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2014-07-16 ~ 2014-07-22
무료
+82.2.737.4678
2014년 하반기 갤러리도스 기획공모 선정 작가
‘게으른 노동 - 예술이라는 낭만적 노동’
유민아 'THE PATH_놓이다' 展
collection series 1, 93.6×63.6cm, found stone, 2014
1. 전시개요
■ 전 시 명: 갤러리 도스 기획공모 – 유민아 ‘THE PATH_놓이다’ 展
■ 전시장소: 서울시 삼청로 7길 37 갤러리 도스 (Gallery DOS)
■ 전시기간: 2014. 7. 16 (수) ~ 2014. 7. 22 (화) 7일간
2. 기획의도 및 전시내용
갤러리 도스에서는 2014년 하반기에 ‘게으른 노동’을 주제로 릴레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예술이라는 낭만적 노동’을 부제로 작가들을 공개 모집하였으며 지원한 작가들 중 기획 주제에 부합하는 지와 앞으로의 성장가능성을 기준으로 자체적으로 심사를 하였다. 그 결과 서정배, 유민아, 김혜영, 이기훈, 다니엘경, 전장연 6명의 작가가 선정되었으며, 이들은 7월 9일부터 8월 19일까지 연이어 개인전을 펼치게 된다.
게으름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노는 일엔 부지런하고 노동에는 게으른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열심히 일하고 돌아온 사람이 자신의 사생활에는 무관심하기도 한다. 요컨대 관점의 문제다. 어떤 일에서는 대단히 게으른 사람이라고 해서 다른 일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단언할 수는 없는 것이다. 게으르다는 말은 어찌 보면 대단히 근면하다는 표현일 수도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다.즉 행위자가 충실하고자하는 대상에 따라 게으름과 노동의 의미는 그 위치가 뒤바뀌고 그 경계가 파생된다.
예술에서도 엄연히 노동의 영역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예술에 있어서 노동의 기준은 무엇일까? 과정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노동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고,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결과물이라고 해서 게으름으로 치부할 수는 없는 것이다. 작가에게 일반적으로 노동은 지적인 활동과는 반대되는, 결과물을 위한 무의미한 과정들을 의미한다. 하지만 ‘노동’이라는 기존의 단어 안에는 예술이 가질 수 있는 낭만이 없기에 새로운 단어가 필요해 보인다. 분명 예술은 생계를 위한 필요만을 위해 제작되는 제품은 아니다. 예술에는 개인의 삶과 철학이 담겨있는 다양한 의사표현방법 중 하나이기에 특수한 생산 활동으로 인식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공모기획주제를 ‘게으른 노동’이라는 모순된 단어로 표현한 것도 ‘게으른’이라는 형용사를 통해 노동의 행위에 낭만이 개입할 수 있는 여유를 주기 위함이다.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해서 작가들이 다양한 작품으로 자신만의 '게으른 노동'을 보여주기를 기대해본다.
collection series 4, 72.0×52.0cm, found stone, pencil, 2014
3. 전시 서문
다시금 갖춰지는 의지 속 공간 (큐레이터 윤채원)
흰 공간 위에 그어지는 직선은 서로 교차하면서 또 다른 백색의 공간을 만들어낸다. 그 위에 놓이는 작은 돌들은 비록 소소하지만 저마다의 무게와 형태, 본질을 가지고 있는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과 성찰의 기록들이다. 이렇게 어떠한 존재가 각자의 자리를 찾아가는 것은 마치 잔뜩 어지럽혀져 있었던 공간을 정리하는 것처럼 마음을 평온하게 해준다. 일상에서도 존재하는 이런 반복적인 정리정돈은 유민아의 작품 안에서도 그와 유사한 맥락으로 적용된다.
line, dot, space 2, 100.0×80.3cm, pencil, color pencil, acrylic, 2014
하얗게 펼쳐진 종이 위에 얇은 직선을 계속해서 그어나가다 보면 그 사이의 규칙적인 공간이 생겨나고 그 안에 담아야 할 것 역시 필요해진다. 반복적이고 균일한 작업은 정확성과 인내심을 요구하지만 동시에 시간과 공간을 분할하면서 생기는 모종의 안정감을 제공한다. 이러한 유민아의 작업은 자칫 지루해보이지만 긍정적인 의미에서 그에 상응하는 체계적 구조를 가져온다. 흰 종이와 검은 연필에서 시작되는 ‘그리기’는 분명 즐거움에서 시작되었으나 예술가라는 직업이 된 뒤에는 ‘해야 하는 일’이 되어 본래의 유희적인 면이 줄어들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예술이 어떤 결과물로써 드러나야 한다는 생각이 압박감이 되어 발목을 잡게 되는 것이다. 그 안에서 느껴지는 불안함은 표현의 자유가 주는 유희를 방해하기도 하지만 역으로 작업을 향한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preparation 2, 76.5×55.5cm, pencil, color pencil, 2014
유민아에게 있어서 이번 전시는 걸음을 잠시 멈추고 마음의 무게와 잔여물을 한 아름 내려놓는 단계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한 쪽으로 지나치게 기울어지지 않게 중심을 잡고자하는 마음가짐 자체를 작가는 표현하고자 하는 의지의 소재로 택했다. ‘노동’이라는 단어는 생활에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해서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행위를 의미하지만 작가에게 예술은 자기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한 노동이라는 점에서 지향점에 차이를 두고 있다. 작품에서 보이는 정렬의 행위는 작가가 기억하고자 하는 곳의 기념물로써 돌을 하나씩 수집한 후 그 기록하여 보관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자신이 존재했던 시간과 공간이 담긴 돌을 정갈히 씻어내고 일정한 간격으로 펼쳐놓음으로써 그녀만의 방식으로 기억을 되새김한다.
배열(sequences) 1, 150×150cm, color pencil, acrylic, 2014
작가는 새롭게 주어진 흰 공간을 분할하고 돌과 점을 정렬시키는 반복적 ‘노동’을 통해 자신을 정돈, 한결 가벼워지고 명료한 형태와 구조를 취한다. 작가에게 예술 행위의 목표는 현실의 짐을 한차례 덜어내고 마음의 기반을 다시 정돈하는 재정비의 과정에 있다. 마치 대청소를 한 것처럼 깨끗하게 정렬된 여백 안에서 작가는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마음가짐과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다.정렬된 돌 안에 녹아든 순수한 초심은 보는 이에게도 더불어 즐겁고 새로운 기억을 선사할 것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현실의 어지럽혀진 틈에 가려져 찾지 못했던 소중한 것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얻기 바란다.
4. 작가 노트
20살 이후로 나는 줄곧 바쁘고 생각이 많은 사람이었다. 해야 할 일들과 해야만 하는 일들이 많았고 이유 없이 마음이 조급했다.그저 좋아서 시작했던 ‘종이 위에 연필로 그림 그리기’가 이젠 정말 나에게 일이 되어버려 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주변을 의식하며 부러움의 대상을 끊임없이 등장시켰다.
그런데 이 일이 무성하고 화려한 나무가 되어버려 방향을 잃고 여기저기 잔가지를 뻗쳤다. 그래서 나는 이 나무를 완전히 베어버리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겠다고 결심했다.
<THE PATH_놓이다>는 과정의 기록이며 또 다른 형태의 명상이다. 얇은 선들을 긋고 점을 채우는 행위와 작은 돌을 주워 깨끗이 씻고 일정한 공간에 배치하는 일련의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내 작업의 궁극적인 목적이다. 심오한 의미나 거창한 해석을 완전히 배제한 채, 반복되는 작업 과정에 대한 진실성과 주어진 일에 순응하는 마음가짐으로 내가 존재하는 시간, 공간, 그리고 기억을 순수하게 느끼려 한다.
-작가노트 中
work 1, 90.9×65.1cm, ink pen, stone, 2014
5. 작가 약력
2008 Emily Carr Institute of Art and Design 졸업
2014 홍익대학교 대학원 도예과 졸업
개인전
2014 ‘THE PATH_놓이다’, 갤러리 도스, 서울
‘놓이다’, 갤러리 가비, 서울
단체전
2013 유민아 강지수 2인전, ‘대상과 수단,’ 해강도자미술관, 이천
2012 ‘11th International Co-Core Art&Design Critiques Session’, Sanoma House Media Piazza, 헬싱키, 핀란드
‘The Spirit of Utensil,’ Foshan New Media Park, 불산, 중국
공모전
2013 제8회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금상 수상, 옛 연초제조창, 청주 (출품명: 놓이다)
2008 조선일보 주최2008 아시아 대학생 청년작가 미술축제 (ASYAAF), 구 서울역사, 서울 (출품명: 흙 대 흙 I,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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