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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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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는 견고하고 부서지지 않을 것처럼 강하다. 본래의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기에 죽은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고 죽어있다고단정 짓기도 모호 한 것은 그 위에서 나무는 흙을 뿌리고 뿌리를 내리며 가지를 뻗고 살고 있기 때문이다. 매우더디지만, 바위는 삶과 교감하며 숨 쉬고 있는 것이다.


예부터 石, 巖은 깊은 의미를 가진 대상으로 보았고, 살아있다 단정 지을 수 있는어떠한 것보다도 강한 생명력을 상징하는 대상이 되어왔다. 짙은 상징성을 내포한 문인화에서 바위는 장수(壽)를 상징하며, 花,鳥의 화려한 아름다움 곁에서강인하고 무한한 생명을 불어넣으며 장수를 기원하는 사대부들의 안방을 차지하게 된다. 또한 왕실의 내척과외척의 세력을 상징하며 암호로 쓰이기도 하는데 십장생도에서 보면 그 위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바위는이런 문인화뿐만 아니라 산수화에서는 빠질 수 없는 수려한 풍경의 뼈대역할을 한다. 바위를 주 소재로한 바위산수를 찾아볼 수 있는데, 정선의 금강전도에서는 굽이 흐르는 계곡을 경계로 오른쪽은 금강산의일만이천봉을 깍아지는 바위산으로 표현하면서 태극의 양의 기운을 상징하였고, 왼쪽의 초목이 우거진 짙은산들은 태극의 음의 기운을 상징하면서 대조를 이루며 표현한 걸작 중에 걸작이다. 또, 안견의 몽유도원도는 안평대군이 꾼 꿈을 그린 그림으로, 복사꽃이핀 이상향인 도원으로 가는 길을 산천초목이 거의 없는 기기묘묘한 바위산들의 다양한 모습으로 표현하면서 감탄을 자아내게 만드는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이인문의 강산무진도 또한 몽유도원도와 같은 파노라마형식으로 인생의 고된 여정을 기암괴석의 바위로 보여주며 바위산수의독특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이번 전시에서 바위는 가장 큰 소재이고 주제이고, 주체이다.


무엇을 보고 어떻게 그릴지, 무엇을전달할 수 있을지 작업을 하면서 가장 힘든 고민이 아닌가 한다. 스케치여행을 다니면서 매번 같은 풍경이매번 다른느낌을 주는 것에 당황스럽다.


그리고 고민에 빠진다. 본질에대한 깊은 생각. 섬으로 여행은 즐겁다. 산과 바다와 하늘을동시에 볼 수 있는 곳. 어떨땐, 하늘과 바다가 경계가 없어져서섬은 더 이상 이성을 넘어선 환타지가 된다. 물위에 조각배처럼, 바람불면움직일 것 같은 아치형 바위 조각은 나를 궁금하게 만든다. 떠내려갈 듯 자리를 지키고 있는 숲 조각은태풍에도, 파도에도 휩쓸리지 않는다. 섬을 덮고 있는 숲을걷어내고, 바다수면아래에 있을 몸뚱아리가 궁금해진다.


작업은 바다 위에 솟아있는 섬을 이루는 이 바위에서 출발한다. 가늠하기 힘든 깊이에서부터 수면위로 솟아 오르기 위해 뻗어 나오는 힘과 그 모습이 날카롭게 솟아있고 어쩌면유리처럼 차갑게 보여 진다. 그것이 지금의 바위준법으로 그리게 된 계기가 된다.


마모되거나 둔탁해지지 않고, 수면위로숨을 참고 단숨에 솟아오는 바위의 역동적 에너지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고자 하였다. 중첩된 바위의 견고함을통해서 이런 바위들 사이사이에 아슬아슬하게 살고 어울리는 삶의 모습을 보여주고 나의 이야기를 넣고자 하였고 음양의 조화로운 산수화의 안락함 보다는뽀족하고 날카로움 속에 사는 위태로움과 안타까움을 표현함으로서 현대인과 조금 더 많은 교감을 하고자 하였다.


바위는 쪼개짐이 있고, 방향성을갖는다. 작은 단위들의 집합체가 하나의 알고리즘을 만들고, 그알고리즘의 조직이 방향성을 갖고 중첩을 이루면서 하나의 거대한 사회가 만들어지는 것, 현재 나의 모습이아닌가싶다. 구성원으로서의 작은 존재인 나에게 하나의 커다란 권위의 견고함을 상징하고 있는 것 같다. 부서지지 않고 견고한 사회구조의 지배계층의 상징과 그 위에 흩뿌려진 씨앗들의 생명력이 희노애락으로 살 맞대며살고 있는 산밑 불빛들과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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