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한 하종현 작가는 1960년대 중후반까지 앵포르멜 미술운동에 가담하여 뜨거운 추상과 차가운 추상을 다양하게 실험했다. 1969년, 그는 전위적 미술가 그룹인 ‘한국아방가르드협회(AG)’를 결성하고, 전위 작가로서의 행보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한국아방가르드협회는 한국 미술계 최초의 전위 작가 모임으로 오광수와 이일 등 평론가들의 참여와 기관지 발간 등을 병행한 선구적 그룹이었다. 작가는 이 그룹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다양한 매체의 물성을 실험해 나갔다. 밀가루와 흙, 솜, 신문지, 종이 등을 이용해 입체적인 작업을 하는가 하면 나무, 철사, 못, 로프 등의 오브제를 이용한 작업을 선보이기도 했다.


1975년에 시작된 <접합> 연작은 시기별로 모습을 조금씩 변화해왔다. 1970년대 <접합> 초기 실험에서 마대와 물감의 거친 물성을 보여주었다면, 1980년대에는 뒤에서 밀고 앞에서 누르는 힘이 화면 전체에 고루 배분되어 전체적으로 세밀하고 균일한 표현효과를 보여준다. 이렇게 완성된 작품은 고요한 동양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1990년대부터 흙색, 흰색 외에도 오래된 기왓장 같은 짙은 청색 등 어둡고 선명한 색채가 사용되기 시작한다. 이 시기 작품에서 크고 활달한 붓질의 흔적과 상형문자 같은 기호가 등장하여 그 역동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2010년 이후 하종현 작가는 <이후 접합> 연작으로 새로운 실험에 도전하고 있다. 이 연작으로 이전 <접합>에서 지배적이던 중성적이고 차분한 색상에서 벗어나 화려하게 채색한 캔버스를 잘라 이어 붙인 작업을 선보인다.


하종현은 1935년 경남 산청에서 태어났다. 1959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하고 1962년 신상회 공모전 대상을 수상하면서 화단에 등장했다. 이후 1969년 창립된 한국 아방가르드협회장으로 활약하며 실험미술의 선봉에 섰다. 그는 서울, 동경, 룩셈부르크, 뮌헨, 파리, 밀라노, 비스바덴 등 세계 주요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30여 차례의 개인전을 했으며, 2012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가졌다. 또한 프랑스 문화훈장, 은관문화훈장, 대한민국 미술인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교수로 40여 년간 재직했으며, 2001년부터 2006년까지는 서울시립미술관 관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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